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1분이고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짧게, 흰 글자로 적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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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제목은 '베이비 왈큐레 : 2 베이비즈'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치사토와 마히로라는 20대 초반의 프로 살인 청부업자 콤비가 주인공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 만화책 내지는 라이트 노벨스런 세계관을 깔고 있는데, 살인 청부업이 고도로 발달하고 잘 나가는 세상이고 그래서 아주 건전한 기업 문화를 가진 살인 청부업체도 존재하고 그래요. 그래도 불법이라 비밀이긴 합니다만, 극중 내용을 보면 비밀이라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들 알려져 있는 듯.

 암튼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가족 없는 고아들인 듯 하고, 중고딩 때부터 이 회사에 스카웃 돼서 수년째 열심히 일 하고 있어요. 당연히 실력도 좋겠죠. 다만 평범한 삶을 살아보질 못했다 보니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란 게 많이 낯설고 어려운 녀석들이고, 서로 티격태격하고 심각하게 싸워서 갈라설 뻔도 했지만 대충 잘 극복하고 서로를 일생 절친이자 가족처럼 생각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라는 게 1편의 줄거리였어요. 제가 예전에 글 적은 적 있는 '킬러는 메이드사마' 라는 영화가 있었고 이게 그 속편입니다. ㅋㅋ 그래서 대략 설정은 저렇고, 이번 영화의 발단은 실력과 경력이 부족해서 정식 킬러는 되지 못하고 비정규직 알바로 킬러 일을 하며 지내는 남자애 둘이서 '이 구역의 정식 킬러들을 처치하면 우리가 정식 킬러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꿈과 희망을 갖고 주인공들에게 도전한다... 라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이 남자애 둘도 나름 주인공스러운 역할이고, 그래서 그런지 이번 영화의 원제는 '베이비 어쌔신즈 : 2 베이비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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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전형적으로 비현실적인 주거 환경 아니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얘네들 원래 돈 많다는 설정입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 다행히도 이번엔 정말 글이 길지 않을 겁니다. ㅋㅋㅋ 왜냐면 이게 정말 할 얘기가 별로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1편처럼 이번 영화도 치사토와 마히로라는 두 환타지 캐릭터들의 관계와 성장을 다루는 게 중심입니다. '프로페셔널 킬러들이 우리와 함께 평온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농담조의 설정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드립을 던지고. 또 두 캐릭터의 참으로 느릿하고 마가 뜨며 일본 만화책스런 만담과 몸개그들로 적당히 웃겨주고요. 또 이 둘이 성격 차이로 인해 부딪히고 맘 상하고 갈라서고... 그러다 결국 화해하면서 찡한 장면 좀 연출해 주고. 그런 식이죠. 물론 도중엔 두 주인공, 특히 스턴트 우먼 출신 배우가 맡은 마히로가 몸이 부숴져라 펼치는 무술 액션을 간간이 넣어서 재미를 주고요. 1편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뭐 속편이란 게 모름지기 이런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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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에게 도전하는 바보 콤비. 이 둘의 배우를 주인공 둘과 같은 구성으로 뽑아 놓은 게 좀 재밌습니다. 한 명은 무술 잘 하는 액션, 스턴트 전문이고 다른 한 명은 아이돌 출신.)



 - 장점을 말하자면 1편에서 먹혔던 것들을 대부분 성공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겁니다. 주인공 둘이서 맹~ 하니 꽁냥 투닥거리며 대화 나누는 장면들은 여전히 귀엽고 심지어 이번 영화가 좀 더 귀여워요. 배우들이 둘 다 1편보다 연기도 늘었고 또 호흡이 되게 좋더라구요. 각자 귀여운데 둘이 함께하면 더 귀엽고 자연스럽게 웃기고 그래서 보기 좋아요.

 그리고 새로 등장한 도전자 2인조도 나쁘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분량을 조금 잡아 먹는 건 아쉽지만 이 둘도 보다 보면 압도적 멍청함을 눈감아 준다면 나름 정드는 녀석들이고 또 둘 중 한 명이 애초에 액션 전문 배우라서 액션씬에서도 꽤 보탬이 되구요.

