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이 크다는건 기대도 크다는 거죠.

네. 비록 제가 더 울버린을 재미나게 보긴 했지만 그거엔 큰 기대를 안 했죠.

기대하기로는 봉감독의 설국열차만 하겠습니까? 거기다가 제가 좋아하는 유명 배우들과 작업했다는데요.


그런데.


일단 간단히 말하면, SF로 보기에는 수준 미달이고, 어떤 우화적인- 그런 것으로 보자면 너무 유치합니다.

제가 느끼기엔요.



하나하나 불만사항을 토해봄미다.

(아 그리고 정확한 건 아니지만 어느 듀게분의 표현을 좀 빌릴게요. 샤워실의 바보님 표현을)


듀게에선가 아니면 어디에선가- 아마 듀게였던 것 같습니다만....

영구 동력 기관의 메커니즘이 궁금하다, 설명이 아쉽다. 이런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글귀를 읽고는 그것은 좀 과한 궁금증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어떻게 에네르기파를 쓸 수 있냐던지, 수퍼맨이 어떻게 태양에서 힘을 얻는지 그런 메커니즘같은건 그냥 그려려니 해 두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 두 영화, 그리고 만화는 SF가 아니죠. 그래도 SF더라도, 저는 그런 설명이 필요 없다고, 그런 의문은 쓸모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근데 영화를 보고 나선 이제는 저도 궁금합니다. 아니 궁금한게 그것만이 아니죠.


우선, 철덕;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열차는 열차만 있어서 달릴 수 있는게 아닙니다. 철로가 조금만 손상돼도 열차는 운행 할 수 없고, 세심한 보수작업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빙하기가 왔다면 철로는 아마 철로되어있을테니, 부피가 줄었겠죠. 쉽게 손상될 수도 있고.


좋습니다. 뭐 그런걸 따지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근데 이 영화가 후반에 고작; 눈사태때문에 열차가 전복되고 망해버리는 장면에 있어서는 저는 정말 끊어진 열차보다 더 잔인하게 부서진 제 기대감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으엉..


이건 괴력을 지닌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클로가 고작 일본도 하나 동강못내는 더 울버린의 그런 사소한 오류랑 다릅니다.

울버린이 일본도 하나 동강못냈다고 영화의 전체적 흐름이나, 주제의식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솔직히 캐나다 Bad ass맨 울버린이 클로로 일본의 상징인 일본도를 동강동강내면 좀 그렇잖아요)

하지만 어떤 세계멸망급 재난 후의 디스토피아적 세계, 그 안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노아의 방주, 열차가 고작 눈사태하나 못 막고 침몰한다는것은

영화의 신뢰도(?)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이 열차는 말 그대로 인류고, 세계고, 사회니까요. 최소한 저는 어떤 방식으로던...뭐 사이오닉 포스필드나, 아님 뭐 자기력 필드-_-같은걸로 열차주변을 방어한다고 설정해놨어도

이것보다는 덜 실망했을겁니다. 열차, 이 기적의 열차와 그 선로만은 어떤 비현실적인 기술을 적용하던 안전하고 완전하게 만들었어야죠. 아니 부서지더라도 고작 꼴랑 눈사태 하나 못 막을걸로 설정해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17년은 어떻게 버텼지.

생각해 보세요. 파도에 침몰하는 노아의 방주 봤습니까?

세계 외부로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해야, 그 안이 하나의 완전한 세계가 되고, 그래야 계급간 갈등에 대한 썰을 작가가 풀 때 좀 집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윌포드는 지금이라도 당장 열차를 멈추고, 열차를 베이스로 해서. 음 마치 게임 문명처럼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나가면 됩니다.

게임 문명에 나오는 바퀴 문자 이런거랑 비교도 안되는 사기 테크놀러지 영구동력이 있습니다.

이거라면 전능까지는 아니어도, 금방 작은 마을하나 재건하는거야 일도 아닙니다. 17년이나 되었다면서요.

