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우결 보다가 화가 납니다...

2020.05.05 21:00

Sonny 조회 수:1065

https://www.youtube.com/watch?v=rNsYwn8xb2Q&list=PLpmOcIVZxsns6f-0gW3fLTz3Q05TaZr7V&index=91


유튜브 알고리즘을 떠돌아다니다가 태민 나은 커플의 우리 결혼했어요 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놀러가서 자기들끼리 김밥을 먹으면서 웃음을 못참고 계속 웃는 그런 에피소드였습니다. 약간 김구라 표정을 짓고 보고 있는데 웬걸, 이 사람들이 지금 대본을 따라 연기를 하는 느낌이 전혀 안들었어요. 그 당시의 태민과 나은은 딱히 연기를 잘하거나 예능에 자신을 맞출 줄 아는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옛날에 제가 썸을 탈 때 진짜 딱 그 우결처럼 놀았거든요. 별 거 아닌데 그냥 좋으니까 웃음이 나오고... 같이 있으면 이미 웃음이 장전된 상황이라서 눈이라도 마주치거나 실없는 농담을 한다거나 시시한 해프닝을 본다거나 그런 걸로도 방아쇠가 고장난 총처럼 웃음이 연발로 나가고 그러잖아요. 개인적으로 더 그 둘의 장면에 더 이입이 되는 게, 저도 뭘 먹다가 그 때 그 친구랑 입에 든 걸 뱉기 직전까지 끅끅거리면서 웃었던 적이 있어요. 파스타를 둘이 같이 먹는데 너 되게 잘 먹는다고 하니까 제가 이건 잘 먹는 것도 아니라면서 막 오버해서 폭풍흡입하고, 개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고, 저도 웃고, 둘이 고개를 숙인 채 어깨춤을 들썩들썩.


어떤 사람과 있는 어떤 시간은 충만한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그게 연애일수도 있고 우정일수도 있고 가족일수도 있고. 그걸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본능적으로 그 행복에 이입하고 그걸 자기일처럼 느끼나봅니다. 태민과 나은의 우결 에피소드를 본 건 정말 몇개 안되는데 볼 수록 이 둘이 정말 연애를 했으면 너무 좋겠는겁니다. 저만 이렇게 주책인가 싶어서 댓글들을 보면 다들 입에 달고나를 오십개씩 물고 난리들을 피우고 있더라구요. 거의 모든 댓글이 이건 대본이 아니다, 찐텐이다, 이러는데... 저는 또 내면의 고개를 끄덕끄덕. 그런데 그 댓글들이 옛날 방송때 달린 게 아니라 몇달전, 몇일전 이런 최신 댓글들이더라구요. 어떤 사람들은 그 때 실시간으로 보던 감성을 다시 곱씹고, 어떤 사람들은 저처럼 유튜브의 킹고리즘이 이끈 덕택에 이제 그 맛을 보고(?) 흥분하고. 태민과 나은이라는 두 이쁜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박혀있는 첫사랑의 풋풋함을 완벽에 가깝게 체화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자기 추억을 돌이켜볼 때 누구나 태민과 나은처럼 셀프편집이 되지 않나요ㅋㅋ


알고 본 건 아닌데 둘의 거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고 말았습니다. 유람선 위에서 둘이 맥주 한캔씩 따고 서로 좋아해? 좋아해 를 주고 받는 에피소드였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서 잘 못보겠더라구요. 저는 스엠 가수들과 샤이니의 라이트한 팬인데(태민 솔로 앨범도 소장중입니다 ㅋ) 제가 아는 한 태민의 공식 열애뉴스를 본 적이 없거든요. 저렇게 애절하고 숨길 수가 없는데 왜 둘이 못사귀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원래 너무 달달하면 그런 마음을 담은 시간을 바닥에 쏟게 마련이지만요. 댓글들도 온통 안타깝다 속상하다 2020년 5월 아직까지도 둘의 열애를 응원하다 이런 글귀들 천지고. 로미오와 쥴리엣을 뭐하러 읽습니까. 이렇게 이쁘고 속쓰린 커플이 비쥬얼로 떡하니 존재하는데! 댓글창 스크롤을 내리면 내릴 수록 이 두 사람이 속한 그룹의 팬클럽들이 캐퓰릿과 몬태규처럼 너무 원망스럽더라구요. 저렇게 마음과 시간이 어우러지는 커플을 보면서도 그걸 찢어놓으려 하다니. 두 팬클럽에 대한 증언은 서로 엇갈리는데 아무튼 욕은 상대방 팬클럽한테 오지게 먹었던 것 같아요. 현재의 우리가 태민과 나은의 감정 관짝을 운구하면서 그냥 절규하고 있을 따름이죠.


평소에는 이런 예능을 되게 유치하다 생각했어요. 아마 이 글을 보면서도 듀게의 어떤 분들은 비웃으시겠지만요. 그런데 이 예능의 기획이 유치한거지, 안에 담긴 태민과 나은의 감정은 전혀 유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주접을 떨고 있어요. 이 둘의 깨진 연애를 정주행해야되는데 벌써부터 우울해집니다. 만에 하나라도 이 두사람이 결혼발표를 하면 저는 정말 축의금을 쏴드릴 준비가 되어...있구요. 아 정말 왜 이렇게 햄볶할수가 엄쒀!!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0년 게시판 영화상 투표 [18] DJUNA 2020.12.13 11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8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13661
113407 어쨌거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네요. [38] 파도 2020.07.11 1282
113406 넷플-올드 가드를 보고 [4] 라인하르트012 2020.07.11 514
113405 오늘의 일기...(불금과 금요일) 안유미 2020.07.11 267
113404 [EBS1 스페이스 공감] 홍이삭 [3] underground 2020.07.11 286
113403 최근에 본 영화들과 [멀홀랜드 드라이브]. [9] 잔인한오후 2020.07.11 433
113402 뮤지컬 북 오브 몰몬 中 Making things up again (스포 유) [8] 얃옹이 2020.07.11 236
113401 장혜영 의원 “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습니다. “ [34] ssoboo 2020.07.10 2023
113400 저는 이번 일에 긍정적인 면도 있는거같아요 [4] 정해 2020.07.10 921
113399 고인의 명복을 빌어야죠. [37] 닉넴없음 2020.07.10 1489
113398 피해자분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4] 하워드휴즈 2020.07.10 1023
113397 듀게는 성역이 아니고 정치적 올바름은 만능이 아닙니다 [11] 예상수 2020.07.10 1173
113396 명복은 안빕니다 [16] 메피스토 2020.07.10 1460
113395 비밀번호. [7] paranoid android 2020.07.10 564
113394 정치인과 현타, 그리고 그 극복 [4] MELM 2020.07.10 713
113393 야구를 무슨 재미로 보죠 [22] daviddain 2020.07.10 987
113392 집중력 강화에 뭐가 좋을까요? [2] 발목에인어 2020.07.10 382
113391 성격이 졸라 급하신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요 [9] 정우 2020.07.10 1158
113390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장을 치른다고요 ? ㅋㅋㅋㅋㅋㅋ [5] 수영 2020.07.10 1140
113389 안희정은 김지은한테 조문 문자를 보냈나? [4] Sonny 2020.07.10 970
113388 반도의 시사회 평이 안 좋군요 [1] 예상수 2020.07.10 6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