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모두 게임패스 등록 게임입니다. 



1. 오리와 도깨비불(엑스박스, PC, 스위치)



 벌써 3년 전에 나온 게임이고 그 당시에 플레이 중이라고 글도 올렸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러다 기억도 나지 않는 무슨 일이 생겨서 한동안 방치했다가... 나중에 다시 이어서 하려고 보니 어디까지 했고 뭘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진행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방치하고 몇 달에 한 번씩 다시 시도하다 말고 시도하다 말기를 반복하다가. 최근에 '그래도 재밌는 게임인데 엔딩 봐야지!' 하고 과감하게 뉴게임으로 처음부터 다시 했습니다. ㅋㅋ 근데 게임이 워낙 재밌으니 금방 적응해서 처음 하는 것처럼 신나게 달렸네요.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그것도 데뷔작으로 내놓은 '오리와 눈 먼 숲'의 완성도가 워낙 훌륭해서 화제였는데, 거의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거의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귀여운 그래픽으로 사람 낚아서 살인적인 난이도로 피눈물나게 한다는 악명으로 유명해진 게임이기도 했는데. 대체로 비슷하지만 이번 편에는 1편만큼 황당무계한 구간은 없어서 1편에서 좌절을 맛보고 2편은 미리 포기한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콕 찝어 말해서 그 전설의 '긴소 나무' 탈출 구간 같은 난이도와 압박감은 없습니다. ㅋㅋ

 그리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게임 속 고난이도 조작에 익숙해지도록 스테이지 설계를 되게 섬세하게 잘 해놨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뭘 하든 처음엔 막막하지만 걍 몇 번 죽으면서 도전하면 금방 감각 익히고 '어렵다고 느끼면서도 어찌저찌 클리어 해내는' 단계를 밟도록 참 잘 만들어 놨네요.


 거기에다가 특유의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도 더 파워업 되었고, 스펙터클한 연출도 더 많아졌구요. 시작부터 끝까지 대체 이 게임의 단점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엔딩 봤습니다. 솔직히 이게 베이스가 엑박 게임이다 보니 좀 평가 절하 받는 느낌도 있어요. 플스로 나왔다면 역대 최고 플랫포머 & 메트로바니아 게임 중 하나로 칭송받지 않았을까. 뭐 그럴 뻘생각을 해보네요. ㅋㅋㅋ


 ...라지만 역시 1편보다 쉬울 뿐 어려운 건 어려운 거라. 플랫포머 게임 어려워하시는 분들은 안 하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그래봤자 마리오 히든 최종 스테이지 같은 것에 비하면 껌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쉬운 게임은 절대 아니라는 거.



2. 플레이그 테일: 레퀴엠(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PC, 스위치)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매우 큰 히트작이긴 했지만 딱히 그 게임을 열심히 따라하는 아류작... 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별로 나오지 않았어요.

 뭐 일단 그 게임부터가 그냥 기존의 시스템들을 참 잘 조율하고 갈고 닦아서 완성도 높게 제공한 경우이지 딱히 참신하거나 독창적인 구석으로 인정 받은 작품은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구요. 또 스토리와 스펙터클이 받쳐줘야 하는 스타일이어서 가난한 인디 게임들이 따라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게임이고 그랬죠.


 그러던 중에 짜잔~ 하고 나타난 본격 '저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따라했습니다' 게임이 요 게임의 전작인 '플레이그 테일: 이노센스'였습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게임 시스템을 그냥 복붙하다시피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근데 또 해 보니 이게 무척 훌륭하진 않아도 꽤 할만한 게임이어서 욕보단 칭찬을 많이 받았었죠. 그리고 뭐 게임들이 서로 시스템 베끼는 건 불법도 아니고 부도덕한 일도 아니고 하니까요. 올해 2편이 나올 플레이스테이션 대박 히트작 '마블 스파이더맨'도 사실은 그냥 배트맨 아캄 시리즈에 스파이더맨 스킨만 씌운 수준의 게임이지만 다들 재밌다고 좋아만 하지 않았습니까. ㅋㅋㅋ


 암튼 그렇게 반응도 좋고 꽤 많이 팔려서 씐난 제작진이 전보다 돈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신경 써서 만들어낸 게 이 속편... 인 관계로. 역시나 게임 시스템은 그대로입니다. 전투중에 실시간으로 재료 조합해서 아이템을 생성하는 시스템이라든가, 2인 1조로 다니면서 다른 한 명을 이리저리 보내서 막힌 길을 뚫어내는 퍼즐 전개라든가. 살짝 헐거운 잠입과 근접전은 QTE로 때우는 원거리 위주 전투 시스템이라든가... 여전히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그늘 아래 있는 게임인데요.


 동시에 1편이 호평 받았던 요소들과 비판 받았던 요소들을 잘 연구해서 양쪽으로 잘 개선해 놓았습니다. 

 잘 나가다가 막판에 '이게 뭐꼬!' 싶었던 스토리는 끝까지 밀도 있게 잘 진행되어 인상적으로 마무리 되구요. 전투든 퍼즐이든 전작 대비 불합리하게 스트레스 받는 구간은 '별로' 없게 잘 개선해 놓았고. 세월도 흐르고 제작비도 늘어난 관계로 스펙터클은 흔히들 말하는 'AAA급 대작'으로서 아쉬움 없이 훌륭합니다. 전작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듯 하면서 전반적으로 알차게 발전 시킨 모범적인 속편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만 너티독 게임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다 보니 좀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주변 인물들 수다 들으며 강제로 느릿느릿 걸어 다니기만 해야 하는 구간이 몇 분씩 이어진다든가... 중요한 하일라이트 액션 부분은 거의 QTE처럼 전개된다든가 하는 것들이 전 별로라서요. ㅋㅋ


 어쨌든 재밌게 잘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좀비도 안 좋아하고 라스트 오브 어스의 스토리를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이 게임이 더 재밌었던 것 같기도 하... 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극소수 취향이겠구요. ㅋㅋㅋ 그래도 깔끔하게 잘 만든 게임이라는 건 분명한 듯 합니다.


