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런 질문을 받고

2021.06.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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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두 번 얼굴 보고, 한달에 한두 번 통화하고 지내는 친구가 전화로 뜬금없는 질문을 했습니다.


친구: 니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야?

나: 글쎄...

친구: 생각을 해봐야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야?


당황스러워서 가만히 있었더니

친구: 난 너라면 그런 질문에 언제든 대답할 준비가 돼 있는 줄 알았어. 당장 대답할 수 없다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지?

나: (뭐 마음을 진실을 숨기거나 과장하기만 하면 답은 간단한 것이지만.)진리라든가, 정의라든가, 그런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은 거야?

나: 추상적인 것, 이를테면 진리니 정의니 사랑이니 같은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은지 오래야. 

나: 실체를 잡을 수 없는 허망한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콕 꼬집어낼 깜냥이 못 된다는 걸 아니까. 


친구: 널 시험해보고자는 의도로 던진 질문은 아니야. 하지만 그래서 넌 문학을 해야 하는 거라는 건 새삼 깨달았어.

나: 병주고 약주는 게 아니라 병 주고 또 병 주네.

친구: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한마디로 단정지어 말하지 않는 사람이 문학을 해야 하는 거야. 넌 준비돼 있는 사람인데 왜 암 것도 안하고 있어?


이번 달에 주변인들에게 온갖 시비를 다 받고 있네요. 그것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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