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개봉했었죠. iptv 유료 vod로 봤어요. 상영 시간은 100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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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하는 말인지 모를 애매한 카피입니다만...)



 - 첫장면에서 서예지는 병원에 드러누워 있어요. 남편과 등산 갔다가 떨어져서 기억상실이 왔대요. 근데 이 소재의 영화 치고는 굉장히 심플하게 초반을 넘겨 버립니다. 적응하는 모습 그런 거 다 생략하고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이미 기억도 안 나는 남편과 아주 다정한 상태로 퇴원을 하죠.

 고아에다가 전업 주부여서 딱히 만날 사람도 없는 친구도 없니 우리 예지씨는 천만 다행으로 넘나 사랑이 넘치고 다정한 남편의 보살핌을 받으며 현세의 삶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는데... 아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들의 아주 가까운 미래가 보여요!! 근데 그 미래란 게 하나 같이 가볍지 않은 사건, 사고여서 문제이고, 당연히 그 말을 아무도 안 믿어주니 더 문제겠죠. 그러다 급기야는 어떤 주민이 살해당하는 듯한 장면까지 보게 되어 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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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분이 단독 주인공인 영화라 당연히 포스터의 카피는 이 분 입장으로 적은 겁니다. ㅋㅋ)



 - 충무로의 살아 있는 미스테리, 김강우가 나오는 영화죠. 사실 그것만으로도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김강우가 나오는 장르물이 재밌을 리 없어... 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사실 이 배우가 연기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비주얼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주연급으로 활동하는 것은 제겐 좀 신비로운 일이에요. 하하.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려 유료 결제를 해가며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듀나님 리뷰 때문이었습니다. 별은 두 개 반으로 많이 준 건 아니지만 읽어보면 평가가 의외로 살짝 호의적이거든요. 결정적으로 관객들이 '와!' 하고 놀랐다는 그 진상이 궁금해서 본 건데...


 솔직히 좀 사기 당한 기분입니다? ㅋㅋㅋㅋ

 영화의 완성도 얘긴 살짝 뒤로 미루더라도, 사건의 진상은 너무나도 쉽고 노골적이거든요. 그 '신비로운 사건'이 처음 벌어지는 순간에 딱 설명이 떠오르고, 그게 두 번 세 번 반복될 때마다 확신이 굳어지는데 나중에 밝혀지는 진상이 그냥 처음 예측 그대로에요. 너무 당연해서 의외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을 정도.


 이게 그렇게 큰 단점은 아니에요. 그 진상의 내용을 생각하면 감독 입장에서 그걸 그렇게 티나게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게 납득이 가거든요. 그냥 듀나님 리뷰에 속아버린 제가 문제인 걸로 해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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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감정은 없습니다 강우씨. 실제로 만나보면 참 좋은 분이실 것 같아요... 짤도 참 자상하네요.)



 - 제가 얼마전에 봤던 '침입자'와 살짝 비슷한 종류의 게임을 벌이는 영화입니다. 뭔가 되게 초현실적이고 신비롭게 불쾌한 일이 주인공 주변에서 막 벌어지는데 막판에 그게 다 말이 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현실의 논리로 설명이 되는 거죠. 그리고 이야기의 마무리는 대망의 K-신파가 출격하구요.


 근데 거의 모든 면에서 '내일의 기억'이 조금씩 더 낫습니다. 초현실적인 사건이 좀 더 초현실적으로 보이구요. 진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침입자'처럼 치트키를 쓰지 않으면서 관객들과 상대적으로 공정한 게임을 합니다. 주인공들도 대체로 정을 줄만한 사람들이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차이가,  이야기의 마무리를 맡은 K-신파의 퀄이 의외로 괜찮아요. 이러나 저러나 K... 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 중에서 꽤 괜찮은 K였네요.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꽤 훌륭했어요. 이게 시청률 높은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었다면 아마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회자되었을 것 같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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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무슨 영화 이미지들이 몽땅 두 주인공 잡은 짤 밖에 없어서 올릴 것도 없고 올리면서 적을 드립도 없고...)



 - 스포일러를 발사하지 않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대충 두리뭉실한 소리만 해도 양해를.



 - 먼저 괜찮았던 점이라면... 


