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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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스럽다고 하기엔 인상이 너무 맹~ 합니다만. 그게 또 이 캐릭터의 정체성이고 그렇습니다. ㅋㅋ)



 - 에... 그러니까 이번엔 2편에서도 시간이 좀 더 많이 흐른 듯 합니다. 이제 인류 문명이랄만한 게 남아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전혀 안 보여요. 

 하지만 암튼 인간은 있어야 하니 무슨 군대 거대 지하 벙커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군인 예닐곱명 + 과학자 둘 + 헬기 조종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하는 엔지니어류 아저씨 둘 정도가 이 영화의 생존자들입니다. 이미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인 '상부'의 마지막 지시는 저 과학자 둘을 군인들이 도와서 좀비 연구(!)를 열심히 해서 인류의 살 길을 찾아보라는 것인데요. 어쨌든 수년째 추가 생존자는 그림자도 안 보이고 좀비들은 점점 늘어만 나고, 그것도 늘 기지 철조망 코앞에 우루루 몰려서 밀어대고 있으니 살맛이 안 나겠죠. 그래서 스트레스로 대부분의 멤버들이 이미 제 정신이 아닙니다.


 암튼 그나마 제정신 비슷한 걸 붙들고 있던 군인들 리더가 죽어요. 그리고 새로 리더가 된 양반은 반쯤 정신이 나가 과학자들을 다그쳐서 '당장 뭐라도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 다 좀비 밥으로 줘 버린다?'고 협박을 하고요. 철망 밖은 좀비, 그 안은 사이코 군인들. 진퇴양난 상황에서 우리의 주인공 사라 박사님의 연구는 개뿔도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하나의 과학자... 이긴 한데 아무리 봐도 매드 사이언티스트 느낌의 아저씨가 진행 중인 정말 바보 같은 실험, '좀비 길들이기' 프로젝트가 사알짝 성과를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걸 어디다 써먹죠. 그리고 이걸로 우리 싸이코 군인 아저씨를 어떻게 달랠까요. 과연 우리 사라 박사님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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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희망을 짊어진 우리의 과학자 군단!!! 이라고 생각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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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분의 상태가 정말 심히 안 좋습니다. ㅋㅋㅋ 솔직히 이 양반 하는 짓을 보면 사이코 군인들 심정도 아주 조금은 이해가...)



 - 제목이 참 통일성이 없죠. 1편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인데 2편은 '시체들'의 새벽이고 3편은 '죽음'의 날입니다. 1편과 2편 제목의 차이는 로메로와 1편 작가의 저작권 분쟁에 따른 결과라는데, 3편은 그냥 한국에서 번역을 통일성 없이, 정확히는 잘못했어요. Day of 'the dead' 니까 망자라고 하든 시체라고 하든 하는 게 맞았겠죠. 일관성 지키려면 '시체들의 날'로 하는 게 좋았을 거고 내용상 그게 맞습니다. 그냥 '죽음의 날'이라고 하면 이 날 누가 죽는 것 같잖아요. 뭐 여전히 사람들 죽는 영화이긴 하지만 아무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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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일단 이 분이구요. 조지 로메로 영화의 여성 캐릭터 발전사를 분석해봐도 재밌겠단 생각이 들게 하는 캐릭터입니다만. 치명적으로 재미가 없어서 문제였네요.)



 - 삼부작의 완결편이다. 라는 설명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실제로 세 편 만들었고 그 중 마지막이었으니까요. 다만 이게 애초에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다 보니 큰 의미는 없는 설명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실제로 이 영화는 뭐랄까... 무슨 후일담, 에필로그 내지는 별책 부록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일단 2편에서 확 불려 놓았던 스케일은 어디론가 사라졌구요. 유머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분위기는 내내 적막, 삭막한 가운데 '인류 소멸 직전의 마지막 이야기' 라는 삘을 가득 담고 있어요. 위에도 적었듯이 이 이야기에서 그나마 주인공들이 희망 비슷한 걸 갖고 있는 건 좀비 실험으로, 과학으로 뭘 해보자는 게 전부인데 아무리 봐도 그게 설사 성공한들 인류는 부활할 일이 없거든요. 그냥 어차피 이미 망했고 망했고 확실하게 망했지만 확 죽어버리긴 무서우니 하던 일 하나라도 끝내보자... 뭐 이런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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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감'의 현신처럼 묘사되는 우리 군인 아저씨들. 정말 단 한 사람도 제대로 된 인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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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 최강은 바로 이 리더님이시구요. 암튼 요즘의 한국이라면 이런 영화 만들었다간 국방부의 항의를 받고 상영 금지 당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군인 혐오 영화입니다.)



 - 근데 어쨌든 이것도 재미는 있습니다? ㅋㅋㅋ

 솔직히 원조 포스 만빵의 1편이나 갑자기 확대 강화 마스터피스가 툭 튀어 나온 2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돈 아닙니다만. 3편도 이것 나름의 개성이 있고 재미가 있어요.


 일단 '아 이제 정말 다 살았다'는 그 절망감이 꽤 잘 표현이 됩니다. 그 절망 속에서 군인들처럼 미쳐 날뛰며 자멸을 향해 질주하는 놈들도 있고, 박사들처럼 가망 없는 일에 매달리며 집착하는 놈들도 있고 그런 거죠. 아예 대놓고 시작부터 완전히 무너져 내린 캐릭터 한 명이 등장하는데 이 양반이 마지막에 당하는 일이나 저지르는 일도 그런 맥락에서 아주 적절하게 잘 어울립니다. 진상은 진상인데 그래도 공감이 되는 진상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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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믿음과 신뢰의 흑인 캐릭터. 시리즈의 전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하하.)


