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2 11:43
1. 제목의 "많이 별로이다..."라는 게 말이 되는 표현일까요ㅎㅎ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ㅎㅎ
암튼 어제 콜 봤는데 전 무척 실망했습니다.
일단 플롯이나 영화적인 표현 방식이 "프리퀀시"랑 너무 비슷하더군요.
물론 기본적인 아이디어야 비슷할 수 있죠.
비슷한 설정 영화는 심지어 같은 해에 한달 간격을 두고 나왔기도 하고 (동감)
최근에는 넷플릭스 스페인 영화 중에도 비슷한 아이디어 영화가 있었는데 (폭풍의 시간)
같은 아이디어임에도 나름의 개성은 인정받을만한 영화들이니까요.
그런데 콜은
그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데에 있어서
나름의 참신한 이미지나 플롯이 별로 없는 느낌이더군요.
사실 논리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판타지 설정이긴 하고, 그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이야기에 녹아들어갔는지가 관건일텐데,
콜의 이야기 방식은 적어도 제 취향은 아니네요.
설정을 너무 빠르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박신혜 캐릭터도 이상했지만
뜸들이지 않고 설득해버린 설정을 충분히 재밌게 활용하지도 못한 느낌이랄까요.
이야기 전개 방식 외에도 두 배우의 연기에 저는 별로 몰입이 안되더군요..
박신혜의 연기는 이야기나 장르에 별로 어울려보이지 않았고..
이 영화에서의 전종서 연기를 좋게 보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좀 오버하는 것 같았고.. 일반인이 생각하는 "미친" 이미지를 단선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은..
반사회성 인격장애라고 언뜻 지나가던데 그런 특징을 좀 더 연구했으면 좀 더 입체적이고 섬뜩한 이미지로 그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건 연기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시나리오가 그런 방향이었어야 가능했겠지만요.
2. 런은 감독의 전작때문에 무척 기대했던 작품인데,
전작에서 보여준 만큼의 참신한 이야기나 구성은 아니었지만
서스펜스 연출이 탁월하고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그냥 이렇게 끝나나? 했던 이야기를 마지막에 한번 포인트를 준 것도 좋았고요ㅎ
3. 프리키 데스데이도 개봉을 무척 기다린 영화입니다.
전작 해피데스데이를 재밌게 보기도 했고 설정도 매력적이어서 기대했는데..
기대를 완전히 충족한 정도는 아니지만 장르팬으로서 즐길만 했습니다.
씻지도 않고 누런 이 하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이유없이 썰고(;) 다니는 제이슨/마이클마이어스류의 살인마가
몸만 바뀌었을 뿐인데 머리 질끈 묶고 레드 재킷 패션 센스 자랑하며 다니는 건 좀 희한했지만
애초에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게 영화의 목적이기도 했었고 (포스터에 대놓고ㅎㅎ)
그냥 커다란 몸집의 남성 신체에 갖혀 숨겨왔던 본능이 표출된 것으로 이해를...ㅎㅎ
보통 이런 식의 신체교환물(!)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아름다운(?) 결론이 클리셰인데 이 영화에서도 나름대로 적용한 듯 한 것도 재밌었네요.
다만 전체적인 플롯은 90년대말-2000년대 초 반짝 유행한 슬래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서.. 2020년다운 변주와 좀 더 발랄함(ㅎㅎㅎ)을 기대했는데 아쉬웠습니다.
뭐 이것저것 불평은 했지만
이런 영화들이 줄지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ㅎ
2020.12.02 13:33
2020.12.02 14:03
사마라 위빙도 매력있고 레디올낫도 재밌죠!!
2020.12.02 15:27
시작하고 12분만에 멈춘 1인입니다.
멈춘 이유는 ‘너무 무서워서’ -_-;;
한국 호러물은 같은 소재와 전개라고 해도 다른 나라의 것들보다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이유는 ‘친숙한 생활환경’이 주는 공포의 리얼리티? 라고 하더군요.
그런면에서 한국판 호러물은 일단 점수 50점은 먹고 들어가는거죠.
누구나 다들 한번즘 다녀봤을 (한국식)학교공간이 대표적인데, 저에게 콜은 ‘시골의 외딴집’ 설정이 주는 공포가 엄청 나더군요. 곡성도 안 멈추고 다 봤는데....