 그래도 감독이 각본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집니다. 위에서도 말 했듯이 쉽게 가는 치트키를 쓰지 않으면서 본인이 제시한 '초현실적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어요. 그렇게 공이 들였음에도 구멍이 많고, 그렇게 공을 들인만큼 이야기가 괴상해지긴 합니다만, 좀 너그러운 맘으로 보면 그 괴상함도 나름 재미가 있구요. 또 '여기까지가 끝이구나' 싶은 순간에 한 방을 더 터뜨려주는 센스 같은 것도 좋았어요.


 배우들도 좋습니다. 서예지, 김강우 둘 다 잘 캐스팅되어서 본인들 밥값을 충분히 해줍니다. 특히 서예지는 참 아깝더군요. 비주얼도 물이 올랐고 연기력도 안정적인데... 다들 기억하실 그 사건 때문에 급브레이크가 걸려 버렸죠. 감자별 때 부터 살짝 응원하던 배우였는데 막 성공 가도를 달리려는 순간에 이렇게 괴상하게 자폭이라니;


 그리고 역시 위에서 말했듯이 K-신파로 끝나는 한국 영화들 중에 그 신파의 퀄이 꽤 괜찮은 편이에요. 몽땅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1도 못 하겠지만 캐릭터와 배경 설정부터 영화 중간중간 무심히 흘러가는 떡밥들까지 굉장히 세심하게 준비해놓고 터뜨리는 신파였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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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가 잘못한 걸까요 서예지가 잘못한 걸까요. 수평이 안 맞네요. 근데 서예지 어깨선을 보면... 아악 모르겠습니다!!)



 - 나빴던 점이라면 뭐.


 어쨌거나 이렇게 K- 접두사 붙는 성향의 작품들에 알러지가 있으시다면 즐기기 힘든 영화입니다. 게다가 신파는 어떻게 되어도 신파이니...


 감독이 그렇게 열심히 애써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토리는 구멍 투성이에요. 깔끔하고 논리적인 이야기 같은 건 절대 아닌.


 그리고 처음에 말 했듯이 가장 핵심적인 반전의 진상이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두뇌 게임 같은 걸 기대하고 보시면 실망하실 가능성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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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느낌 나는 짤이 아무 것도 없어서 이거라도...)



 - 영화를 안 보셨음 뭔 소린지 모를 답답한 이야기는 그만 두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잘 만든 영화냐면, 아닙니다. 상당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근데 재미 없는 영화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이건 살짝 소심하게 주장할게요. ㅋㅋ 결국 말은 안 되는 이야기일 지라도 계속해서 미스테리를 던지고, 가끔은 뜻밖의 카드도 던져 주면서 보는 사람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부분은 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에 가장 잘 최적화된 관객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막장 신파성 K-드라마'를 진심으로 순수하게 즐기며 사는 관객들이었던 것 같고. 전 거기에선 좀 벗어나는 케이스인지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네요.

 게다가 지금은 OTT 서비스에도 없고 iptv에서도 유료라서요. 일단은 남들에게 추천은 하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ㅋㅋㅋㅋ




 + 한 가지 사소하게 맘에 들었던 점. 주인공들과 엮이는 형사 콤비가 나오는데, 이 사람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심지어 성실하고 유능해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K-스릴러 무비들 중에 경찰이 바보가 아닌 영화는 주인공이 경찰인 경우를 제외하면 정말 흔치 않다고요. ㅋㅋㅋ 근데 그 경찰님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짤이 없네요. 그나마 간신히 찾은 짤 하나는 스포일러 짤이고.



 ++ 애초에 말이 되는 걸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봐야하는 영화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막판 김강우의 행동 하나는 정말 진심으로 바보 같더군요. 결말을 그렇게(?) 내기 위한 기계장치신의 명령 같았습니다.



 +++ '내일의 기억'으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하면 도통 쓸만한 짤이 잘 안 나옵니다. 영화랑 관련 없는 서예지 논란 관련 기사 짤이 더 많이 나와요. 그래서 영어 제목에다가 연도 붙여서 검색을 하니 그래도 좀 영화 속 장면들 짤이 나오네요. 국뽕에 취할 일은 아닌 것 같고...;



 ++++ 김강우씨가 이 영화에선 묘하게 '감자별'의 장기하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반가웠습니다? ㅋㅋ 거기에서 서예지랑 장기하가 커플로 나와서 나중에 결혼까지 했었죠. 문어짬뽕라면 그립네요. 김병욱 PD는 이제 영원히 시트콤 안 만들려나보죠. 넷플릭스 시대에 뭐 하나만 더 만들어 보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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