하지만 열차는 계속 달립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래서 윌포드가 중증 철도 오덕인줄 알았습니다. 뭐 작품내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고, 인터넷에 쓰여있는 시놉시스에도 그렇게 써 있긴 하지만

영화 최후반에 가서 그는..


아 뭐 하여튼. 다시 영화 시작으로 돌아가서

CW-7은 온난화를 인위적으로 막기 위한 냉매입니다. 이것의 부작용으로 세계는 빙하기를 맞고 멸망하죠..

솔직히 미래까지 안 가도 현재의 과학자들도 인위적으로 온난화를 막겠다는 생각하는 바보는 하나도 없을 것 같습니다..-_-;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학자들이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럼 뻔하죠.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통제하려 하면 대재앙이 온다! 통제나쁨! 기능론 ㄴㄴ해. 윽. 그걸 말하기 위해 영화 속 인류를 바보취급 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은유가 너무 뻔하고 유치해요.


제가 이 영화에 실망한 포인트도 그거에요. 영화를 진지하게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로 보기에는 너무 바보같고 허술한데,

기능론과 갈등론에 대한, 혹은 계급갈등에 대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일차원적임.



하여튼. 열차는 달립니다. 꼬리칸 부터 봅시다.


열차 크기는..인류 최후의 방주라고 보기는 너무 작아보입니다. 꼬리칸에 수용되어 있는 인원이 열차 내 인원의 총 74%쯤 되나보던데,

영화속에 나온 꼬리칸 인원을 봐도 총 인원이 별로 많아보이지는 않는데요..


열차가 너무 좁습니다. 양쪽에 침대하나씩 놓고나면 가운데에는 사람 몇 지나갈 공간도 없어보임.

거기를 통제해 놓고 식량과 물을 주지 않았다니 서로를 잡아먹고 살았답니다. 그럴 수 있죠..

...칼을 들고.

...윌리엄이 열차 탔을때 모든걸 다 빼앗았다던데 칼은 어디서 났을까요?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아비규환 식인카니발이 벌어졌다기에는 너무 좁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는사람 습격해서 먹지는 않았을 것 같던데..

뭐 그냥 이건 열차가 생각보다 길다고 해 둘까요?

그리고 17년은 긴 세월이지만 생각해보면 아기가 17살 소년이 될 나이입니다.

근데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인육을 씹고 아이의 살을 씹었던 사람들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지나치게 꼬리칸이 평안하지 않나요? 사람 사는것같고.


애는 별 생각없이 막 낳는것 같습니다. 특히 꼬리칸 인원은. 글쎄요. 인구증가를 걱정해서 주기적으로 폭동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윌포드아저씨는

그냥 콘돔을 더 보급하는게 낫지 않나요? 어차피 얼마나 많은 인원이 늘어나던 단백질 블록은 무리없이 지급되는 것 같던데.

대단하지 않나요? 사실 이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인구가 얼마나 늘어나던 안정적으로 식량공급이 가능하다는거 정말 대단하죠.

짱짱맨입니다 사실 윌포드는. 비록 그 단백질블록이 바퀴벌레로 만들었어도 말이죠. 근데 바퀴벌레는 뭘 먹고 그렇게 많이 자랄까요?

이런 폐쇄공간에서 에너지는 어느 정도 한정되어있고, 물자는 항상 부족할텐데, 바퀴벌레는 어떻게 그렇게 많아서 꼬리칸 인구의 매일 식량공급을 담당할정도로 많을까요.

영구동력기관으로 복제라도 하나봅니다.


더 나아가서- 커티스가 바퀴벌레를 보고 토악질을 하려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꼬리칸 인원들에 대한 비인간적 처사를 말하고 싶은거겠죠 봉감독은.

근데 제가 보기엔, 저 몇 량 안되는 열차 안에서 극히 부족한 물자를 가지고는 황금칸인원들도 단백질블록을 씹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윌포드가 미래를 생각하는 최소한의 머리가 있다면, 살고싶은 욕망이 있다면.