개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시골의 ‘외딴집’에 여사님께서 살고 게신데 코로나 오기전에는 일년에 서너번정도 방문하고 한번 방문하면 사오일 정도는 지냅니다.
밤에 마당으로 나오면 정말 무섭습니다. 그믐 무렵에는 집 뒤와 옆쪽으로 아무것도 안보여요. 집 앞도 과수원 너머 저 멀리 가로등도 없는 지방소도가 구불 구불 내려와 아랫동네쪽으로 이어지는 실루엣 마저 으스스합니다. 한여름에도 저절로 소름이 돋고 머리가 쭈삣해집니다.
듀게에 연이어 올라오는 호평에 다시 시도를 해볼까 고민하던 찰라에 이 글이 올라와서 다시 번뇌에 빠지게 합니다.
사실 배우들만 보고 영화를 보고 싶기도 한데;
2020.12.02 16:08
사실 영화 상의 집 구조 때문에 한국시골외딴집 보다는
외국 호러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외딴 고저택 클리셰가 더 떠오르긴 했습니다ㅎ (+ 기둥뒤벽안에 공간있다 클리셰...)
일단 호/불호 갈리는 것 같긴 하지만, 다른 분들은 호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동진도 별 세개에 전종서 연기를 높게 쳐 준듯 합니다.
저는 까도 보고까자 주의라 일단 보시는 것을 추천ㅎㅎㅎ
2020.12.02 17:34
런과 프리키 데스데이도 넷플에 있는 영화들인가요? 재밌을 거 같은데 넷플에 검색하니까 안나오네요...
.
전종서씨가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보여준 건 아닌 거 같아요. 헌데 seizure는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서 가장 그럴듯하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2020.12.02 18:02
런, 프리키 데스데이는 최근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2020.12.03 13:05
경기하는 거 진짜 연기 실감나게 하긴 하더라고요ㅎㅎㅎ
사실 영화에서 꼭 인격장애 보여줘야 하는 건 아닌데 그냥 스쳐가듯 용어가 지나가서ㅎㅎ
2020.12.02 21:10
2020.12.03 13:07
인격장애 실제 있는 사람 접해보니 저렇게 미친 연기 말고 좀 더 현실적으로 묘사하면 더 섬뜩할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아요ㅎ
워낙에 연기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배우라ㅎㅎ
근데 어설픈 거짓말이나 갑자기 화내는 것 말씀 듣고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네요!
2020.12.02 23:57
뭐 과거와 교신하는 두 젊은 영혼의 이야기는 그 유명한 환상특급 에피소드도 있었고 은근 흔한 소재이긴 하죠.
그래도 과거의 인물을 막나가는 살인자로 설정해서 과거 쪽에 권력을 쥐어주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벌이게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그걸 개연성 있게 전개하는 부분에서 실패가 많다는 부분에는 공감하구요.
다만 저는 전종서의 캐릭터는 상당히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신줄 놓은 싸이코인 건 맞는데 은근 그 입장을 이해하고 싶어질만한 떡밥들이 툭툭 주어져서요. 박신혜가 조금만 더 침착하고 현명했더라면 충분히 무사히 넘어갈 수 있는 상대였던 것인데요... 그게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겠지만 결국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뭐. ㅋㅋ
2020.12.03 13:09
그쵸 과거랑 교신하는 걸로 따져보면 많겠죠? 환상특급 좋아하는데 제가 못본 에피소드인가봐요ㅠ 찾아봐야겠네요
박신혜가 좀 더 침착하고 현명한 캐릭터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정말 컸습니다ㅠㅠ 콜에서의 박신혜는 별로 매력이 없었어요ㅠㅠ
2020.12.03 19:29
관련된 환상특급 에피소드 제목은 'A Message from Charity' 입니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바로 여러 개 나오는데 한글 자막 버전은 없네요. 한국 방영시 제목은 '과거에서 온 소식' 아니면 '과거에서 온 메시지' 였나봐요.
80년대 환상특급의 명 에피소드 얘기할 때 단골 손님 중 하나인데 무시무시하고 임팩트 강한 스토리가 아니라서 그런가... ㅠㅜ
어려서 처음 봤을 때 참 아련하게 감동적인 에피소드였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