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들

2011.02.08 13:32

메피스토 조회 수:1018

* 이명박의 퇴임일이 747일 남았습니다. 따로 계산한건 아니고 구글 카운터에 그렇게 나와요. 신기하네요. 따로 생각하고 알아본것도 아니고 무심결에 구글에 들어간건데 747일 남았다니.

 

 

* 유학생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제가 겪은 유학생들(아, 전 국내에 있었으니 외국에서 국내로 유학온 사람들이요)은 경제적환경만 따지면 크게 세부류로 나뉘더군요. 남들의 배는 열심히 사는 부류, 평범한 부류, 부럽게 사는 부류. 이건 국내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열심히 사는 부류는 진짜 타이트한 학교생활을 하는 부류였어요. 학과성적도 우수하고,  시간당 얼마씩 외국어 과외도 뛰고,  저녁엔 호프집 아르바이트도 하고. 아무튼 올때 비행기값이랑 초기 비용을 제외한다면 거의 학비 및 생활비의 전액을 자기힘으로 마련하는 친구들이었죠. 배울게 많은 사람들이랄까. 그 친구들은 취직도 한국에서 하더군요. 근데 대외활동이나 학과활동들을 활발히 하지는 못하더라고요. 친화력의 문제라기보단 그런거 할 시간이 없고, 사실 그런거 하면 회비다 뭐다해서 결국 돈이잖아요.

두번째 부류는 아르바이트를 하긴 하지만 학비같은건 부모님들에게 조달받는 부류였어요. 이 친구들은 공부도 열심히하면서 대외활동을 상대적으로 활발히 했죠. 가장 많은 지인을 지니고 있던 무난한 부류였어요. 친하게 지낸 외국인 지인들은 대부분 이쪽부류였죠.

세번째는 부럽게 사는 부류. 이런 친구들은 소수였어요. 학비를 어디서 조달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놀고 돈쓰면서 다녔어요. 특별히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공부도 바닥이어서 장학금 면제자이기도 했고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뭘 시키면 한국말을 몰라서 모른다, 한국말을 못해서 못하겠다는 이야길 외국어도 아닌 한국말로 해서 교수님의 분노를 샀죠. 외국인이 한국어 어려워하는건 당연하다지만, 그 친구는 한국온지 꽤 된 친구거든요.

 

세번째 부류의 친구들을 보면...뭐랄까, 딱히 놀고먹는것만 지향하는 메피스토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럽긴하더라고요. 굳이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부유한 집 자제가 게으름피우고 나태하면 집안을 말아먹고 피폐한 인생을 산다는 얘긴 딱 절반만 맞는 얘기 같아요. 그런 얘기들은 대부분 부유한집에서 태어나도 자기가 노력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라는 교훈을 들려주기 위한 목적일텐데, 살다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부모님이 지원해주시는걸로 부족하지 않은 청춘을 보내다가 나이 20대후반, 30대 중반쯤 되면 부모님 사업을 물려받아서 그냥저냥 이끌어가며 생활을 유지하고 사랑하는 사람만나 아이낳고 평범하며 행복한 삶을 살잖아요.  

 

 

* 이 얘기 실컷하다가 아래 어떤 무명작가의 죽음 이야기를 보니 괜히 씁쓸해지는군요. 국격이 어떻고 국민소득이 어떻고 한류가 어떻고 그게 다 무슨소용입니까. 혼자살아가는 독거노인도 아닌 도시에 사는 30대가 사고사도 아닌 굶주림과 병으로 생을 마치다니.

 

이와중에도 알바안하고 뭐했냐는 둥 다 큰 성인이 무능하다는 둥의 리플이 달리는군요. 이런 리플을 다는 사람들은 저잣거리에 묶어두고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마다 침을 뱉고 돌을 던지게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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