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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비콕스 '세속도시'란 책을 읽습니다. 입문 수준의 책인데, 내용은 '현대 사회 문제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와


'지금과 같은 도시화에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라는 내용이 주된 골자더군요.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전에 '동성애 차별 금지법 논쟁'에서 과연 기


독교는 어떤 답을 줄수 있는가라는 고민 때문에 알아보다 읽게 된 것입니다. 거기서는 프리드리히 고가르텐 이란 신학자의 말을 빌려 해법을 제


시합니다.


'복음이 신화가 되서도 안되고 율법이 되서도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한 마디로 동성애 차별금지법 논란에 복음을 적용시킨다면 '그들을


정죄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그들이 사회에서 받는 냉대로 인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복음'이라고 대충 결론 내렸습니다. 이 책은 60년대에


출판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같은 보수 꼴통 목사님들에겐 '마귀 사탄의 책'이라고 신랄하게 비난 받았을 것이 안봐도 비디오인데 이런 사


상은 하나의 흐름이 됩니다. 전에 이야기 했나 모르겠는데, 독일에 루돌프 불트만이란 신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라는 책


에서 "'땅 밑에 지옥 마귀가 날아다니는 하늘 그 하늘 위의 천국'이란 세계관은 복음서가 쓰여질 당시의 세계관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 시대에 맞


게 해석해야 한다"라는 주장으로 신학계에 떡밥을 투척했습니다. 이 논쟁을 이어 받은게 하비콕스의 '세속도시'이며 우리나라에선 보수파 기독


교 성직자에게 '신학의 탈을 쓴 마르크스 주의'라고 손가락질 받는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의 밑거름이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적당한때


에 '해방신학'을 구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본 이야기로 돌아가죠 가톨릭과 개신교회는 구약성서를 번역할때 그 대본이 다릅니다. 가톨릭 교회는 70인 역이라고 하는 그리스어 성서


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개신교회는 '마소라 텍스트'라고 하는 히브리어를 근간으로 번역합니다. 이 둘의 극명한 대립은 예수의 동정녀(성모) 탄


생 을 예언한 구절입니다. 이사야서 7장 14절의 일부인 '처녀가 잉태하여 아이를 낳을 것이요..'인데 이것은 논쟁의 여지를 남겨놓습니다. 


(이건 제가 가톨릭 교인들과 싸우자고 시비 붙이는게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본래 히브리어에는 여성에 대해서 '여인'이란 호칭만 있지 유럽처럼 아가씨 부인 등의 호칭으로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그리스어


로 번역할 당시 '처녀'라고 번역했으며 이에 따라 예수가 동정녀에게 나으셨다는 신앙고백을 하게 되죠. 여기에 '행위'를 인정하는 가톨릭 교리


가 덧붙여 지면서 성모가 탄생합니다. 반면 성서에 성모에 대한 구절이 언급되있지 않다는 이유로 개신교회에선 그 지위를 동정녀로 격하시키


고 맙니다. 이 외에도 70인역에 나오는 제 2경전에 대해서도 히브리어 번역본에 붙어있지 않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같은 예수를 믿는 종교가 교리의 문제로 서로 나뉘어 있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며 따라서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여러 차례 있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에 신,구교가 함께 보는 '공동번역 성서'를 펴내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이


번엔 또 다른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바로 '하나님'이냐 '하느님'이냐의 논쟁이죠. 보수적인 모교단에서 유일한 분이니 '하나님'이다 라는


것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시니 '하느님'이라는 논쟁으로 공동번역 성서는 번역을 다 해놓고 가톨릭 교인만 쓰게 됐습니다. 저작권은 개신교회


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연을 아는 가톨릭교인들은 개신교인한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챙겨간다더니 이게 그런 경우'라면서 이야


기하지만 번역비는 개신교회 주머니에서 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이후 가톨릭 교회는 공동번역 성서에 기반해 가톨릭 성경 (공


