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영화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3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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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24가 또...)



 - 뜨겁게 불타오르는 레즈비언 커플 소피와 비가 소피 친구네 별장을 향합니다. 보아하니 소피도, 소피 친구도 갑부인 듯 하고 비는 걍 평범한 아이인 듯 하구요.

 근데 별장에 도착한 소피를 맞이하는 '친구'들 반응이 영 구립니다. 거의 대놓고 '쟤는 여기 왜 왔대?'라는 반응이라 비는 매우매우 뻘쭘해집니다만. 그래도 소피는 오랫 동안 어울린 패거리라 그런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네요. 그리고 가만 보면 어차피 그 '친구'들 서로서로도 관계에 균열이 보입니다. 겉보기만 멀쩡한 개판 막장 관계도가 예상이 되구요.

 암튼 그날 밤쯤 되니 이제 비도 멋모르고 우걱우걱 먹어 치운 대마초 케이크(...) 파워로 정신줄 놓고 씐나게 잘 어울리게 되구요. 그러다 술을 들이키며 이 밤을 장식할 게임을 하기로 합니다. 'Bodies, Bodies, Bodies' 라는 게임인데 마피아처럼 뽑기로 범인을 정한 후에 집 불을 다 끄고 흩어져 돌아다니면 범인이 한 명을 붙잡아 사망 처리하고, 시체가 발견되면 불을 켜고 모여서 범인 추리하고. 뭐 이런 식의 게임이래요. 원래 있는 건가 봅니다. 영화의 원래 제목도 그거구요.


 암튼 이후는 뻔하겠죠. 그러다 사람이 하나 죽어 나가고. 서로서로 의심하며 니가 범인이네 아니네 이러면서 싸우고. 그러면서 그동안 숨겨 놓았던 균열이 드러나고 갈등이 폭발하고...

 게다가 태풍이 왔어요. (타이밍이 애매하게 맞았군요. ㅋㅋ) 집 밖으로 나가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전기는 끊어졌으며 전화도 안 되는 상황에서 박터지게 보내는 하룻밤... 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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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적으로는 이 둘이, 특히 우측 분이 주인공 포지션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만. 사실상 군상극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 전형적인 슬래셔 도입부... 가 맞긴 하지만 동시에 더 격하게 전형적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스타일 설정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영화가 가는 길은 후자입니다. 범인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람 하나 죽어 나갈 때마다 생존자들끼리 모여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격론을 벌이고. 그러다 서로 맘 상해서 찢어지고. 그러다 또 누구 하나 죽고... 이런 식이에요. 덧붙여서 사람 죽는 장면에 딱히 '고어'라고 부를만한 잔인 끔찍 부담스런 묘사가 아예 없습니다. 그러니 슬래셔 팬보다는 범인 맞추기 즐기시는 추리물 팬들에게 잘 맞 영화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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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은 이 중에 있다!!!! 와 대략 비슷한 이야기가 되겠구요.)



 - 근데 그게... 대략 영화 중반쯤 가면 사건의 진상을 대략 때려 맞출 수 있습니다. 극중 힌트라기 보단 외적인 요소, 영화의 분위기나 캐릭터들 굴리는 모습들 같은 걸 보고 있으면 '설마...' 하는 생각이 들고 시간이 흘러갈 수록 그게 확신으로 굳어지더군요. ㅋㅋ 막 되게 신선한 스토리 같은 걸 기대하심 실망하실 텐데요. 그래도 괜찮았던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본체는 추리 보다도 코미디. 그러니까 블랙 코미디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이 난감한 상황에 빠진 젊은이들의 모습을 되게 진지하게 정색하고 보여주는 영화입니다만. 그렇게 정색하고 진지한 가운데 얘들이 까발리는 서로의 모습이나, 정색하고 자신의 고통을 성토하는 모습들 같은 게 뒤로 가면 갈수록 코믹해집니다. 글 제목에 적은 대로 미국에서 'Z세대'로 분류되는 분들의 생활 양식과 사고 방식, 가치관 같은 걸 좌라락 늘어 놓으면서 웃기는 식인데, 처음엔 별 느낌 없다가 뒤로 가면 갈 수록 웃겨져요. 원래 블랙 코미디란 게 그렇잖아요, 캐릭터들이 진지해야 더 웃기는. 그래서 상황이 극단적으로 돌아가는 막판이 더 웃겼던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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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우측 분이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해서 검색해보니 '시바 베이비'에서 주인공 하셨던 분이었네요. 헐. ㅋㅋㅋ)