 + 런칭 당시에 최적화로 말이 많았는데. 몇 번의 패치로 거의 해결한 것 같더라구요. 4070으로 DLSS 적용하니 레이 트레이싱 다 켜고도 프레임 안정적으로 잘 뽑아줬습니다.



3. 고스트 와이어: 도쿄(엑스박스, PC, 플레이스테이션)



 원래 제니맥스 산하의 탱고 게임웤스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이고. 소니가 기간 독점 거래를 해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후 1년간 엑박으론 안 나왔는데 그 중간에 마소가 제니맥스를 인수해 버려서 '엑박 스튜디오 게임인데 엑박엔 안 나와' 라는 웃기는 상황이 되었던 게임이죠. ㅋㅋ 전 플스가 없으므로 기간 독점이 풀린 후에 플레이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1인칭 어쌔신 크리드의 도쿄(정확히는 시부야) & 일본 괴담 버전이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오픈월드이고, 구역마다 있는 '도리이'를 정화하면 그 구역의 아이템, 서브퀘스트 등 정보가 뜨구요. 그게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다 해보겠다는 의욕이 와장창 떨어지구요. 그걸 다 하고 앉아 있음 플레이타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보통은 적당히 하다가 에이 지겨워... 하고 메인 스토리 달려서 엔딩 보고 끝낼 게임이구요. 


 장점을 말하자면 일단 실제 시부야 풍경을 굉장히 실제에 가깝게 묘사해낸 게임 맵 덕분에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브 퀘스트들이 다 짤막한 일본식 괴담 스타일인데 다들 많이 짧고 별다른 디테일은 없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일본 괴담' 분위기를 잘 살려내서 그런 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쌔신 크리드 서브 퀘스트들보다 재밌다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런칭 당시엔 게임 플레이가 너무 쉽고 깊이도 없다는 평이었는데 얼마 전 이루어진 무료 대형 업데이트로 게임 플레이를 많이 손 봐 놔서 그런지 너무 쉽지도 않고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막 되게 재밌는 것까진 아니고 걍 적당히 재밌는 정도... 지만 뭐 먼저 말한 '일본 괴담 게임'이라는 컨셉이 취향에 맞는다면 되게 즐겁게 플레이할 수도 있겠구요.


 다만 여전히 단점도 많은 것이.

 역시나 서브퀘스트와 수집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보니 결국 하다 보면 질리게 되는 순간이 언젠간, 어떤 분들에겐 많이 빨리 찾아올 수 있구요.

 메인 스토리가 되게 대충입니다. 이게 또 그래도 제니맥스-베데스다 게임이라고 이머시브 심 비슷한 성격이 있어서 이것저것 동네 구경하고 다니는 재미는 있는데, 메인 스토리는 마치 '어쨌든 기둥 스토리는 있어야겠죠?' 라는 의무 방어전 느낌으로 대충 거칠게 막 나가서 별로 재미가 없어요. 

 또 길 찾기가 은근 짜증이 납니다. 이게 커다란 랜드마크들에서 벌어지는 미션들은 거의 건물 안에서 진행을 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층이 여러 층이고, 그래서 헤매는 것도 있고. 또 많은 건물들이 입구 찾기가 무슨 숨은 그림 찾기처럼 되어 있어서 건물 주변을 빙빙 둘러본 후에야 길을 찾게 되고 뭐 그렇습니다. 길찾기 싫어하는 분들은 하시면 안 될 게임이에요. ㅋㅋㅋ


 그래도 전 워낙 호러, 괴담 이런 거 좋아하니 서브 퀘스트들이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어쌔신 시리즈보다 즐겁게 하긴 했는데... 더 잘 만든 게임이라곤 죽어도 말 못하겠구요. ㅋ

 하지만 이렇게 나름 제작비 적지 않게 들여 만든 대작 게임 중에 이토록 진심으로 '괴담'에 집중해서 만들어 내놓은 작품이 거의 없다 보니 많이 관대한 마음으로 잘 플레이했습니다.

 가능하면 '고스트 와이어: 런던' 같은 식으로 속편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지만, 발매 몇 달도 안 되어서 팍팍 세일 때리고 그랬다는 걸 보면 힘들겠죠 아마.



 + 위에서 말한 '플레이그 테일: 레퀴엠'도 그랬듯이 이 게임도 나중에 나온 대형 업데이트, 패치들로 완성이 된 경우입니다. 이런 걸 칭찬해줄 순 없겠지만 어쨌든 저는 두 게임 다 개선 작업이 완료된 후에 플레이해서 평가가 많이 후한 편입니다. 둘 다 런칭 때는 욕 많이 먹었어요... ㅋㅋ


 ++ 혹시 이 고스트 와이어를 '거미줄 업데이트' 이전에 하고 접으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 다시 설치해서 업데이트로 추가된 학교 괴담 서브퀘스트는 한 번 해보시라... 고 말씀드려 봅니다. 분량이 꽤 긴 서브퀘스트인데 정말 작정하고 일본식 학교 괴담 컴필레이션을 만들어놨어요. 이 부분만 따로 떼어 놓고 극찬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재밌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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