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작입니다. 에피소드 10개로 한 시즌 구성하는 시리즈구요. 편당 시간은 한시간 조금 안 되는 정도. 특별한 스포일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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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피콕은 웨이브와 독점 계약 맺었던 걸로 아는데 왓챠가 집어왔네요. 웨이브가 점점 힘이 빠지는 느낌.)



 - 라이언 존슨의 '글래스 어니언'을 보면서 대충 이런 생각을 했었죠.

 아무래도 전작만큼 미스테리가 재밌진 않지만 그래도 이런 탐정물 분위기는 참 그럴싸하게 잘 만드네. 이런 시리즈 많이 만들면 좋을 텐데 그럼 각본 만들기가 힘들겠지. 그렇담 그냥 티비 시리즈를 만들어서 작가들 잔뜩 기용해다가 에피소드식으로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뭐 이랬었는데요. 알고 보니 그때 이미 거기 카메오로 나온 나타샤 리온을 가지고 딱 그런 형식의 작품을 만들고 있었네요. ㅋㅋㅋ 몰랐습니다. 그때 LadyBird님께서 댓글로 이 드라마 정보를 알려주셨지만 이렇게 딱 떨어지는 성격의 시리즈인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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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인형처럼'에 이어 다시 단독 주인공!!! 마흔 넘어 전성기!!! 에다가 이 시리즈에는 제작자로도 참여했어요.)



 - 그러니까 에피소드마다 다른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는 형식입니다. 그리고 라이언 존슨답게 레퍼런스가 있어요. '형사 콜롬보'요. 시작할 때 늘 주인공 없이 그 에피소드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요. 그렇게 누구 하나 죽고 나면 '며칠 전' 으로 역행하면서 나타샤 리온이 나타나요. 알고 보면 그 사건이 벌어진 장소와 관계자들 곁에 나타샤 리온이 있었고. 그래서 이 분이 사건의 냄새를 맡고 수사를 해서 해결을 하는 거죠. imdb에 따르면 아예 드라마 타이틀과 크레딧 폰트까지 콜롬보 것을 그대로 갖다 썼다니 당연히 팬심에서 나온 구성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형식 하나가 더 얹혀져 있는데요. 첫 에피소드가 끝날 때 우리의 주인공은 악당 재벌에게 쫓기는 몸이 되어 스마트폰도, 신용카드도 못 쓰는 상태로 자동차 한 대에 몸을 싣고 미국 여기저기를 떠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잠깐 돈 벌어서 생활고 해결하려고 들른 곳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거죠. 이런 떠돌이 모험물도 예전에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엔 별로 안 보여서 반갑고 좋더라구요.


 덧붙여서 처지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은 첨단 문명 이기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핸디를 안고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그 재벌 끄나풀이 있을까 무서워서 경찰도 못 불러요. 그러니 '과학 수사' 같은 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결국 옛날 옛적 소설 속의 '명탐정'들 같은 추리 쑈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여러모로 머리 많이 쓴 설정이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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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에 셰비니가 나오는 게 반갑고 좀 웃겼습니다. 이 분이 '러시아 인형처럼'에선 나타샤 리온의 엄마(...)역으로 나왔잖아요.)



 - 다만 우리 시나리오 작가들 주인공님에겐 한 가지 사기 옵션이 붙어 있는데요. 그게 뭐냐면, 사람들의 거짓말을 바로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적중률 100%! ㅋㅋㅋ 아무 설명도 없고 뭣도 없어요. 그냥 압니다.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정도까진 아니고 (그럼 추리고 뭐고 필요가 없어지니까) 그냥 거짓말만 확실하게 눈치 챈다... 는 식이구요. 그래서 다들 사고나 다른 범인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사건이 범죄라는 걸 눈치채고 수사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죠.


 사실 이게 너무 사기 스킬이라 이걸로 무슨 추리물이 되나... 싶지만 그래도 각본을 영리하게 써서 매번 핑계를 잘 만들어냅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좋은 사람인 줄 알고 친해져서 자기 거짓말 탐지 능력도 다 알려준 사람이 범인이라든가. 혹은 가서 물어봤는데 상대방이 버럭버럭 화를 내며 동문서답을 해서 체크가 안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매번 자연스럽게 핸디를 만들어 줘요. 오히려 이걸 갖고 범인과 주인공이 머리 싸움을 벌이는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꽤 성실한 각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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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샌가 타고난 빌런 마스크가 되어 버린 에이드리언 브로디. 참 신기하죠. 젊을 땐 어벙벙해 보일 정도로 착한 마스크였는데요.)