영구동력기관이 소키워주고 달걀만들어주는건 아니잖아요?

물론 중상류층이 사는 열차칸에는 물고기도 있고 과일도 있고 소 돼지 닭 없는 게 없는 것 같지만, 이건 따지고 보면 말도 안되는 거죠.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신 분은 알겠지만, 소나 돼지등을 치기 위해서 곡물을 먹이는 것 보다 그 곡물로 사람이 먹는게 더 효율이 높고 좋아요.

윌포드는 정말 상류층의 안위에만 신경쓰는 미친 폭군 아니면, 그냥 생각이 없는 정박아 둘 중 하나일겁니다.


다시 꼬리칸으로 돌아가서..

하여튼, 너무 좁은데 섹스하...는건 좀 안 신경쓰일까요? 보면 안에서도 애들 낳고 잘 살던데.

저런 극도로 통제받는 좁은 지역, 식인경험 있음. 극도의 기아 경험. 차별...포스트아포칼립스.

이런 상황에선 굉장히 독특한 문화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어서 일처 다부제. 그리고 그것을 통한 여성지위 상승이라던지.

섹스와 출산에 대한 수많은 금기들..예를 들면 식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기를 잘 낳지 않게 되는 그런 문화라던가. 

북한 수용소에는 꼬리칸보다 더 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성욕은 어쩔 수 없는 인류 근본의 본능이라서..좀 무서운 이야기지만 가족 간 근친도 종종 일어난다고 합니다.

뭐 하여튼...


커티스는 혁명을 준비합니다. 근데 오래 준비했다고 치기엔 계획이 좀 단순한 것 같지만..음. 좋아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통제하는 군 병력입니다.

총알이 없지 않아요. 총알이 있었어요. 왜 그들에게 총알을 주지 않았죠?

꼬리칸을 그딴 식으로 대하지 않아도 당연히 불만이 폭증하고, 반란;이 일어날 건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만한 당연한 일인데.

그들은 결국 빈 총만들고다녔어요. 무기가 없죠.

이건 뭐죠?

봉감독이 말하고 싶은건 그들은 빈 총같은 허구적 공포로 우리를 통제하고 지배한다. 뭐 이런건가요?


다음 칸으로 넘어갑시다. 

송강호랑 고아성..


거기 통제칸. 감옥칸 맞죠?

근데 그거 시체넣어놓는 곳 아닙니까...그거 왠지 일본인 순사보다 더 독랄한것 같은데..

최소한 생체유지기능도 보장 못 해주잖아요..밥은 먹을 수 있나?

하여튼 크로놀 중독으로 쳐넣어놨답니다.

근데 상류층칸 가보면 알겠지만 중독 안된놈이 없던데..


하여튼, 송강호는 왜 깨자마자 주위사람을 두들겨 패는거죠?

미쳤나?


다음.

아아..

크로놀 이야기를 하고넘어가야죠.


인화성물질이자 코로 흡입하면 환각작용을 하는 향정신성 물품. 왠지 신나생각나네요. 부탄가스라던지..

이거 산업폐기물이라던데요? 설정상.

좋습니다. 근데 이거 기억나시나요? 꼬리칸 뒷골목같은 어디 냄새나는 칸에서 주인공 커티스는 이걸 사죠.

근데 산업폐기물이면, 엔진룸이 있는 앞쪽에서 유입될 수 밖에 없는건데요.

주기적으로 생산이 되니까 열차내에 퍼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제가 커티스라면 딜러를 족쳐서 윗 칸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다른 길을 한번 알아볼텐데요.


그리고 윗칸 상층부 누구는 왜 꼬리칸으로 크로놀을 뿌렸을까요? 뭘 얻으려고?

꼬리칸의 거지같은 꼴로는 상층부에게 뭘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던데요..

