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N파입니까? a파입니까?

2011.05.31 00:17

Koudelka 조회 수:5872

   빡세게 운동 갔다와서 테레비 잠깐 보는데 XTM인가 하는 채널에서 세계 양대스포츠 브랜드인 N사와 a에 대한 다큐를 방영해 주네요. 예전 글에도 썼지만 저는 N사 로고만 봐도 달리고 싶은 여자사람입니다. 공들여 고르고 꼼꼼히 손수 관리해서 오래 신게 된 4켤레의 N사 운동화를 번갈아 가며 신고 운동해요. 제 피트니스 사전에 N사 아닌 다른 브랜드의 운동화란 없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말린해삼님께선 많이 편찮으셨다가 회복되어 퇴원한 아버님의 패션에 대한 글에서 폭풍간지의 사진과 함께, 주옥같은 문장을 남기셨죠.

 

  '하지만 오늘 패션의 완성은, 몇년 전 아빠가 명동을 혼자 방황하며 아디다스 오리지날에서 직접 산, 아디다스 랜섬 배리로우.

  아빠가 아디다스 광팬이라 슈퍼스타 몇개랑 저것도 파랑색 하나 더 있거든요. 하나 달라고 했는데 저한텐 안 어울린다며 나이키나 신으라더군요.'

 

  나이키나 신으라니! 비록 용도가 다른 신발이긴 하지만 한수 낮은 취급을 당한 듯한 이 기분은 뭐지? 싶어서 주먹을 불끈 쥐면서도 ㅎ ㅎ... 스텔라 맥카트니가 디자인한 a사의 몇 개의 운동복은 색의 조합이 세련되었다 생각해서 사고 싶었다가 그 어중간하게 벙벙한 디자인에 망설여지고(라고 쓰고 비싼 가격땜에 포기한다고 읽는다), 심플한 올블랙에 바디라인을 가장 탄력있게 살려주는 연아스타일의 나이키 운동복이 제겐 훨씬 더 어울린다는 것을 깨닫고 잘 고른 쫄바지와 탑을 아껴 입으며... (물론 제가 감히 연아랑 동급이란 건 단연코 아니니 미워하진 마세요. 등 빼놓곤 ㅎ ㅎ)  동네 헬쓰장의 단체운동복을 입는 다른 여성회원분들의 눈총을 한몸에 받은지도 어언 1년 반이 다 되어가는군요-_-.

 

   어차피 브랜드명 다 나왔지만 아디다스가 아름답다고 느꼈던 건 단 한번이었어요. 2002년 월드컵때 우리가  독일이랑 맞붙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을 때, 저는 조국의 패배에 가슴 아파하는 애국심은 애초부터 없었고, 독일전차군단이 입고 뛰는 그 흰색 아디다스 유니폼에 넋이 나가(조기축구회 아저씨들도 입는 셔츠와 바지통이건만, 독일*들은 어쩜 그렇게 섹시할 수 있나요?) 눈의 호사를 누리며 경기 내내 우리가 지고 있다는 것도 전혀 억울하지 않았던 기억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N사 매장을 그저 스쳐지나갈 때라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N빠중의 N빠입니다.

   여러분은요?

 

  *이 와중에 P사, R사, 또다른 a사, 심지어 국산P사까지 나올 수 있겠지만... 또다른 N사로 '새로운 균형' 브랜드를 추천하거나 P사를 본뜨다 못해 바다로 가버린 'TUNA'까지 거론하신다면 참 신이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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