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weisserose&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2031478


이번에는 성서가 씌여진 사본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 기술이 개발되기 이전까지 출판은 손으로 베껴쓰는 


수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나마 문자해득률이 높아서 누구나 그런 작업을 할 정도라면 좋을텐데 당시 유럽에서 문자를 쓸수 있는 (이라고 


적고 똑같이 모사라고 읽습니다) 인구는 전 인구의 10%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죠. 가장 문자해득률이 높던 시절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시절이었다니 말다 한 겁니다. 문맹자가 많은 시절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낭독'의 개념이었습니다. 문서를 베끼고 그걸 들고 다니면서 읽어주는 


거죠. 그리고 대부분의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걸 듣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문서를 베껴야 하는 게 주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똑같은 문서를 베꼇는데도 조금씩 사본들의 내용이 바뀌는 경우가 등장합니다. 이것을 '변개' 혹은 '변경'이라고 합니다. 이런 변개된 사본들이 


모이면 그때 부터 본문비평 작업은 골머리가 아파집니다. 이후 헌신적인 학자들의 노력으로 오래된 사본들이 발견 되면서 본문비평도 활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사본은 약 2만5천개이며 이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유는 정체를 알수 없는 문서조각들을 맞춰서


하나의 문서로 확인되면 사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본이란 것이 완성된 형태로 보존되는 것도 있지만 때론 오랜세월을 지나면서 파


손 되어 조각조각 나뉘어진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을 모아놓으면 하나의 문서가 되고 그러면 새로운 문서가 발견 되기도 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활판인쇄 이전의 문서의 출판은 필사였습니다. 예를 들면 고대 비잔티움에 살던 상인 Weisserose는 듀나님의 '태평양 


횡단 특급'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할때 필사를 할 수 있는 노예에게 맡깁니다. 이런 노예들은 주인의 재촉


에 따라 베껴쓰는데 이때 오타나 모호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태평양 횡단특급'은 조금은 다른 문서로 등장합니다. 이런 문제는 기원후


1세기경 로마의 시인 마르셔얼의 시에도 등장합니다. '독자님들아 내 시들 가운데 어떤 것이든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라틴어 표현이 썩 훌륭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오 그대가 읽는 그 책을 베낀 필사자가 필사 작업을 급히 끝내느라 여기 내 시를 훼손한 것이라오' 라


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고대 사회에서 널리 인정된 일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성서에서도 존재했습니다. 이 문제는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간에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3세기때의 교부였던 오리게네스는 '사


본들이 지나치게 많은 차이가 난다.'면서 '검토에 소흘했거나 자기 마음대로 말을 덧붙이거나 삭제해 버렸다'고 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교


도들이 기독교인을 공격할때 유용하게 씌였습니다. 대표적인 오레게네스의 적대자인 켈수스는 '술잔치를 벌이다 온 것 같은 어떤 기독교인


들은 스스로 모순에 빠져 복음서의 본문을 바꾸어버린다. 세 번, 네 번, 그 이상 말이다.' 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이후 이런 변개가


수정되었지만 이것을 수정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습니다. 혹은 이런 본문 가운데는 지금도 버젓하게 원문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라는 구절로 유명한 요한복음서의 간음한 여인 이야기 입니다. 지금 이 구절은 워


낙에 유명해서 성서 본문에는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밑에 작게 수사본에 포함되지 않은 구절이 많다)라고 친절하게 안내하긴 합니다만.. 


학자들은 이 문장이 요한복음의 저자와 문체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후대에 첨가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복음서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어느 시기에 첨가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 대해 학자들은 구전되던 유명한 일화가 (예수가 생전에 직접 말한) 어느 시기에 필사


자가 덧붙였다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본문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게 옳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았기 때문에 관례상으로 본문에 편입해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함께 마가복음서의 마지막 구절 역시 논란이 됩니다. 본래 연도가 오래된 사본에는 마지막인 16장 8


절로 끝나지만 다른 사본들에는 9절 부터 18절까지가 붙어있습니다. 이 구절에 보면 '귀신을 내쫓고 새 방언을 말하고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라는 내용인데, 불행히도 이건 후대의 추가분이니 기독교인 여러


분은 부디 신앙 시험한다고 독을 마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_-;;; 실제로 미국의 오순절파 교인들은 방언 이야기 때문에 무척 이 구절을 사랑