설마 댓가로 단백질바를 받던데, 그게 먹고싶어서 뿌리나?

그럴리가요....


윌포드가 머리가 있는 지도자라면 열차 내에 상층부고 하층부고 저 정신나간 마약이 퍼지는걸 보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아니 그건 메이슨이든 누구든 지도층 누구던지 제정신이라면..

거기다가 저거, 거의 c4비슷하게 주물거리고 심지만 붙여 놓으면 대폭발할 정도로 민감한데다가 파괴력도 좋은 1급 폭약이던데-_-;

꼬리칸 사람들은 이게 무기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나봅니다.

이거 그냥 투척용 폭약해도 될텐데..


그리고 윌포드는 사람들이 폭탄가지고 놀게 왜 냅두는걸까요..

상류층들이 있는 칸은 불도 있든데..


아아, 그리고 영구동력기관이 산업폐기물이 생기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흠.



다아아아아음칸 넘어가죠.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집단 난투씬..입과 턱 부분만 뜯어놓은 검은 복면 너무 멋지던데요. 눈은 잘 안 보일 것 같지만.

비아냥대는게 아니라 진짜 매력적이었어요. 가지런한 하얀 입술로 씨익 웃는 광신도 집단. 냉병기 소지. 잔인함. 멋있지않나요?

씨익 웃는 그들의 표정이 그들의 광기를 나타내 주는 것 같음.


어쨌든. 꽤 단련된 인물들일텐데, 꼬리칸사람들과 호적수를 이루고 고작 어둠을 틈타 야시경으로 이기는게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아, 이 장면에서 슬로모션은 괜히 넣었다고 생각해요. 액션에서 김을 팍 빼버림.

이 열차칸은 그냥 제가 좋아해서 말해 봤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서..

아쿠아리움이 있던데..위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제한된 자원밖에 없는 주제에 아쿠아리움이라니..돌은거죠. 뭐 노아의 방주처럼 바다생물 보존목적이면 모를까..

근데 북극곰이 살아남을 정도의 환경이라면, 굳이 보존 안하고 바다에 놔 주어도 살 놈은 살걸요.

물론 그 잘난 기능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껴놓은게 너무 눈에 튑니다만...


초밥 요리사가 흑인인건 좋았습니다. 재밌었음.


온실에서 나무도 키우고, 가축도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위에서도 했으니까 뺄게요.

단 소와 돼지 닭을 키우려면 정말 공간이 많이 필요할텐데....흠..

새해 기념 달걀의 수를 봐도 닭이 한 두마리는 아니더라구요.

넘어가죠.


이 다음부터는 그냥 상층부가 얼마나 말도 안되는 개판인지에 대해 적겠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화난 부분임.


유치원-거주지구-술집-병원, 미용실, 옷가게등등- 클럽


뭐 요렇게 있던 것 같아요.

근데 있잖아요. 중상층류 열차칸 사람들은 사람 맞나요?

그들도 꼬리칸 인간들인게 뻔한 것들이 피칠갑을 하고 앞으로 가는데, 총리가 허벅지에서 피를 흘리고 손에는 수갑을 찼는데, 

아이들과 교사는 침착하고, 뜨개질 하는 할머니는 뜨개질만 하며, 눈이 마주친 치과 간호사는 매력적으로 웃고, 그 밖에 등등등은 그냥 정글북 모글리 보듯 합니다.

이사람들은 지능이 있나요? 아니면 정신억압이라도 했나요? 이게 사람인가요?

대대적으로 세뇌당했던 아일랜드의 클론이나 약먹던 이퀼리브리엄의 인류가 더 인간적입니다.

카메라가 그들을 비추고 지나가는 그 장면은 박물관 박제전시를 보는 눈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어요.

대체 봉감독이 상류층을 이렇게 묘사하는 이유가 뭔가요? 무슨 의도죠?

전 진짜 모르겠어요.

그들은 사람이 아닌건가요?


