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여자를 봤는데 뭐...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신경쓰이기 시작했어요. 친구를 만나서 놀았다는 말을 하는데 '게이 친구랑 만나서 말이야~' '게이 친구들 불러서 말이야~'라는 패턴의 말이 반복되는 거예요. 처음 들을 때부터 '왜 그냥 친구라고 하면 될 걸 게이 친구라고 하지?'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것이 반복되니 대체 의도를 모르겠어요. 그 여자의 입에서 회계사 친구나 미대 대학원 다니는 친구는 '홍대대학원 동기 친구' '회계사 친구'같은 식으로 라벨링을 안 하는데 꼭 게이 남성 친구만 콕 콕 찝어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 거예요. 


 게이 남성 친구가 하나 적립될 때마다 돈이 통장에 들어오는 거라면 자랑질 하는 거구나 하고 합리적인 납득이 가요. 하지만 아니잖아요. 게이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걸 계속 반복해서 어필하는 이유가 뭘까 하고 궁금했는데 굉장히 피곤해서 그냥 말았어요. 


 굳이 여기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러고보니 몇 달 전 이곳채팅방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을 봤기 때문이예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악의를 가지고 말하는 건지 아니면 게이 남성 친구를 일종의 트로피프랜드 같은 거라고 여기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제가 예민해서 별 것 아닌 것을 신경쓰고 있는 건지 헷갈려서예요.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으니 불필요한 커밍아웃적 발언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흠.


 솔직이 이건 답이 없는 문제라-본인만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으니-듀나인이라곤 할 수 없겠네요. 그래서 물음표를 붙여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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