 그리고 이번 편의 핵심 컨셉인 그 '좀비 실험'이 생각보다 재미가 있어요. 그러니까 상태 멀쩡한 좀비 한 마리를 잡아다 놓고 일단 안면을 쌓고요(?). 그 다음엔 그 놈이 인간 시절에 집착했던, 혹은 그냥 일상적으로 자주 했던 일들 관련 아이템을 던져 주는 거죠. 그러면서 인간 시절의 습관을 하나씩 떠올리게 해서 사회화를 시킨다... 라는 건데요. 이미 인류가 거의 사라지고 그 사라진 숫자만큼의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긴 시간 들여 간신히 한 마리 길들이는 게 뭔 의미가 있나 싶지만 암튼 그게 그럭저럭 진전을 꾸준히 보이는 전개 자체가 의외로 재밌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해볼만한 부분도 있구요. 


 좀비 떼와 미쳐 날뛰는 군인들, 그나마 제 정신 붙들고 있는 사람들과 훈련된 좀비가 뒤엉켜 벌어지는 클라이막스의 난장판 액션도 괜찮습니다. 뭐 되게 참신하고 막 재밌는 정도까진 아니지만요. 사비니 아저씨의 고어 분장 솜씨가 더 업그레이드된 걸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또 그 훈련 좀비님의 활약도 살짝 웃음 나오게 즐겁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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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에 퍼런 분칠만 하고 튀어나와 돌아다니던 2편 좀비들을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 상전벽해라 하겠습니다.)



 - 뭐... 그래도 역시 1편 2편에 비하면 임팩트도 약하고 재미도 덜한 건 사실입니다.


 앞선 두 편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은유가 여기저기 들어가 있는데 그게 여전히 선명하게 잘 보이면서도... 그렇게 재밌지가 않아요.

 야유의 주된 타겟인 군인들이 가장 문제입니다. 얘들은 그냥 혐오스럽기만 하고 재미가 없어요. 뭐 2편의 약탈자들도 비슷했지만 얘들은 그래도 잠깐 나와서 짧고 굵게 활동하고 사라졌잖아요. 근데 이 놈들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혐오스러운 짓을 하면서 정상인들도 괴롭히고 관객들도 짜증나게 하거든요. 그래서 속 편히 즐기기엔 많이 부담스럽구요.


 또 주인공도 사실 그렇게 공감이 되질 않습니다. 1편의 그 민폐녀들에서 2편의 자기 밥값 캐릭터를 거쳐 3편에서 이렇게 주도적이고 나름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넣은 발전 과정은 뤼스펙하겠습니다만. 이 분도 너무 뻣뻣하고 얄팍해서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전 영화의 주인공들만큼 응원해줄 맘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엔딩을 보면서도 그냥 좀 시큰둥... 이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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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이 분입니다. 물론 정말로 '매력적'인 건 아닌데, 그래도 나름 재밌었거든요.)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1, 2편과 맞짱 붙여 비교하는 건 절대 무리지만 그래도 여전히 볼만한 소품 좀비 영화 정도는 된다... 고 느꼈습니다. 적어도 '시리즈에 먹칠' 급은 아니라는 거죠.

 1, 2편을 다 보셨는데 3편은 아직도 안 보고 계시다면 그냥 별미 삼아 틀어 보실만한 작품은 된다고 생각했구요.

 다만 그저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는 거. ㅋㅋ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는 2 > 1>>>> 3.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잘 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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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한가하실 때 아무 기대 없이 우리 '법'군을 찾아주세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과학자들과 군인들의 신경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시작부터 멘탈 나가 있던 직원 하나가 결국 거하게 실수를 해서 동료 하나를 죽게 만들고 본인도 좀비에게 물려 버립니다. 우리 정의의 주인공 사라는 이 양반이 물린 부분을 신속하게 절단하고 뒷처리를 해서 살려 보려고 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군인들에게 완전히 밉상으로 찍혀 버리죠.


 이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의 좀비 훈련사, 매드 사이언티스트님께선 남몰래 이 좀비에게 훈련 '보상'을 주기 위해 이미 죽은 이 벙커 군인들의 시체를 뜯어다 먹이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군인 리더는 완전히 돌아서 그 자리에서 그 과학자를 사살해 버립니다. 그리고 남은 주인공과 엔지니어들을 좀비 밥으로 던져줘 버리려고 하는데요. 이 시리즈 전통의 '착하고 현명하며 강한 흑인' 캐릭터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주인공 무리를 구해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좀비에 물렸던 놈은 어차피 자기도 좀비가 될 거라는 확신에 삶을 포기하고는 남 몰래 기어 나가서 외부의 좀비들을 친절하게 벙커 안으로 싹 다 끌어 들여 버리고. 결국 벙커 안은 피칠갑 난장판 내장 파티장이 되고. 공포감에 질려서 자기 부하들 다 내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날뛰던 군인 리더님은 '우와앙 우리 박사님을 죽이다니!' 라고 분노한 훈련 좀비에게 쫓겨 도망다니다가 결국 좀비떼의 밥이 되어 사라집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셋. 사라와 멋진 흑인 아저씨, 그리고 그 외 1인(...) 지상에 있던 헬리콥터를 타고 벙커를 탈출해서 좀비도 사람도 없는 평화로운 무인도에서 바다 낚시도 하고 종이 판때기에 날짜 기록도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게 됩니다. 끝이에요. 또 해피엔딩이었던 거죠. ㅋㅋ 뭐 이들에게 미래 같은 게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개죽음 당하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히 해피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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