 -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20대를 까대고 놀리는 영화가 나오면 한국에선 무사하지 못할 텐데... ㅋㅋ 그래서 각본 겸 주연을 맡으신 아만들라 스텐버그란 분 정보를 찾아보니 98년생으로 20대 중반 밖에 안 된 분이시네요. 본인 세대 이야기라 더 자신있게, 과감하게 깐 걸까요. 허허. 

 다만 그냥 그 세대 비판에만 집중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후반에 가면 경제력에 따른 사회적 계급 간의 갈등이 첨가되는데 이야기에 효과적으로 녹아들기론 이 쪽이 더 그럴싸했습니다. 이게 하룻밤 동안에 애들 관계와 감정이 미친 듯이 널뛰기 해야 하는 이야기인데 결정적인 순간에 이런 떡밥이 출동하니까 설득력이 꽤 확보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뭣보다... '누가 죽였게~' 장르 영화로서 꽤 탄탄하고 매끈하게 이야기를 잘 짜놨어요. 물론 해당 장르 수작 소설들 급까진 아니고 그냥 이런 저예산 장르 영화들 중에서 상대 평가... 라는 건 잊지 마셔야 합니다만. ㅋㅋ 그래도 메시지 전달하느라 장르를 소홀히 하는 이야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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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주의(?) 사항이라면, 극중 상황이 상황인지라 런닝타임의 대부분이 이렇게 어두컴컴합니다. ㅋㅋ 그래도 보여야할 건 다 잘 보이니 걱정은 마시구요. 조명 때문에 고생 좀 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봤네요.)



 - 결국엔 가볍게 웃고 즐기고 넘기시라... 는 영화인지라 더 길게 늘어놓지는 않겠구요.

 결론적으로 (요즘 표현으로) 후더닛 장르에 속하는 살인 미스테리극이면서 '요즘 젊은애들'을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구요. 두 가지 방면 모두로 할 거 다 하고 또 평타 이상으로 해줘요.

 특별히 비범하다 싶은 부분은 찾기 힘들지만 뭐 이렇게 '그럴싸하고 매끈하구나!' 싶은 장르물들이 그렇게 흔히 나오는 건 아니니 이 정도면 칭찬 받을만한 영화였다... 는 결론입니다.

 재밌게 잘 봤어요. 가볍게 보기 좋은 오락물이고 런닝 타임도 짧으니 주말 동안 심심하실 때 한 번 켜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ㅋㅋ




 + 스포일러 정리입니다.


 등장 인물들 정리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먼저 집주인(의 아들)이자 골 비고 센 척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데이빗. 그 여자 친구이자 안 뜬 배우 엠마. 자기가 이 중에서 유일하게 똑똑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며 이 중 누구와도 특별히 가까워 보이진 않는 조던. 이 중에서 가장 멍청해 보이는 수다쟁이 앨리스. 그리고 앨리스가 데려 온 아마도 군인 출신이라는 근육질 아저씨 그렉. 그리고 흙수저에 사회성도 좀 떨어지는 성격인데 애인 때문에 얼떨결에 어색한 파티에 끌려와서 고생하는 비... 와 이 녀석을 데려 온 갑부집 딸이자 마약 중독 재활 중인 소피. 대략 이 정도구요, 여기에 원래 멤버인데 전날 밤에 데이빗과 다투고 집에 가 버렸다고 언급만 되는 맥스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일단 1번 타자는 데이빗. 하루 종일 별 이유도 없이 그렉이 맘에 안 든다고 시비 걸고 진상을 부리다가 결국 '바디스 바디스 바디스' 게임에서 그렉이 중도하차하고 혼자 방으로 가게 만들어 놓고는 본인도 사라졌다가 잠시 후 목이 칼로 그어진 상태로 나타나 쓰러져 죽어요.