유치원 칸은 그냥 세뇌교육에 대해서 말하려고 마련해 둔게 뻔히 보이는 칸이죠. 기관총 씬은 좋았지만.

하층민들은 게을러서 성공 못한다는 그런 류의 말은 아주 전형적인 발언이었습니다.제대로 교육했다면 통제해서 못 올라오는걸 알텐데? 그리고 상층부는 당사자 앞에서 이상한 소리 하지말란 예의는 아이들에게 교육하지는 않나봅니다.

뭐 하여튼..


올라가..기 전에.

총격전 이야기부터 합시당.

자..그 대머리 백인 아저씨. 그 아저씨 뭐죠. 왜 군경한테 총쏘죠?

이건 뭘 비유하는거죠..? 상류층은 아주 포악합니다?

거기다가, 총알을..생산할 수 있나요? 화약공급이 안될텐데.

된다고 하는게 더 웃기죠. 보면 m4에 도트사이트도 달아놓은 버전도 있고, 스콜피언 기관단총도 있고, 권총도 있던데.

그걸 다 생산한다라..정비하고..탄 구경도 다릅니다. 화약도 다르고.

자 그럼 여기서 총알은 아주아주귀한 멸종위기급 성유물급 무기일텐데. 그거 막 쏘네요?

더구나 아주아주 성스러운 열차에 구멍내는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거 어떻게 처리할려고 그러시지..


그리고 그 아저씨, 목이 졸리고 옆구리에 칼이 박혀도 살아돌아오네요.

고아성이 무서워서 총 난사한거 이해 갑니다. 그게 사람입니까 좀비지.


다시 넘어가서..



클럽..좋아요. 클럽칸 이야기를 하죠. 댄스플로어든, 쉬는 곳이든 그 어디든 약을 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환락에 빠져있던데..

아무리 호화칸 승객들이라지만 좀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할 게 그렇게 없나? 하긴 없어보이긴 합니다만..

근데, 후반부에 가서 그 댄스플로어에 춤추던 애들 왜 미친놈처럼 무기들고 쳐들어오나요?

저는 그 신에서 혹시 그 댄스파티는 바포메트를 섬기는 사교집단의 흑마녀집회인줄 알았습니다; 아니왜?

송강호가 마약 뺏아서?

왜죠? 왜? 왜?

아까도 말했지만, 더욱 더 저는 앞칸 사람들이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비인간성이 돋보인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 아니고 컴퓨터 npc같아요.

네 맞아요. 허벅지에 칼맞고 협박당하는게 뻔한 총리랑 같이 온 일행에게 묵묵히 초밥쥐어주던 요리사처럼 그냥 npc라구요.

그냥 윌포트 전 칸에 도달하면 스크립트로 그냥 갑자기 미쳐서 돌진해온 것 같음.


여기서 잠깐 정리좀 할게요.

커티스는 이 부조리를 혁파하고 열차의 위계를 바꾸기 위해서 돌진.

윌포드 이하 지배층은 각자 사회에는 맞는 위치가 있다고, 기능론 설파중.

송강호 혼자만 외부탈출 주장(그러나 두 측에게 모두 미친놈취급당함)


자 이제 윌포드칸으로 가 봅시다.

아. 윌포드도 열차에 손상가는거 싫어하는 거 맞아요. 그러니까 문 폭파시키려고 하니까 비서가 총으로 쏴서 저지하고 커티스만 안으로 들이죠.

음....


윌포드는 왜 나왔죠? 속된 말로 장광설로 썰풀려고 나왔습니까?

저는 이 캐릭터가 좀 더 철덕스런 모습을 보여줄 줄 알았습니다.어떤..왜 열차여야 했나, 이 방주를 만든 노아로서의 이야기.

그러나 정말로 지루하고 단순해서 더 지루한 이야기만 하더군요.

물론 커티스는 개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길리엄 이야기가 그의 심혼을 진동시키죠..


길리엄..