 - 근데 뭐... 원작 따로 없는 창작 시나리오로 추리극 열 편을 한 시즌에, 그것도 다 고퀄로 뽑아내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죠. 그래서 이 시리즈도 다른 에피소드식 시리즈가 다 모두 다 빠지는 구덩이에 살짝 빠집니다. 에피소드별로 편차들이 꽤 있어요. 개인적으론 대략 3~4번 에피소드까지가 추리물로서 괜찮았고, 이후의 에피소드들은 상대적으로 힘이 좀 달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각본가들이 성실한 건지 총책임자 라이언 존슨이 머리를 잘 쓴 건진 모르겠지만 그 후반 에피소드들도 다 볼만은 해요. 왜냐면 그렇게 추리 파트가 좀 부실한 에피소드들은 다른 것들로 재미를 채워 넣거든요. 그러니까 범인과 주인공간의 드라마라든가, 그냥 설정 자체가 흥미롭다든가, 아니면 영화처럼 신경 많이 쓴 연출을 집어 넣어서 구경하는 재미라도 강화 한다든가, 이도 저도 안 되겠다 싶으면 유명 배우가 게스트로 출동한다든가... 뭐 그렇습니다. ㅋㅋ 그래서 결과적으로 끝까지 흥미 잃지 않으면서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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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런 바킨. 기억하십니까. 전 중딩 때였나, 아무 생각 없이 극장 가서 본 '스위치'로 기억하는데... 음. 지금 생각해보니 참 엄한 영화였네요. 특히 결말이.)



 -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것, 제가 이걸 재밌게 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타샤 리온입니다. 

 이 분이 그 독특한 마스크와 표정으로 담배를 뻑뻑 피우며 만사 귀찮다는 듯이 걸걸한 목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으면 그냥 즐거워요. '러시아 인형처럼'에서 이 분 캐릭터랑 좀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암튼 되게 잘 어울립니다. 정말 겁도 없이 정말 위험한 상황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놓고 스스로 자책하고 투덜거리고 그러는 상황이 되게 자주 나오는데, 어찌보면 대책 없는 멍청이 주인공 같지만 그걸 이 분이 연기하니 짜증도 안 나고 걍 귀엽습니다. ㅋㅋ 

 그리고 이 시리즈 장르가 기본적으로 '코미디'거든요. 매번 사람이 몇 명씩 죽어 나가고 삭막한 사건들이 꼬리를 잇지만 어쨌든 베이스는 코미디입니다. 그래서 이 분 캐스팅이 더 빛을 발한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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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들 나오는 에피소드도 사실 엄청 무거운 내용인데 그래도 시작부터 끝까지 웃깁니다. 코미디!!!)



 - 암튼 대충 마무리하겠습니다.

 라이언 존슨의 추리물... 이 아니어도 암튼 추리물 좋아하는 분들이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취향에 안 맞을 순 있겠지만 절대 허접한 시리즈는 아니니까 기본적으로 평작 이상의 재미는 제공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나타샤 리온 좋아하시면 꼭 보시구요. 평소 라이언 존슨 스타일 좋아하는 분들도 그냥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에피소드 별로 다른 범죄가 펼쳐지는, 대체로 짠한 드라마가 깔리는 시리즈 좋아하는 분들도 보실만 할 겁니다. 

 저는 넘나 재밌어서 에피소드 열 개를 이틀만에 다 봐 버리고 이제 '다음 시즌을 내놓아라!!'라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ㅋㅋㅋ




 + 아, 참고로 시즌 피날레는 다음 시즌이 안 나와도 될만큼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시즌 2 제작은 확정이 되었죠. ㅋㅋ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헐리웃이 대규모로 파업 중이고 라이언 존슨도 그 파업을 열렬히 지지 중이라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언제 다음 시즌을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군요. ㅠㅜ 원래는 내년 초쯤에 나올 계획이었다고 하니 밀려도 어쨌든 내년 안에는 나오길 기원해 봅니다.



 ++ 누가 라이언 존슨 아니랄까봐. 열 개 에피소드 중 가장 웃기는 에피소드는 배경이 텍사스이구요. 그럼 이 양반이 뭘로 웃길지는 대략 뻔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

 근데 진짜 웃겼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누군가(?)를 갖고 해괴한 개그를 하는데 정말 어찌나 웃기던지.



 +++ 이걸 보고 나면 '옥자'를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정말로 아주 강렬하게 '옥자'를 홍보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ㅋㅋ 진짜 어처구니 없이 웃기는 장면인데, 정말 이 양반은 자기 팬심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네요.



 ++++ 유명한 배우들 참 많이 나오는데 일일이 언급하진 않겠구요. 클레어 듀발은... ㅋㅋㅋ 나타샤 리온이랑 커플 몇 번 하지 않았나요. 암튼 여기도 나옵니다.

 그런데 저한테 가장 반가웠던 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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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크고 선명하게 보이시는 분은 다들 아시다시피 (근데 전 못 알아봐서 검색으로 확인했어요. 안면 인식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뭐뭐뭐'의 따님이시구요.

 그보단 뒤에 흐릿하게 계신 저 분! 드디어 목소리가 아니라 육신으로 출연하셨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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