 그리고 남은 사람들(모두 여자입니다)은 패닉에 빠져서 자기들끼리 막 난리를 치다가 결국 그렉을 범인이라 생각하고 제압하려다가 오히려 제압 당할 위기에 처하고. 그때 비가 케틀벨로 뒷통수에 회심의 일격을 날려서 그렉이 2번으로 사망합니다.


 그러고나서 생존자들끼리 또 서로 속을 박박 긁으며 싸우다가 이번엔 엠마가 시체로 발견돼요. 아마도 누가 계단에서 밀어 버린 듯한 정황... 으로 다들 판단을 하구요. 그렉도 죽었는데 누가 범인이냐고!! 라던 생존자들은 이 중 유일한 뉴비인 비를 집 밖으로 쫓아내 버리죠.


 그런데 비는 밖에 주차된 소피의 차에 들어가 있다가 거기에서 조던의 수영복 팬티를 발견하고, 빡쳐서는 어떻게든 집안으로 돌아와 조던을 마구 몰아 붙입니다. 이렇고 저렇고 그런 거 보면 오히려 니가 범인 아님?? 그리고 그게 좀 먹히는데... 그때 조던은 숨겨뒀던 권총을 꺼내 들고, 미쳤냐고 지금 뭐하는 거냐고 자길 뜯어 말리는 친구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실수로 앨리스를 쏴 죽여 버립니다.


 그래서 이제 비 - 소피 커플과 조던 셋이 남았는데요. 실수지만 어쨌든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고 패닉 상태가 되어 총을 든 채로 자기 방으로 도망가는 조던을 소피와 비가 굳이 쫓아가서 이러쿵 저러쿵 말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삼각관계 사랑 싸움이 되어 버리구요. 자기가 소피랑 섹스했다고 놀리던 조던은 그만 비에 의해서 추락사. 바닥에 뻗은 채로 총을 탕탕 쏴 대다가 비에게 '나 소피랑 섹스 했거등! 소피 핸드폰 문자 확인해봐!!!' 라는 유언(...)을 남기는 게 웃깁니다. ㅋㅋ


 이제 둘 밖에 안 남았는데, 영화의 주인공 격인 비는 '나는 아니니까 그럼 니가 범인' 이라는 논리로 소피에게서 도망쳐 숨고. 드디어 해가 뜨고 태풍도 멈춰서 별장에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소피가 나타나 부둥켜 안고 화해를 청합니다. 하지만 조던의 권총을 숨겨 갖고 있던 비는 총을 겨누며 니 핸드폰 문자부터 보여달라 그러고, 또 몸싸움이 벌어지고, 진흙탕에 떨어진 핸드폰을 비가 먼저 주워서 열어 보려는데... 안 열리네요? 이건 누구 폰이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어젯밤 1번 사망자 데이빗의 시체가 보여요. 그래서 데이빗 시체의 눈을 띄우고(ㅋㅋ) 안면 인식으로 폰을 열어 보니 거기엔 영상 하나가 들어 있었는데...


 ...터프가이 그렉이 도입부에서 보여줬던 긴 칼로 간지나게 와인 마개 따는 법을 술과 약에 쩔은 채로 따라하다가 자기 목을 스스로 베는 데이빗의 모습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


 결국 데이빗 = 과실로 인한 자해. 그렉 = 미쳐 날뛰는 분위기에 휩쓸린 비에게 살해. 엠마 = 소피가 나눠 준 마약을 하고선 어두컴컴 집을 어슬렁거리다 혼자 실족사. 앨리스 = 조던의 오발로 사망. 조던 = 소피, 비와 몸싸움 벌이다 추락사.


 '범인'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그냥 자기들끼리 쫄아서 미쳐 날뛰다가 이 지경이 되었대요... 라는 게 사건의 진상입니다. 그리고 이 영상을 확인하는 순간 그동안 범인 후보로 지목되었던 '전날 밤에 싸우고 혼자 떠난 맥스'가 나타나 '니들 뭐하는 거야??'라고 한 마디 날리구요. 그 순간 통신망이 복구되어 '어. 이제 핸드폰 되네'라고 말하는 맹한 비의 모습으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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