여러분은 아무리 숭고한 이상을 지니고 있더라 하더라도 자신의 팔다리를 잘라 남에게 먹이는 사람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자기는 바퀴벌레로만든 음식만 먹고살죠.

비록 열차, 아니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두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그 아비규환내에서 그 노친네가 살아남았던 방법도 궁금합니다.

인간말종이었다던 옛날 커티스라면 저는 길리엄도 죽이고 그냥 애를 마저 죽여서 다 먹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감회되긴 했겠죠. 커티스가. 근데 다른 사람도 다?

혹시 길리엄은 고타마 싯달타 아닐까요..?

그리고, 길리엄과 윌포드는 서로 연락은 하지만. 계획된 거긴 하지만, 쪼금 더 상층부를 범했다는 이유로 길리엄은 죗값을 치릅니다.

이것도 사람인가요? 혹시 정말로 신의 아바타 아닐까요? 길리엄은 자신이 죽을 줄 알고 있었을겁니다.


윌포드는 자기랑 친구라고 했지만, 이 사람같지도 않는 버튼누르면 대사뱉는 npc는 별로 슬퍼하지도 않더군요.


윌포드는 심지어 나중에 폭탄이 터지려고 할때도 시크한척 대사하나 뱉더니 고기를 먹습니다.

고기 좋죠..스테키 나도 좋아해..

근데 윌포드에게 열차는 세계고, 사회고, 인류인 아주 소중한건데

그 상황에서 쿨식하게 고기씹게 생겼습니까? 이것도 이해가 안 갑니다.


어쨌든, 분명 커티스는 멘붕했어요. 그건 훌륭한 표정연기로도 드러남.

아마 좀 더 뽐뿌질 했으면 2대 리더가 되었을 것 같지만(고아성이 불달라고 달려왔을때 밀치기까지 함)

고아성이 낼름 다녀와서 바닥뜯고 살아있는 부품으로서 소비되는 애기들 보여주니까 급 맘을 다시먹음.

저는 여기서 아아 미국놈들이란 역시 애기가 죽는다는건 못본다는건가 야 니네 고아성도 미성년잔데 걔는 영화내에서 술도하고 마약도 하는데 심지어 총질도하고 그건 괜찮냐...............뭐 

이런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네. 아무리봐도 어떤 기능/갈등론적 고민이 아니라, 아아 그냥 애기가 착취받음-역시 윌포드 개놈-나쁜놈!

야 가서 그냥 이도저도아닌데 폭탄이나 터트려라!

이건 것 같애요..


다음.


엔딩에서 북극곰을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야 밖은 전부 죽지 않았다, 생명이 있다 희망이 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북극곰은 맹수 중 맹수고 아주 흉포한 맹수라..먹이를 찾기 힘든 그 극한상황애서 인간 애기들을 본 순간 맛있게 배를 채웠을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북극곰이 살아남았다고 인간이 살았다고 보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얼어죽은 7인도 얼마 못 갔다면서요. 아 근데 잠깐. 그 7명은 어떻게 내린거죠? 뛰어내렸나? 달리는 열차에서? 아니면 열차를 세웠었다는 이야긴데..





제가 보기엔요. 포스트 아포칼립스영화로 보기에는 너무너무 느슨해요.

그럼 이건 어떤 우화겠죠. 

감독이 이 원작 만화에 주목한것도

극한 상황안에서 딱, 그 열차 하나에 집중해서 폐쇄된 하나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그러면서 칸이 나눠져있고, 계급적으로 말이죠.

거기다가 영화제작비도 좀 줄어들겠고.


아 근데 그러긴 말이에요. 너무 단순하고 우스꽝스럽지않아요?

꼬리칸을 억압하는 앞 칸 놈들은 머저리에다가 무능력자고, 약이나 해서 미친놈들 천국이고 환락에 빠져삼. 정보 통제나 함.

그리고 그 리더란 놈은 고등학교 사회시간에나 나올법한 기능론 이야기나 하고있음.