 그래서 전편보다 주인공들의 매력도, 액션 분량도 늘었고 유머도 좀 더 잘 먹히고 그래요. 재밌습니다. 그렇긴 한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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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움과 화려한 액션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그렇게 장면 장면,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전체적으로 볼 때. 특히 전체적인 '이야기'를 볼 때 영화가 영 이상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주인공 콤비에 대해 사실 더 할 얘기가 없어 보여요. 얘들은 정말 1편에서 겪었던 단계를 그냥 똑같이 반복을 합니다. 여전히 보기 좋고 재미도 있으니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명색이 주인공인 애들에게 기승전결을 갖춘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으니 괴상하지 않겠습니까. 뭐 길게 연재되는 만화책이나 시즌제 드라마의 에피소드 하나. 정도라면 이렇게 별다른 변화나 발전이 없어도 '익숙한 그 맛'으로 즐기고 넘기면 되겠는데  이건 영화니까요. 전편과는 다른 이 편만의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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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액션 구성도 많이 비슷합니다. 여전히 화려한데, 두 번을 보니 좀 감흥은 식더군요.)


 그리고 후반에 가서 영화의 톤 조절이 이상해집니다. '프로페셔널 킬러'라고 하면 결국 사람 죽여서 돈 버는 직업인데 그걸 순진 멍청 청소년들 성장담으로 쓴다... 라는 것까진 코미디 장르의 힘을 빌어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그걸 잘 하려면 톤을 조절 해야 하잖아요. 1편의 경우엔 사이코패스 악당들과 벌이는 싸움이라서 주인공들 캐릭터들이 벌이는 살인들을 대충 정당화하고 넘길 수 있었는데, 이번엔 상대가 자기들만큼 순진 무구한(대체 이게 말이 ㅋㅋㅋ) 청년들이란 말이죠. 게다가 영화 내내 이들의 순박함을 정성들여 보여주는데... 마지막 일전과 마무리는 갑자기 피도 눈물도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서 당혹스러웠어요.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 찜찜한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 기분 전환용으로 보는 코미디 영화로선 실패죠.


 마지막으로. 아마도 뉴비 콤비들 이야기는 안정된 직장 얻기가 힘든 비정규직 젊은이들이 넘쳐 나는 일본 현실에 대한 풍자 비슷한 거였겠죠. 근데 이게 그냥 열혈 바보들 이야기로 그려져 버리니 별로 진지하게 와닿지는 않더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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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봐도 바보 같지 않습니까. ㅋㅋㅋ 그래도 나름 진지하게 분위기 잡을 땐 아주 조금 먹히기는 합니다.)



 - 극장용 영화보단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게 훨씬 어울릴 이야기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편에 이어 조금씩 확장을 해가는 세계관과 고정 캐릭터들 이야기도, 이번 영화의 주역이었던 도전자 콤비도, 그리고 주인공들의 일상 꽁냥 개그씬들도 모두 호흡이 긴 시리즈의 중간 에피소드 하나 정도에 훨씬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그걸 한 시간 사십 분이라는 런닝타임에 때려 박으면서 확실하게 '엔딩'까지 만들어 놓다 보니 이야기가 뭘 좀 하다가 만 느낌. 

 그래서 '재미는 있는데 뭔가 심각하게 잘못된 영화 같다'는 희한한 기분을 느끼며 봤네요. 허허.

 결국 두 주인공 캐릭터의 꽁냥거림을 더 보고픈 사람들만을 위한 영화가 되겠는데, 듀게에 이 영화 1편을 보신 분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 아무에게도 추천 않고 저 혼자 즐거워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ㅋ 소감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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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3편이 나온다면 또 볼 겁니다. ㅋㅋㅋㅋ 이 콤비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 없어요.)



