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의 새 영화  '새 여자친구' 를 봤습니다. 정말 별로 새로울 거 없는 '프랑스 영화' 였어요. 뭐 첫 15분만 봐도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다 알게 되는. 사실 이야기 자채를 알아차리는 건 그렇게 대단할 게 없죠. (언젠가 soap opera 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에서, 모든 시청자들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건 어떻게 그 이야기가 펼쳐지냐 이거다, 란 글을 읽은게 기억납니다). 그 이야기 안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느끼거나 생각할 거리가 있느냐,,,, 아뇨. 그냥 심심하게 공식따라 만든 영화였어요. 


한때는 오종의 새 영화다 하면 기대하면서 봤는데, 이렇군요.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 수록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혹은 나이가 들어도 일정한 질을 유지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있지만 (막 떠오르는 이름은 이안, 큐브릭, 베리만, 키에슬로브스키) 갈수록 안좋아지는 감독도 있죠. 코플라는 70년대가 최고였고, 이름도 기억못하는 (이건 제가 이름을 잘 기억못해서) 식스센스 감독은 이제 거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폴란스키도 젊었을 때가 훨씬 좋았어요. 


작가도 그런 사람들이 있죠. 누군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을 보고, 왜 이들이 정말 글을 잘 쓸때는 안주고 이제서야, 아니 나이들고 별볼일 없는 글을 쓰는데 주는 걸까? 란 말을 한적도 있어요. 언젠가 research school 교수님 한분이 저보고, '박사학위 논문이 네 케리어에서 제일 좋은 글이 된다면 너무 슬프지 않니?' 라는 말씀을 하신게 기억나요. (그런데 교수님 박사때 만큼 글 하나 가지고 몇달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때도 없더군요)


요즘에 사라 워터스의 the paying guest와  도나 타트의 황금 방울새를 읽고 있습니다. 사실 두 책다 무척 좋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너무 좋아서, 자꾸 글자들이 피부밑으로 들어와서 불편한 부분이 되자 건강이 안 좋을 때여서 읽기를 포기했습니다. 이제는 휴가이고, 또 건강도 많이 좋아져서 다시 시작인데, 두 작가 모두 정말 점점 더 좋습니다. 도나 타트는 작품이 별로 없어 이런 말을 하는게 별 의미가 없지만, 사라 워터스는 정말 갈수록 글쓰는 능력이 늘어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는 지, 얼만큼 작은 단어들로 이끌어 낼려는 효과를 보는 지 정말 감탄하면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두 작가다 열심히 리서치하고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쓰는 걸로 유명한데 정말 대단합니다. 다 읽기도 전에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기대되요. (그나마 워터스는 3,4 년에 한번은 읽을 수 있는데, 타트는 또 10년을 기다려야 하나요?)



여러분이 계속 기대하고 기다리는 작가 감독은 누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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