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연상인 여자분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여자분들끼리 나누는 대화의 주요한 주제가  '섹스'가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옆 사람 앞 사람 꺼리낌없이 섹스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고

 성적인 농담을 하는 것들이 그 사람들의 시크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켜주는 건지

 뉴욕에서 제작된 어떤 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섹슈얼한 농담을 스스럼없이 하는 게 패션인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저는 그런 것들이 좀 불편하더라고요

 

 섹스는 그냥 사랑하는 둘이 알아서 '잘'하면 되는 거고

 하면 하는 거지 뭘 그렇게 그것들에 대해서 말이 많고

 

 매사를 그것과 연관지어서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결핍이 과잉을 낳는 걸까요?

 

 저는 이것이 다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심어줘서 심인성 발기부전인 남자들을 양산해낸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

 

 물론 이것은 제 개인적인 견해고 저와 견해가 다른 분들도 있겠지요

 

 저는 사랑은 둘만의 일이니 은밀하고 비밀스러울 수록 더 견고하고 아름답게 지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3.

 

 그리고 가끔 병원에서 대기하면서 잡지를 보다가 섹스 칼럼을 쓰는 여자분들의 칼럼을 읽고 있노라면

 '뭔가 참... 남자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예전에 만났던 여자분 중에도 저와 헤어진 후에 섹스칼럼을 연재하게 된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저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썼을까 엄청 궁금해하면서 보내던 시절도 문득 떠오르네요

 

 물론 저는 그걸 찾아볼 정도로 용기가 있지는 못해요

 

 4.

 

 어제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자세히는 다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오랫동안 친구로 생각해왔던 어떤 분이 저를 이성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둘이 있을 때는 저에게 참 다정하던 그분이 왜

 여러사람이 모인 모임 같은데서 제가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저에게 폭언에 가까운 말로 비아냥거렸는지

 알 것도 같아요

 

 아무튼 이제 그분을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분도 마음의 병이 있어서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할 때도 있었지만

 저는 그런 그분을 보면서 사람이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으니 그냥 친구라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받아들이자는 심정으로 한동안 잘 지냈습니다

 

 물론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는 제가 그분에게 고마운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정말로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죠

 

 근데 뭐 앞으로는 그렇게 지낼 수 없겠죠 그분이 원하는 것과 제가 그분에게 원하는 것은 서로 다르니까

 정말로 고맙고 좋은 친구였지만 앞으로는 좋은 친구로 지내기가

 

 힘들겠죠

 

 5.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주며

 

 그렇게그렇게 살아갑니다 어느쪽이나 쓸쓸한 건 매한가지 안녕 안녕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모두 다 잊혀지더군요

 

 안녕 안녕 영원히 안녕 모두 안녕

 

 6.

 

 롯데는 졌고

 저에겐 올해의 야구가 끝났네요 벌써 한해가 저무는 느낌입니다

 

 올해는 목동과 잠실로 혼자 직관을 많이 다녔는데

 구회에 터진 극적인 홈런도 보고

 

 즐거운 기억들이 많았네요

 

 쓸쓸했던 흐린 봄의 야구장도

 열정이 가득했던 늦여름의 초현실적인 풍경도

 모두 다 좋기만 했어요

 

 올해는 집에 티브이를 치우기도 했고, 내년에도 다시 야구를 보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올 한해는 이렇게 저물어 가는군요 슬슬 한살 더 먹을 준비를 해야겠어요

 

 7.

 

 저는 몇몇 좋아하는 친구가 있긴한데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라

 연애를 하게 되면 연인과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는 편입니다

 

 그런데 다시 누군가를 만나 그렇게 가까운 친구가 되어 서로를 믿을 수 있을지

 또 믿음이 흔들릴 때 오는 불안감으로부터 잘 견딜 수 있을지

 

 두렵고 의아합니다

 

 담담한 인간이 되어 부지런히 여행도 다니고 혼자서도 잘 살아보고 싶은데

 꾸준히 담담하게 사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어떡하겠어요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는 거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살아야 하는 거니까

 

 기운을 내서 담담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요

 

 8.

 

 저도 맥도날드의 애플파이가 먹고 싶네요

 

 9.

 

 요즘 저에게는 뭐가 삶의 낙인지 잘 모르겠네요

 

 혹시 요즘 여러분의 삶의 낙은 무엇인가요?

 삶의 낙이 있다면 저에게도 좀 알려주세요

 

 여행인지 돈벌이인지 친구인지 애인인지 가족인지 술인지 담배인지 혹은 영화인지 소설인지

 

 그런 것들이 저는 좀 궁금해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10.

 

 겨울 같은 날씨가 아니라 겨울이네요 아직 주무시지 않는 분들은 잘 때 꼭 보일러 트시고

 아침에 일어나셔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겨울차림으로 무장하시고 출근하시길 바라요

 

 오늘도 긴 글 다 읽어주신 분 있다면 감사드릴게요 고마워요

 

 좋은 꿈들 꾸세요 저는 잠이 안와서 여러분들의 낙을 좀 들으며 시간을 보낼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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