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는 늘 양화를 구축합니다

2010.11.15 13:34

메피스토 조회 수:3614

* 말도 안되는 논쟁;난 게이나 싫어요, 난 전라도가 싫어요 같은 논쟁이 벌어질때마다 모든 유저들이 헛소리 하는 사람들을 차분히 설득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그들이 설득되고 생각을 바꿀까요. 글쎄요. 이 게시판에서 차분한 근거를 가지고 "분노하지 않고" 유저를 설득하는 분들이 몇분 계십니다. 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분들이죠.  일반론이 되었건 특정 분야가 되었건, 그분들의 직업과 성별, 나이는 모르지만 설득력, 통찰력있는 글들을 쓰시니까요(닉을 나열하여 그분들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분들과는 상관없이 트롤링을 하는 자들은 논리적이건 어떻건 항상 자기 얘기만 떠들거나 말도 아닌 궤변만 늘어놓습니다.  왜그럴까요. 전 단순하게 봅니다.  애시당초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전 듀나가 초등학생 다수로 이뤄져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 사회현상에 대해 자기 생각을 분명히 가진 성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뭔가를 배우려는 정상적인 성인은 잘모르는 주제와 관련하여 '난 게이가 싫어요' '난 전라도가 싫어요'따위의 이야기를 공공연한 장소에서, 더불어 당사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절대' 하지 않습니다.

 

차분한 근거와 설득은 어떤 현상에 대해 제반지식이 충분하지 않거나 심지어 한번도 그것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방법론입니다. 그것도 오프에서나 유의미하죠. 여긴 온라인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서로 아는 지인도 아니고, 앞으로도 거의 서로 알일이 없는 사이입니다. 동성에나 게이에 대해 정말 역겹다고 생각하고 그걸 얘기했는데 내 앞에서 게이에 대해 날 설득하려 드는 사람의 말을 듣거나 듣는척을 해줘야할 이유나 동기가 없는것이죠. 학교 및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했던 사람들이라면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개념에 대해 배웁니다. 똘레랑스니 엥똘레랑스니 이런거 얘기하지 않아도 뭘 의미하는지 알죠. 동성애를 싫어한다해도 그걸 공공연히 떠드는 것이 타인들에게 상처가 된다라는걸 그 사람들이 몰라서 그러는건 아닐겁니다.

 

토론이 무쓸모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주제에 따라 틀려요. 4대강이 왜 쓸모가 있는지 or 없는지는 온오프를 막론하고 분명 자료에 근거한 토론과 설득이 필요합니다(물론 이 경우에도 말귀를 못알아듣거나 못알아듣는 척하는 존재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동성애가 싫어요!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이 통할까요? 그것도 온라인에서? 전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차분히 설득하고 근거나 자료를 제시하는 동안 상처받는 사람은 늘어나고 게시판(혹은 커뮤니티)을 탈퇴하거나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는 사람을 떠나게 만듭니다. 그와중에 재활용할 쓰레기와 그렇지 않은 쓰레기, 종이류, 알루미늄을 구분하고 왜 이런 분류작업을 해야하는지까지 부터 시작해서 온실효과, 멸종생물, 엘고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더 나아가 유저들의 태도가 어떻다 저떻다라는 궤변의 성찬이 진행되는 동안 유저들은 하나둘 떠나가겠죠.

 

난 동성애가 싫어요. 난 전라도가 싫어요....기타 등등의 개념들이 있죠. 이 개념들이 왜 그릇됐는지 차분한 설득을 하실 분은 차분히 설득을 하시면 됩니다. 그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본인들이 차분히 설득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세요. 직접 설득을 하고 근거를 보여주며 이게 이러저러해서 이러저렇게 잘못됐다라고 얘기하면 됩니다. 그러니 그냥 해오던데로 하시면됩니다. 이와 더불어 딱히 주장을 하는건 아니고 그런 방법론만이 세상을 발전시킬수 있다는 말씀만하시는 분들은 본인들의 방법론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보여주면 됩니다. 만일 그 분들의 방법론이 옳다면, 그리고 그분들의 방법론이 많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면 '분노'의 방법을 택하는 유저들은 도태될테고 게시판은 발전하겠죠? 그러니 그렇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전 그러지 않겠습니다.  덧붙여, 어떤 현상이나 개념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는 사회는 단순히 차분한 설득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센 비판, 비난이 병행해서 "아, 정말 이런 생각을 표출했다간 뭐되겠네.."라는 인식을 사람들이 가지게 했기에 가능한 것이죠. 전 동성애가 싫다는 유저들보다 그 개념때문에 상처받고 떠나는 유저들이 더 아깝습니다. 만일 그 방법론이 틀려 도태된다면.

 

뭐 할 수 없죠. 게시판에서 도태된다고 우리집 대출금리가 올라가는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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