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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이 세상과 인연을 놓으신지 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시 황망함이 다시 기억나는 한편 개신교인이나 천주교인 일부 가운데는 '자살'이라는 이유로 비아냥 대는 경우를 보곤 했는데, 자살이란게 꼭 그렇게 죄악일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군요.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살은 신의 뜻인 목숨을 인간이 스스로 끊기 때문에 죄악이 맞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사형 역시 우린 반대해야 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죽 이는 행위는 엄밀하게 말해 살인이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사형 역시 국가 권력이 합법적으로 저지르는 살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런 일이 얼마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간혹 누명을 뒤집어쓰고 살기 위해 죄를 어쩔수 없이 인정하는 경우가 있거나 수사과정의 잘못된 정보로 사형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경우 살아있다면 경제적 보상과 사죄로 넘어갈수 있지만 사람이 죽은 후엔 과연 어떻게 그 보상을 피부에 와닿게 할 수 있을까요? 자살 역시 새롭게 볼만한 시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욕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살'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 지금 밀려드는 모욕과 억울함을 보여주기 위해 목숨을 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성서에서 몇 가지 경우가 있는데, 가장 먼저 사울의 경우를 들수 있죠. 사울은 자신이 죽게 되자 부하에게 '나를 죽여달라'고 하고 목숨을 끊습니다. 이방인에게 잡혀서 모욕받기가 싫었던 거죠. 그리고 이건 가설입니다만. 욥기에서 욥의 아내가 '하나님을 모욕하고 죽어라'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흔히 이 내용은 전통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구절중 하나로 요긴하게 쓰여왔는데, 페미니즘 신학자 그룹에선 욥기에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 부분을 놓고 '자살'일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하듯이 정직하게 살았는데 모욕을 당하게 되자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이 죽고 남편에게도 죽으라고 종용했다는 것이죠. 실제로 욥기에서 아내는 갑자기 사라져버리는데 이것을 근거로 주장합니다. 천주교에서 쓰는 제2경전인 마카베오 서에서도 에피파네스 왕조 사람들이 그리스 풍속을 강요하자 사람들이 죽음으로 저항하기도 합니다. 이런 근거로 본다면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살 즉 '자결'은 성서전통에서 그렇게 나쁘게 쓰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가 자살에 대해 종결지어버렸지만요. 간혹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는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세월은 흘러 모세도 죽고 여호수아도 죽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시절입니다. 당시에는 일종의 신정체제였습니다. 제사장만 있고 통치자가 없는 시대. 그러다 외부에서 누군가 침략하면 사사(판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그들을 물리치는 이야기입니다. 구약성서에서 가장 옛날 이야기 빨이 차고 넘치는 부분입니다. 300명으로 이방인을 물리친 기드온이라거나 힘이 엄청세서 그 힘으로 한 몫 했던 삼손 등등이 여기 등장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사사라고 불리며 이들은 강력한 상비군과 행정체제가 없는 이스라엘의 침략자를 격퇴합니다. 그리고 다시 일상사로 돌아가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만 주변 민족들은 점점 왕정체제를 굳혀나갑니다. 결국 왕정체제와 안 왕정체제의 국가간의 전쟁은 후자의 경우 점점 불리해져서 이스라엘 인들도 왕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사사중에 마지막이었던 사무엘이 '반대'를 외칩니다. 왕정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져가서 결국 이스라엘인들은 '신정체제'를 버리고 왕정으로 돌아섭니다. 


그리고 처음 왕으로 사울을 선택합니다. 사울은 용모를 들어보면 '전투형 장군'에 가깝습니다. 전쟁을 위해 뽑히다 보니 키도 크고 힘도 센 사람이 선택이 된 것이죠. 사울은 아직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이스라엘의 신정체제와 격돌하면서 길을 열어갑니다. 그 당시엔 행정은 사울이 제사는 사무엘이 맡는 구조인데, 이런 구조는 본격적인 왕정을 펴는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울이 제사장 역할까지 감당하려다 인심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대안을 요구하는데 바로 '다윗'이 등장합니다. 다윗이란 인물은 성경에서 보면 굉장히 착하(기는 개뿔 부하 부인도 뺏으면서)  

고 바른 캐릭터로 나오지만 실제로 본다면 '정치군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혼란기를 틈타 그는 세력을 확대하고 결국 사울의 뒤를 이어갑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왕정체제가 들어오게 되죠. 물론 다윗 왕조 시절에도 신정체제의 전통이 남아서 그 잔재를 청산하면서 세월을 보냅니다. 이후 팔레스타인 일대의 혼란기를 틈타 아버지 만큼 잔인하고 정치적인 솔로몬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전제군주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본래 이스라엘의 신은 온 천지를 자유롭게 다니는 신이지만 솔로몬 왕시절엔 아버지때 수도로 정한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합니다. 이 성전 건축은 이후 왕국분열 이후 그들 왕조의 정치적 우위를 점하게 만드는 큰 자산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다윗과 솔로몬 왕이 굉장히 모범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경에서 자세히 읽어보면 별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출신 지파(부족)의 이해에 밝았습니다. 나중에 10개 부족이 독립할때 보면 그들에게 부역과 왕이 먹고 살 식량을 요구해왔고 이런것이 너무나 힘들어서 결국 그들 나름의 왕국을 건설하게 만들 정도였다면 꽤나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봅니다. 출생부족에겐 면세와 부역까지 면제해준걸 보면.. 참 그런 꼴 당해도 싸다란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어쨋건 통일 왕조는 2대만에 분열되고 남왕국과 북왕국의 대립으로 마무리 지어집니다. 남왕국은 신의 권위 아래 왕통이 보장되었지만 (라기 보단 경쟁자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순전히 제 생각) 북왕국은 쿠테타가 빈번했습니다. 결국 정치적 혼란으로 북왕국은 앗시리아로 남왕국은 바벨론에게 차례로 멸망당하면서 짧은 독립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집니다. 이후 혼란을 딛고 페르시아 왕국 시절 일종의 자치령 형태로 준독립을 잠시 유지하고 알렉산더 이후 팔레스타인의 혼란을 틈타 100여년 정도 잠시 독립된 왕국을 건설하지만 그것 역시 로마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고 맙니다. 왕정은 결국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처음으로 예속된 인간으로 그리고 신정에서 벗어나면서 이제 종말에 대한 질문을 남겨놓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 과제에 대해 다양하게 문서를 씀으로 질문의 답을 구하게 됩니다. 그건 다음 번에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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