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6 11:54
큰애 초등학교에서 매주 목요일 학부모 교육이 있습니다.(실제로는 '학모'입니다. 집에 있는 주부들만 참여하니까요)
12주동안 한 강사로부터 2시간 강의를 듣는 거고 이제 2번 남았습니다.
강의 제목은 '우리 아이 학습 습관 길들이기' 입니다. 공부잘하게 하는 법을 가르치는 거죠.
처음에는 '우리 아이 리더로 키우기' 였는데 리더로 키우기 싫어서 신청을 안했다가
참여 학부모 수가 너무 적다는 전교 회장엄마의 부탁으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가보니 제목이 리더가 아니고 공부였습니다.
강사가 꼴통 보수입니다. 동시에 두 아이를 둔 소시민적 가장이기도 하고요.
어제는 전 제주 지검장이었던 김수창을 세번째로 언급했습니다.
아이에게 긍적적 착각이라도 심어주자는 강의 중이었습니다.
그가 어릴 적 상처가 있다는 거죠. 그래서 마음에 병이 있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그걸 강의 시간마다 얘기합니다.
그리고 팀을 나눠서 말이 어떻게 와전되는지 실험하는데 예로 듣 이야기가
'아가씨가 신부에게 남자와 하룻밤을 보낼지 말지 상담했다'였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제게 하룻밤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냐고 묻더라고요.
그리고 엄마들 앞에서 남자들이 단란주점을 가는 이유가 와이프가 좋은 얘기를 안해줘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명지대 김정운 교수의 강의 동영상으로 화려하게 마무리... 그 내용은 '참여정부가 선거에 진 이유는 소통에 실패해서, 정서를 무시해서..'였습니다.
참지못하고 세가지 중에 뭘 항의할까 하다가 반복되는 김수창 건을 가지고 항의를 했습니다. 생글 웃으며 해야하는데 못했습니다.
김수창은 사회적으로 나보다 열등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변호사협회에 바로 등록한 걸로 봐서 뉘우치지 않았다.
게다가 나와 내 아이가 그에게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범죄자를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를 이해하려고 하는 건 니 맘인데 강의 대상이 잘못되었다.
그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분석하려고 했고 상처받았냐고 묻더군요. 기분이 나빠보였습니다.
엄마들은 저를 말렸습니다. 강사가 그런 맘이 아니었다고요.좋게 좋게 해석하라고요.
다음주에 들어가서 눈 부릅뜨고 있어야할지 다들 그러듯 피해야할지
12주 코스가 저와의 약속이라면 약속인데 고민입니다.
2015.06.26 12:17
2015.06.26 18:35
듣지 않는게 결국 좋을 것 같은데... 뭔가 갈데까지 가보고싶은 느낌? 2번밖에 안남은 것도 전투욕을 자극하네요.
2015.06.26 12:34
교육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그게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주최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공적인 루트라면 강사의 자질에 대하여 항의를 해야 맞을 거 같습니다.
2015.06.26 18:45
광역시 교육청 주최입니다. 자원봉사 자격증이지만 자격증도 수여한다고 교육 시작할때 그러더군요. 항의를 하는 게 맞다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에효
2015.06.26 12:45
위에 여름숲님 말씀처럼 저 강사를 고용한 학교측이나 강사가 소속된 기관에 항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은 끝까지 가셔서 남은 수업에서도 조목조목 따져주시기를 바랍니다. 채찬님이 수업에 안 가시면 그 꼴통 보수는 본인의 생각이나 주장이 옳았고, 채찬님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자신과의 만남을 피한다고 아주 큰 착각을 할 꺼예요. 스트레스는 받으시겠지만, 다들 그러듯 피하기 때문에 아직 저 꼴통 보수가 멀쩡히 강사 노릇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5.06.26 18:48
저도 지금까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게 더러워서 피한다라든가 안해버린다든가... 그런 것 때문에 바뀌지 않은 것 같아서요. 물론 그동안 수없었던,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폄훼하는 건 아니고요.
차라리 계속 따라다니면서 잘못을 지적하고 협박하고 해야 머리속은 안바뀌더라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조심하지 않을까.. 하는 것때문에 고민되고 맘이 괴롭습니다.
2015.06.26 12:48
저도 항의하시라는 쪽입니다. 면대면 아니라도 요새 항의할 루트 많아졌으니까요.전교 회장 모친은 과연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ㅡ.ㅡ
강의 초반에도 그 지경이었는데 알고 부른 거라면 살짝 한 소리 하겠어요. 회장 엄마가 만든 자리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 그렇다면 항의 대상은 학교겠네요. 저는 모 기관에 강사 행동때문에 항의한 적 있는데 강사는 마이페이스로 가더군요. 그래서 결과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그래도 항의하시는 게 좋다는 쪽입니다.2015.06.26 19:38
시교육청 주최 학부모 강의는 매년 있어왔는데 학교로 강사가 와서 하는 강의는 처음이었습니다.
학교측에서는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요. 일부 학교만 선정해서 강사가 오는데 우리 학교가 선정되었다.. 그런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학부모의 참여가 저조하니 전교회장자모를 통해서 압박한거죠.
엄마들은 아이들이 있으니 학교를 위해 안내켜도 들으러간거고요.