끝.

?


아아 누가 봐도 나쁜놈이네-

윌포드 나쁜놈!



이게 뭔가요..그리고 그 비유라는것도 너무 일대일로 단순히 도치되는 아주 직설적인...그런 건데. 

이게 살인의 추억의 그 감독이 맞나 싶네요. 한국적 소재를 다룬 한국영화와 그렇지 않은 헐리웃 영화의 차이인가 봄미다.






다시 돌아가서 송강호 부녀 이야기좀.


송강호 참 웃깁니다. 17년동안 열차 안에 있었고, 윌포드 코퍼레이션에서 엔지니어로 있었다는 사람이 영어하나못함.

그건 됐고, 약쟁이에 감방에 갇혀 있던 사람이 무력은 왜이렇게 쎄던지. 커티스도 실갱이해서 이기고, 좀비 아저씨도 이깁디다.

중간에서 도끼휘두르는 혈투극에서도 이기고.


좋아요. 다 좋은데..요 정도는 캐릭터라고 칩시다. 

일단, 크로놀 모아서 뻥 터트릴 생각이었으면 굳이 중독이라고 감방에 갇힐만큼 맡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냥 클럽가서 몇개 모아서 뭉쳐서 뻥 터트리면 끝 아닌감.


그것도 그렇다 치고..


봅시다. 이게 단순한 악-숀 영화가 아니라 어떤 의도하는 바가 있는 영화라면.

좋아요.

커티스가 대표하는 갈등론과(편의상 그렇게 부를래요 갈등론이라고)

윌포드가 대표하는 기능론과


이 두 가지의 대립과 계급갈등이 영화의 주 내용일텐데.


아주 웃긴 점은 커티스는 후반에 길리엄의 배신? 숨겨진 비밀? 때문에 멘탈이 부서져요.

네. 제가보기엔 그래요. 윌포드가 이겼어요.

웃기죠? 이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우화적이라면 더 웃김.

그리고 고작(!)애기 보고 맘을 돌려먹는것도 웃김.

역시 미국인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어느 분이 지적하셨듯, 이 미친 폐쇄적 환경의 열차는 오래 못가요. 아니 오래갈 필요도 없고.

당연히 누군가는 밖으로 나가려고, 탐사하려고 해야합니다.

그게 솔직히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아니 당장 수뇌부가 그래야하는거 아닌감.

저는 그러질 않고 열차에만 타 있길래 이게 무슨 열차신앙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하여튼 그런 지극히 당연한 제3의 길을 누가 제시하냐?

바로 송강호가 합니다.


송강호의 비중은 결코 적지 않아요. 제 2의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관합니다.

실제로 멘탈 나간 커티스를 버려두고 송강호는 폭탄도 만들어설치해, 미친놈들도 막아내, 좀비요원도 때려잡아, 커티스도 두들겨 놓지. 커티스 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 송강호의 의지대로 열차는 폭파되고 마지막에 밖으로 나가는 엔딩..

그럼 결국 송강호 뜻대로 됐네요.


그럼요.

기능론/갈등론 쌈하는 건 뭐죠..

맥거핀인가요..

제가보기엔 엔딩 꽤나 괴악해요. 야 모르겠다 하고 펑 터트린것 같은 기분마져 듭니다.

그렇게 영화 내내 계급갈등에 힘을 줘 놓고 마지막엔 이게 뭡니까.

갑자기 우화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내용으로의 회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새로운 제3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봉감독의 주장?



모르겠네요.

윽. 생각나는대로 주절거리다 보니까 너무 길고 정리도 안되고 

난잡해서 더 생각나는거 있음 다음에 쓸게요.






제가 이렇게 여러가지에 대해서 길게 쓴 건..

그래요. 솔직히 빙하기를 무한히 달리는 열차라는게 아주 매력적인 소재인데 이걸 고작 이렇게 썼나 하는 아쉬움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제대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려줬다면 더 재밌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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