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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몇 번 통독을 해보면 구약에서 신약으로 넘어갈때 뚝 하고 끊긴 기분이 들때가 있습니다. 마치 한남대교까지 포르쉐를 타고 씽씽 달리다 한강을 만나서 나룻배에 포르쉐 싣고 삐걱 대고 가다 다시 달려가는 기분이랄까요? 신약과 구약사이에는 꽤나 깊은 골짜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거기에 무관심하죠. 뭐 목사님이 설교 주제로 안쓰시니... 그러려니 하는 거죠. 한 동안 주제를 신구약 중간시대로 잡아볼까 합니다. 이 시기는 성서가 안쓰였다 뿐이지 굉장히 다양한 사고가 경전의 형태로 씌여집니다. 이것들은 외경 (제2경전)이나 위경으로 분류되는데 여기에는 다채로운 지중해권의 사상들이 집약되있습니다. 역사의 전개와 사상들에 대해 제가 아는 대로(아는 만큼)만 말씀 드리도록 할께요.


구약성서에서 바빌론과 앗시리아에게 왕국이 멸망 당하고 포로생활을 겪으면서 그들은 '왜 우리가 죄인도 아닌데 이런 고난을 겪는가'라는 질문이 등장합니다. '우상숭배야 조상들이 한 짓이지 우리가 얼마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왜 우리까지 포로생활 시키냐'라는 문제인데 이런 사고의 배경을 깔고 질문을 극화 시킨 작품이 등장합니다. 바로 '욥기'라고 알려진 작품이죠. 이 책은 '왜 의로운 사람이 고난을 받느냐'라는 주제입니다. 구약성서에서 이런 흐름은 이리 저리 이어지는데, 이런 주제에 대해 욥기 역시 응답을 하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인과응보'라는 말을 하는데, 욥기는 인과응보를 철저하게 파괴시킵니다. 욥이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에의해 징벌을 받을수 있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후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욥의 이야기를 텍스트 삼아 욥을 실존의 전형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이와 같은 질문과 대답은 욥기 뿐 아니라 하바꾹서와 이사야서 에서도 등장하게 되는데,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신의 뜻에 따라 인간의 화복이 결정되는 것이며 행복이란 때론 소유와 분리될 수 있는 것' 이라거나 '인간이 자신의 죄가 아님에도 희생양의 의미로 고난을 받을수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결론은 이후 신약성서 시대로 넘어가서 만개하게 됩니다. 


이런 시대말적인 분위기에 편승해서 지중해권은 세력이 재편성 됩니다. 여러분도 너무나 잘 아시는 알렉산드로스 (알렉산더) 대왕이 지중해를 평정하게 됩니다. 본래 중동을 평정한 국가는 페르시아였고 페르시아는 이스라엘에게 행정권을 제외한 종교적 자유를 보장해줬습니다. 그러나 알렉산더 대왕의 점령과 그 이후 4명의 세력가들이 사후 영토를 나눠 먹습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안티오커스 왕조는 강력한 그리스화 정책을 폅니다. 이런 강력한 정책은 유대인의 조직적 저항을 불러오고 결국 저항 끝에 안티오커스 왕조는 멸망까지 가게 됩니다. 이때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 바로 마카베오서 입니다. 어떤 억압에 직면했고 어떻게 저항했는가가 나오는 이야기죠.


여기서 맛디아 집안 5형제가 그리스 정권에 반기를 들고 반란을 일으키고 그것이 큰 반향을 불러옵니다. 이후 이들은 치열하게 싸우고 독립을 쟁취합니다. 역사란 것은 참 웃긴게, 그렇게 치를 떨고 그리스화에 반대한 이 일족은 이후 은근슬쩍 그리스식 이름으로 바꾸고 그리스화를 실천한다는 점이죠. 아무튼 이들 일족들이 일으킨 독립운동으로 이스라엘은 다윗 솔로몬 이후 다시 독립 왕조를 건설합니다. 하스몬 왕조라고 불리는데, 이 왕조는 100여년 동안 정말 징하다 싶을 정도로 치고 받고 싸우면서 버티다 로마제국에게 점령당하고 로마는 헤롯에게 그 땅의 통치권을 이양합니다. 이후 헤롯의 죽음이후에 예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대로 접어 들어갑니다. 이 당시 이스라엘은 묵시적인 분위기가 만연합니다. 본래 바빌론이나 페르시아의 사상을 이어받아 들어온 종말론은 이 세계가 곧 신의 심판이 임박했고 심판이후에 이스라엘은 선택받은 민족으로 그 동안 서러움을 보상받고 신의 통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예수 당시 팔레스타인이 들끓게됩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의 확실한 해결인 무력해결로 팔레스타인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예수 역시 초반에는 이런 활동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예수 자신이 어떤 의미를 갖고 그의 공적 활동을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그 역시 초반엔 묵시적인 세계관에서 출발했고 이후 활동하면서 그들과 거리를 두고 한 발짝 더 나아갑니다. 이런 전진은 또 다른 과제를 낳게 되며 본격적인 대사상논전을 벌이게 됩니다. 이때의 주 도전자들은 유대교, 구약성서, 그리스적 유산, 스토아주의를 비롯한 헬레니즘 등이 곳곳에서 출몰하면서 이단과 논쟁을 벌입니다. 이런 논쟁은 기독교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쉽게 이야기 할까요? 대학 등록금이 요즘 문제가 크게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각계 각층에서 모여 해결을 논의할때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수 있습니다. 이들은 결론만 놓고 말한다면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경감시키자'라는 목소리로 집약할 수 있지만 그들의 방법론과 해결방법은 천양지차가 됩니다. 만약 대한민국 4천만명에게 무기명으로 해결방안을 적어내라고 한다면 '국가가 대학을 모두 사서 국영으로 만든 다음 무상으로 교육시키자' 라는 극단론 부터 시작해서 '대학에 기부입학을 허용해서 그 돈으로 일반 학생들 등록금을 면제해주자'라는 주장까지 수도없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마치 등록금 감면의 대의에 동감하므로 똑같은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주장을 하나로 아우르면 감히 말하건데 혼란의 도가니로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행정집행자가 중심을 잡지 못한채 온갖 이론을 채용하게 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며 논란을 양지로 끌어낸 사람들의 노력 자체가 물거품이 되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제안을 현실성과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계층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자 라는 안목에서 하나씩 주장들을 지양해 나가다 보면 진심으로 밀어붙여야 할 주장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초기 기독교에서 갖고 있던 혼란은 자신들과 유사한 온갖 이념들과의 지양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지양의 과정에서 벼라별 사건들이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는 다음번에 하도록 하죠...


추천도서 


욥에 관하여 - 구스타보 구티에레즈 지음 분도 출판사 펴냄

역사와 종말론 - 루돌프 불트만 지음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이 책은 현재 절판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셔야 할껍니다)

History and Eschatology - Rudolf Bultmann (위의 책의 영문판입니다. 영어가 더 편하신 분들께 권합니다)

기독교 초대교회 형성사 - 루돌프 불트만 지음 이화여대출판부 펴냄

신약성서 배경사 - 에두아르트 로제 지음 대한기독교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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