동번역 개정판)을 냈습니다. 이 외에도 지난 2006년에는 가톨릭 교회와 루터 교회가 서명한 '칭의 (의화) 교리에 대한 공동선언'에 세계 감리교


회가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70인역 이야기 부터 하죠. 70인역은 이집트에서 알렉산드리아에 도서관을 건립할 당시 책을 모


을때 구약성서를 그리스어 번역을 진행합니다. 따라서 히브리어와 그리스어에 능통한 유대인 대표자 72명을 뽑아 그들을 각방에 넣어놓고 번역


을 시켰는데 한 글자도틀리지 않게 번역됐다 라는 전설이 전해지는 책입니다. 그래서 70인번역본 간략하게 쓸때는 LXX라고 표현합니다. 로마숫


자로 L은 50을 X는 10을 표시하므로 이 것은 70으로 풀수 있는 것입니다. 


(늦달님께서 가톨릭 교회도 마소라 판본으로 번역한다고 지적해주셔서 위에 70인역은 과거의 이야기라고 밝혀둡니다)


라틴어 성서로 번역된 성서를 그리스어 판을 펴내려는 시도는 15세기에 있었습니다. 여기에 도전한 도전자는 히메네스 드 시스테로스 라는 스


페인 추기경과 우리에게 르네상스의 지성인으로 알려진 에라스무스 였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이후 종교개혁자 루터와 가톨릭 교회 편에 서서 


논쟁을 주고 받았는데 개신교회의 입을 빌면 루터의 완승이었다고 합니다만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하구요.


당시 활판인쇄가 발명되면서 출판이 활성화 되었던 시대에 히메네스 추기경은 다중언어 대조성경을 기획합니다. 그는 중앙에 라틴어 오른쪽과


왼쪽에 그리스와 히브리어로 된 성서를 기획하고 번역작업을 시작합니다. 당시 추기경의 지위를 활용해 다양한 사본을 수집해 책을 펴내지만 


당시 종교개혁과 가톨릭 교회의 문제로 인해 출판은 그의 사후에 됩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책을 펴낼때 교회 인가가 있어야 나올수 있습니


다) 이 소식을 접한 에라스무스는 사본을 재빨리 수집해서 빠른 속도로 출간까지 했는데, 이 사본은 문제가 많습니다. 본래 사본이란 다양한 판


본을 대조하면서 우수한 독법을 발견해 그걸로 편찬 하는건데, 에라스무스는 복음서 사본 하나, 바울 서신 하나, 계시록 하나로 번역작업을 진


행했습니다. 그나마 요한계시록 부분은 뒷 부분이 없는 사본이어서 라틴어 성서에서 다시 그리스어로 번역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성서는 유럽 각지의 언어로 번역되는 대본이 되었습니다. 이 성서는 수용본문이란 표준이 되었고 이후 유럽 성서의 대본이 되었는데, 킹 제임스


버전이라고 알려진 성서의 대본이 되기도 했습니다. 킹 제임스 성서로 대표되는 수용본문 성서들은 원래 사본과에는 없는 표현들이 제법 들어


가 있으며 따라서 이 성서가 완벽한 것이라는 '말씀 보존학회'라는 단체는 간혹 문제점을 논박하는 광고를 게재하곤 하는데, 혹시라도 이걸 보


실 기회가 있으시면 그냥 넘어가시면 됩니다. 이후 성서는 다양한 이문들을 표기하고 장과 절을 표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한 밑받침을 다집니다. 본래 성서 사본엔 장과 절이 표시되있지 않은데 영국인 학자가 장과 절을 붙이게 됩니다. 간혹 보면 좀 이상하게 분


리가 된 장과 절이 있는데, 일설에는 말을 타면서 그 작업을 했는데, 말이 흔들릴때 잘못해서 분류가 된 탓이라고도 하더군요. 


늘 쓰기 전엔 쓸 이야기가 많을 것 같은데 역시나 점점 짧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 다음 기회에 다른 이야기를 정리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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