 + 두 주인공들은 둘만 있을 땐 정말 거의 음식 얘기만 합니다. 근데 처음 들어보는 음식들이 많아서 보다가 이것저것 검색해보다 보니 일본의 디저트들에 대한 쓸 데 없는 지식이 축적되는 효과가... ㅋㅋㅋ 별로 먹어보고 싶진 않은데, 그냥 그런 이야기 듣는 것도 의외로 재밌더라구요.



 ++ 이번 편에는 일본 문화 상품들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전 뭐 거의 모르겠더라구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이야기도 나오고 정말 난생 처음 들어 보는 명품 브랜드 언급도 나오고... 음. 뭐 그랬습니다.



 +++ 참고로 의외로 이 영화들이 말이죠, 1편도 2편도 로튼 토마토상으로 100%, imdb에서도 준수하게 좋은 유저 평가를 받는 영화입니다만. ㅋㅋ 다들 잘 아시다시피 이게 본 사람이 별로 없고 리뷰 수가 워낙 적어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거의 100% 먹히게 만든 영화구나, 뭐 그런 정도의 의미로 봐야겠죠.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정말 별 내용은 없어요. 


 사회 생활 익숙치 않은 주인공들은 5년 전에 가입했던 피트니스 클럽 연회비가 연체되고 킬러 회사의 보험금 납입도 그만큼 연체하는 바람에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킬러 자격도 정지를 먹어서 고달픈 알바 생활을 시작하구요. 그렇게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또 티격태격하며 싸우고 삐지고 그러다 화해하고... 이런 걸 한참 반복하겠죠. 이미 1편에서 다 했던 건데. 암튼 그렇구요.

 주인공들을 노리던 바보 뉴비 킬러 콤비의 습격은 황당할 정도로 어이 없이, 정말 몇 초만에 진압됩니다. 그래서 주인공네 킬러 회사의 사후 처리반이 출동해서 얘들을 처리하려는데, 얼른얼른 일은 안 하고 기절한 콤비 앞에서 정말 기나긴 만담을 하다가 결국 이들이 깨어나서 도망쳐요. 그리고 그 와중에 사후 처리반의 리더가(1편부터 나온 고정 캐릭터입니다) 이들에게 총을 맞죠.

 그래서 주인공들은 복수를 해주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이들을 찾지만 정작 총 맞은 놈은 허허거리며 몇 시간 뒤에 바로 멀쩡하게 일어나서 회사 동료들이랑 디저트 품평을 하고 있구요. 그러거나 말거나 주인공들은 동네를 다 뒤지고 다니다 결국 그 콤비를 찾아 최후의 일전을 벌입니다.

 정신 없는 총격전 와중에 양쪽 팀의 비주얼 담당은 사이 좋게 배에 총을 한 발씩 맞고 쓰러지구요. 양 팀의 액션 스턴트 담당 둘이서 목숨을 걸고 긴 싸움을 벌이는데... 뭐 당연히 주인공편이 이기겠구요. 이제 졌구나! 우린 죽었구나!! 하고 포기한 뉴비 콤비는 바닥에 나란히 드러누워 껄껄 웃으며 드립도 치고, 평소에 아끼던 자기 간식(츄르입니다...;)도 동료와 상대방에게 나눠주고 맛있다 어떻게 허허허 담소 나누며 서로 칭찬도 하고 화기애애하게 할 얘기 다 한 다음에 주인공들에게 총 맞아 죽습니다(...)


 마지막은 아직 부상이 덜 나은 주인공 둘이서 집 소파에 서로 기대고 앉아 또 디저트가 어떻고 뭐가 먹고 싶고 재료를 사다 만두를 만들어보네 어쩌네... 이런 만담 나누는 모습으로 끝입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뉴비 콤비들을 총으로 쏘는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뉴비들이 총에 맞는 모습은 안 나옵니다. 그러고 바로 슥 엔딩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 영화의 반응에 따라, 속편이 나올만하고 또 뉴비 캐릭터들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면 살려준 걸로 대충 넘어갈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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