저도 결과에 부정적이지만(당장 엄마들이 원치않음. 조용히 지나가길 원함) 그래도 항의하는게 좋다는쪽입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해본적이 없어서 어느정도까지 해야할지 고민이네요.
2015.06.26 12:52
2015.06.26 19:40
교육청에 고발할까 고발하기전에 강사를 협박해서 사과를 받아낼까 고민중입니다.
정신건강에는 그만두는게 이롭죠. ㅠ ㅜ 제가 뭐라고, 제가 항의한다고 강사의 성희롱적 언행에 불쾌해하지 않는 학부모와 성희롱하는 강사를 뜯어고치겠습니까 에효
2015.06.26 13:07
강사 초빙한 쪽에 항의해야할 것 같은데요.
2015.06.26 19:41
시교육청으로 가야할 것 같아요.
2015.06.26 13:07
강사도 강사지만 좋게 해석하라고 옆에서 말리는 엄마들도 참... 힘드시겠습니다. 강사를 학교 측에서 섭외한 거라면 항의가 먹힐 수도 있겠는데 학부모들 자체 섭외면 안 먹힐 것 같네요.
2015.06.26 19:41
다들 강사의 반복되는 성희롱에도 불쾌해하지 않고 자식을 이해하듯 이해하고 있습니다. 혹 불쾌해하더라도 문제를 만들기 싫은거죠.
2015.06.26 13:37
말이 어떻게 와전되는지 실험하는데 예로 듣 이야기가 며칠전 제가 교육중에 들었던 얘기와 흡사하네요? 제가 실험했던 이야기는 "한 청년이 신부님에게 좋아하는 여성과 잠자리를 해도 괜찮을지 상담을 하였는데 , 신부님이 말하길, 해도 괜찮으나 헤어지게 될 수도 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2015.06.26 19:43
강사가 어디서 주워들은 '청년' 으로 시작되는 구절을 '아가씨'로 바꾼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생각할 수록 이 자식이 변태같습니다.
2015.06.27 10:20
2015.06.28 23:13
저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2015.06.26 13:53
학교예산인지 교육청 예산인지 학부모협의회 예산인지 모르겠으나 피같은 교육예산이 이런데로 술술 새는군요. 모든 예산 집행에는 평가가 따라야 하는 법, 강사 섭외측을 먼저 파악하시고 매회 또는 마지막에 강의 종료 후 수강생 강의평가 꼭 하라고 하시죠. 요즘 외부강사 쓰면서 강의평가 없는 단체는 없답니다. 주변에서 만류하고 말리는 다른 주부들도 생각이 있다면 참고 있을테고, 강의평가에서 나올 듯 하네요. 강의 내용이 주제에 부합했는가, 사례 제시에 편견은 없었는가, 논리적이고 상식적인가 등등 뭐 몇가지 항목만 평가해 봐도 답이 나오겠죠. 저 집단이 저 강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더 이상 같이 가실 필요도 없겠고요.
2015.06.26 19:44
제 말이 그렇습니다. 시교육청 교육정책 모니터링 요원도 맡고 있는데 발대식에 참석한 강사도 어디 명예교수라는데 강의 수준이.... 휴
가장 손쉬운 것은 강의평가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엄마들에게도 이건 잘못된 거고 우리가 불쾌해해야하는 거고 항의를 해야하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외로워질 것 같아요.
2015.06.26 15:04
학교측에 강사 선정을 좀 더 신경써달라고 얘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그 강의를 직접 들어보고 섭외하는게 아니라서 강의계획서 상으론 멀쩡해도 실제로 이런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교무부장이든 연구부장이든 학부모 교육을 맡은 담당자가 있습니다.
교무실로 전화하셔서 담당자를 부탁하여 말씀하시면 되는데 전화가 아무래도 껄끄러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경우 앞으로 1~2주 후에 있을 교육과정 설문지에 기타의견으로 써주시면 좋습니다.
1년에 두번, 학기말에 실시하는 교육과정 만족도 설문은 학교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라서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디테일한 예시를 들어 이런 일이 있었고 학교측의 개선 또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꼭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쓰시면
담임 선생님이 보시고 담당자에게 전달하게 될 겁니다.
2015.06.26 19:45
교육청에서 내려왔습니다. 강의 계획서 상에는 없죠.
담당자에게도 얘기를 해야하는 게 좋겠죠. 설문지가 소극적이고 결과를 두려워하는 학부모에게는 딱이겠군요.
2015.06.26 15:52
2015.06.26 19:46
저도 머리가 아픕니다. 다른 곳 강의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에효
2015.06.26 21:40
"참여 학부모 수가 너무 적다는 전교 회장엄마의 부탁으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 이런 거 들어 줘야 되는 건가요?
2015.06.27 10:08
2015.06.27 14:00
2015.06.27 17:24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말고 다른 학부모는 불쾌해하지 않는 것 같아서 집단 성희롱이 성립이 안될 것 같습니다. 강의 듣는 학부모와 강사의 관계가 엄격히 갑을 관계도 아니고요.
박진영의 노래를 가지고 성교육 교재로 삼는 것은 저도 뜨아하네요. 그 노래 잘 모르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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