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해서 하는 낙서질

2022.03.16 04:58

어디로갈까 조회 수:591

  •  업무 때문에 처음 만난 상대에게서 연봉이 얼마냐는 난데없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런 질문은 낭만주의자에게나 의미가 있지, 리얼리스트에게 던져봐야 무의미한 것이죠. 업계의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사람들인데 꼬리를 숨기지 않고 책잡힐 그런 질문을 한 의도가 뭘까요.
    기본적인 정보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만났을 때, 질문이 환기하는 효과란 게 있기 마련이지만 질문의 반향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두 손으로 가슴 싸안고 지내다 밖으로 나와선 이상한 소리라도 뻘소리라도 해야지만 삶의 의욕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뭐 그러면서 인간 원래의 기원과 역사적 내력도 시시콜콜 파헤치고 나눠보고 할 수 있다는 것도요.
    현재에 올인한 진지한 리얼리스트들, 자신의 현재도 흩어지지만 책 잡히지 않고..
    그런 대화를 장장 4시간 들었더니 귀가, 정신이 아직 멍멍합니다. 20억 정도의 회사돈이 얽힌 문제에 대한 맥락없는 요청을 거절했더니 모욕감을 느꼈다는 듯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인사도 없이 나가버리더군요.

  • 집으로 돌아와 맥주라도 한잔 하고 잠들었어야 했는데 너무 지쳐서 반 기절 상태로 밤을 보내고 지금 일어났습니다. 새벽 3:30 감정이  너무 텁텁합니다. 지금이라도 맥주 한 잔 해볼까 싶군요. 그런다고 개운해질 것 같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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