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problem

2011.08.08 23:30

마르세리안 조회 수:2531

1.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오늘 조사된 지지율 조사결과 문 이사장은 손학규 대표를 다시 제쳤습니다. 아직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격차는 많이 나지만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결과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분되는 결과일껍니다. 문 이사장의 지지층들은 말이겠지요.

 

2. 그렇다면 문 이사장은 왜 '뜨고'있는 걸까요. 본인 스스로가 정치에 소극적이며 당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야권 내부에서 문 이사장을 적극 후원하는 세력도 없는 형편이지요. 그는 단적으로 말한다면 '이방인'입니다. 그럼에도 상승세는 뚜렷하고 대중과 언론의 관심도는 연일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제대로 되어야 문 이사장의 쓰임새가 결정될 것이고 동시에 2012총선과 대선의 향배 역시 결정되겠지요.

 

3. 어쩌면 답은 이미 나와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존 야권 후보(손학규, 유시민,정동영)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권의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꾸준히 30%를 찍는 상황에서 야권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문 이사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열렬한 문 이사장 지지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발언에서도 언급됩니다. "문재인은 박근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4. 말하자면 문재인은 박근혜 엾이는 생성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물론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노무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의 상품성이 없는 셈입니다. 박근혜의 대체재, 또는 노무현의 대체재로 정치판에서 기능할 뿐입니다. 그 스스로의 소극적인 태도도 이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상품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 하지 않고 있지요.

 

5. 단언코 말하면서 제가 소위 시중에서 사람들이 주장하는 문재인 대망론, 또는 문재인 대통령 론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아니 반대라기 보다는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문재인이 대권후보로 나온다고 해도 박근혜에게 무난히 질 것이라고 봅니다. 정동영 만큼은 아니겠지만 박빙으로 지거나 이기는 케이스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6. 문재인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그의 경력이 미비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또한 그의 정치력에 의심해서도 아닙니다.  저는 대통령 직위는 경험이나, 경륜으로 결정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직에 대한 태도에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 누구도 대통령직을 두번 경험한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 대통령 직을 할 때에는 다들 최초고, 처음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경력과 경륜은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습니다. 대통령 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태도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일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 문재인은 나쁘지 않습니다. 김어준 총수가 말한 것처럼 그는 결이 있는 사람이고 사사롭지 않은 사람입니다. 저는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잘 해낼것이라고 봅니다.

 

7. 문제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는 선거를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전략을 짜야 할것입니다. 야권의 손학규나, 유시민, 정동영 같은 경쟁자가 있을 것이고, 여권에도 박근혜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박근혜의 '대체재'로서 기능하는 것에 따른 한계입니다.

 

8.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의 역대 대선 구도는 모두  'A냐 -A'냐의 구도였습니다. 유력한 대권후보 한 사람이 놓여지고, 이에 대응하는 도전자들의 구도로 짜여졌습니다. 그리고 이 구도 내에서 유력 대권후보가 실패한 케이스는 2002년의 이회창이 유일합니다. 다른 나머지의 선거에서 상수로 기능한 'A'는 모두 승리했습니다. 1987년 노태우, 1992년 김영삼, 1997년 김대중, 2007 이명박. 모두 '상수'였습니다.

 

9. 이런 구도하에서는 'A'를 누르기 매우 어렵습니다. -A 구도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떠한  필승전략을 짜봤자 소용이 없어집니다. -A쪽의 모든 대권후보들의 행동이 대중들에게는 'A'를 오히려 인식하게 해줍니다. 2007년 정동영 후보의 전략이 그랬습니다. 정 후보의 전략은 일반 선거 전략으로는 괜찮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BBK를 말할 수록 대중에게는 이명박이 더 각인되었습니다. 당시 선거에서는 애당초 텃밭자체가 불리하기도 했지만 정 후보의 전략.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가 -A로 가둬 버리는 전략의 문제도 컸습니다. 이건 당시 문국현 후보도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9.2012년의 '상수'는 누가 될까요. 현재로서는 박근혜 일것입니다. 내년이 되도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는 2012년 대선의 'A'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고성국 박사를 비롯해 대다수의 정치평론가가 그녀의 당선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유입니다. 저또한 그렇게 봅니다.

 

10.그리고 현재의 정치적 역학관계상 문재인 이사장은 좋던 실던 -A의 입장에 있습니다. 문 이사장은 자신만의 뚜렷한 정치 철학을 내놓지 않았고, 어떠한 신념을 피력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미지와 언행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부상했습니다. 그가 '반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구도입니다.

 

11.이런 구도하에서는 문 이사장의 인품이 아무리 훌륭하고, 박 전대표가 아무리 미움을 받더라도 그녀가 승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 이사장의 행보가 박 전 대표를 연상시키게 합니다. 자동적으로 그가 움직일때 마다 그녀를 띄워주게 됩니다. 이 구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2002년 당시의 노무현이 그러했습니다. 당시 구도는 이회창 대 반 이회창이었지만, 노무현은 반 이회창을 벗어나려 했습니다. 이슈를 주도하려 했고, 돌출적 행보를 보였습니다. 근본적으로는 A VS  -A였지만, 노무현의 이런 움직임으로 사람들은 노무현과 이회창을 동일시 하게 보지 않았습니다. 세종시 문제가 돌출된 것을 보시기 바랍니다. 세종시 추진을 들고 나오면서 노무현은 이슈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02년 선거에서 이회창이 병역 비리만으로 무녀졌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회창은 구도를 지키지 못했고, 그로 인해 무너진겁니다.

 

12. 거듭해서 말하지만 문재인의 한계는 그 스스로가 -A의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노무현 처럼 적극적인 이슈 파이팅을 통해 '인파이터'의 기질을 드러내야 합니다. 지금이 그런 시점입니다. 대권후보로서의 욕심은 드러내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나라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두고 있는 지를 설파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야 2012년 박근혜 VS 반 박근혜의 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13.문 이사장은 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못하는것일수도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아직 대권 출마에 대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치 자체가 체질에 안 맞아 그러는 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현상을 이해할 수는 있을 지언정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문 이사장의 행로가 이런식의 소극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내년 선거의 구도는 안 깨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14. 제가 이렇게 보는 이유는 지금까지 써놓은 문장에서 문재인이라는 단어를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으로 바꿔도 다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문 이사장의 경우 정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구도에 갖힐 확률이 더 높습니다.  2002년 문국현 후보가 그랬죠.

 

15. 단적으로 올해 하반기 부터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구상을 드러내며 이슈를 선점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할 능력이 있나요. 따라가기에만 급급하겠죠.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하겠지요. 하지만 정치에선 언제나 이슈를 선점하는 사람이 구도를 짜고, 그 구도로 이깁니다.  구도를 무너 뜨리는 것은 이슈를 선점하고 치고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문재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권력의지가 낮은것도, 경력이 없는 것도 아닌, 바로 이 구도가 갖힐 확률이 높다는 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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