가사노동 보고서

2011.01.29 21:11

Apfel 조회 수:1942

전에 말씀 드렸지만 가족들이 때를 맞춰 집을 떠나 저 혼자 집 지켰습니다. 한 며칠 있는데 원래는 혼자 있으면 좋아서 난리 쳐야겠지만 별로 그럴 일도 없네요.


며칠 동안 씐나게 가사노동한 기억만 남습니다... 


부모님 가시고 나서 저녁을 먹으려다 보니 밥을 먹으려니까 밥을 새로 지어야 했습니다. 밥을 짓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네요. 우선 밥솥에 붙어있는 딱딱한 쌀 부터 물에 불려


서 뜯어내고 닦고 다시 밥을 하고 등등.. 이건 그 다음날 벌어질 일에 비해선 조족지혈 이었습니다.


다음날 라면 끓여먹으려고 보니까 국솥에는 먹고 찌꺼기만 남은 김치국이.. 냄비 1엔 김치찌게가... 냄비 2엔 조린 생선 먹고 남은 국물이.... 있었습니다. 어쩔까요? 그거 다 


찾아서 국물 붓고 찌꺼기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하고 등등 하고 나니 싱크대 옆에 그릇 담아 놓는 자리가 꽉 차는군요. 혹시나 해서 부엌을 뒤져보니 부엌에는 삶아놓고 안드신


고구마에 수염이 달렸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버리고.. 다 치우니까 한 시간 정도 됐어요. 이제 부터는 내가 먹은 것만 치우면 되는거야 하면서 있다.


오늘 아침에 다용도실에 빨래 보러 가니까 세탁기에 빨래들이 세탁도 안해놓은채 있더군요...... 있더군요.....


세탁기 돌리고 다 건조대에 걸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오시는 부모님 고생하실까봐 저녁밥 해놓고 집안 청소 다 해놓고 하니까 몇 시간 훌쩍 잡아 먹는군요. 


본래 저는 가사노동은 '필 꽂히는 날'만 신이 나서 합니다. 그런날은 유난히 잘되서요. 근데 오늘은 한 며칠 계속 해도 무슨 연속극처럼 집안 일이 나오는 건지...


당뇨 있으신 어머니 때문에 현미로 된 밥 해놓고 괜찮으신 아버지 용으로 흰쌀밥 해놓고 보니 흰쌀밥엔 흑미를 많이 넣었는지 거무죽죽합니다. 내일 아버지한테 한마디나 


안들었으면... 


이제 자고나면 설날부터는 어머니께서 집안일을 하시겠죠? 가사노동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제겐 나름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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