하고 '애팔래치아의 뱀을 잡는 형제들'이란 단체에선 뱀을 들면서 신앙을 과시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원본문을 복구하고 보면 결말이 굉장히 어색합니다. 여인들이 놀라 뛰어가 아무말도 못했다. 라고 끝나고 마는데, 이것에 대해 논란


이 있습니다. 왜 다른 복음서에선 부활과 승리의 메시지가 전해지는데 유독 마가복음서에선 그게 없이 오히려 한 순간 끝나버리는가가 논쟁


이었으며 따라서 9절 부터 20절까지의 내용이 원래 붙어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본 가운데 주석으


로 이런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들이 발견 되면서 8절이 원본으로 인정되고 다만 오랫동안 나머지 절이 붙어있었기 때문에 성경에서 탈락되진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본들이 9~20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밑에 작은 주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죠. 이와 같은 본문을 복구하는 과정


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기독교가 공인 될 당시 로마제국 시대의 공용어는 '라틴어'였고 이 라틴어는 교회 예식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렸습니다. 종교개혁기 이전까지


는 성서도 라틴어로 번역된 것만 써왔을 정도였습니다. (100여년 전까지는 천주교에서 어디서나 예식을 할때 라틴어로 미사를 집전했단 이야


기를 들었습니다. 각국 언어로 시작한게 언제 부터인지는 잘 모르겠구요). 이제 사본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인쇄술 이전 사본은 파피루스 사본


과 양피지 사본으로 나뉩니다. 둘다 문서의 보전성이 뛰어납니다. 다만 파피루스가 가격이 매우 싸다는 장점이 있고 양피지는 재활용이 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사본으로 신발도 만들어서 썼습니다. 이런 사본들은 물론 바티칸에서 보관되기도 했지만 18세기 이후에 갑


자기 튀어나온 것도 많습니다. 나일강 상류의 옥시링쿠스에서 발견된 옥시링쿠스 사본, 나그함마디 사본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내산 성 캐서린 수도원에서는 4세기경 사본이 발견 되었는데, 이 사본의 낱장은 불쏘시개로 쓰려고 모아놓았던 것을 사본수집을 위한 여행


중인 티센도르프에게 넘겨주면서 고대 사본이 등장합니다. 이때가 1844년이고 15년후 1859년에는  관리인을 통해 보자기에 싸인 책을 보여줍


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에 눈을 뜬 수도원은 내주지 않았고 결국 티센도르프와 가까운 사이인 러시아 황제에게 정치적 이익을 바라고 넘기


게 됩니다. 이후 혁명후에 공산정부는 이 사본을 10만 파운드를 받고 영국에 넘겨서 지금 영국에서 소장중입니다. 최근에 발견된 극적인 사본


은 사해 사본을 들수 있습니다. 1947년 사해에서 베두인족 양치기가 잃어버린 염소를 찾으러 동굴을 헤매다 발견한 사본은 현재 이스라엘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정경에 포함된 문서 외에도 신구약 중간기의 문서들이 발견되 연구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정말 대충 대충 주마간산으로 쓴다고 쓰는데도 길군요. 본문의 변개, 변경에 대한 이야기는 몇 개 풀지도 못하고 접은게 있습니다. 이건 중


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야기 하면 더 정신 없어서 다른 기회에 풀어보려고 일부러 잘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서는 무오하다고 완벽하다


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성서는 처음 부터 완벽하게 편찬된 것이 아니고 신약성서만 해도 200여년의 세월을 통해 정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서의 선택은 지금도 신,구교간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가톨릭 교회에선 제2 경전 (마카베오 상,하, 토빗, 유딧, 집회서, 지혜


서, 에스델, 바룩, 다니엘서) 등을 정경과 동등한 지위에 놓고 있지만 개신교회에선 이 제2 경전은 정경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도 기회가 되면 하나씩 풀어가고 싶습니다. 


이제 점심도 먹어야 겠고 또 슬슬 게으름증도 도집니다.. 마무리 지어야겠어요.



전에 몇 분 한테 책을 추천해드린게 있는데 이번에 이 책 좀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한스 큉 / 성염 옮김 '신은 존재하는가' 유신론과 무신론의 철학자들 논쟁에 대해 (중세 이후를 중심으로) 편찬한 책입니다. 


I.C 헤넬/ 송기득 옮김 '폴 틸리히의 그리스도교 사상사' 종교 개혁 이전 까지 가톨릭 (기독교) 사상의 역사의 강의 기록입니다.


교리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 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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