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이라고 뜨는데 공개는 2023년에 했다네요. 런닝타임은 1시간 36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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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한 분위기이긴 한데 남자 표정이 좀 이상하죠. 극중 캐릭터의 충실한 반영입니다.)



 - 럭셔리 해 보이는 호텔방에 한 남자가 있구요. 잠시 후 벨을 누르고 들어온 여자는 뭔가 되게 이상한 분위기로 남자를 인터뷰합니다. 정확히는 취업 면접 같은 걸 하는데... 본인은 면접 셔틀이고 그냥 윗분들에게 전달해주는 것 뿐이라고? 근데 암튼 분위기가 이상해요. 이 여자분의 행동을 보면 마치 성매매 여성처럼 보이는 구석도 있고 그렇거든요. 그러다 잠시 후 밝혀지는 것은... 그러니까 이게 SM 플레이였던 겁니다. M 성향의 남자가 돈을 주고 S 역할을 해 줄 여자를 부른 거죠. 역할극의 각본은 남자가 직접 써서 전달했구요. 그래서 "아하 그런 거구나, 이해했어!!" 라는 기분으로 둘의 괴상한 플레이를 한참 구경하다 보면 이제 일이 끝나고 둘이 헤어지는데... 여기에서부터 둘의 생각이 엇갈리며 갈등이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스포일러 없이 설명하려면 이 정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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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둘이 이런 사이(?) 거든요. ㅋㅋㅋㅋㅋ)



 - 마가렛 퀄리 때문에 봤습니다. 네, 그냥 마가렛 퀄리 때문에 봤어요. 이 분 매력적이시잖아요. 레전드(?)에게 좀 불경스런 발언이지만 전 이 분 어머니 젊으실 때보다 요즘 이 분이 더 좋습니... (쿨럭;) 근데 시놉시스를 보니 무슨 변태 둘이서 호텔방에서 서로 지지고 볶는 행각... 같은 내용인지라 기대는 별로 없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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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퀄리가 멋지게 나와서 재밌었다... 라고 해도 50% 정도는 사실입니다. 하하. 저는 솔직하니까요.)



 - 그러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그 호텔을, 정확히는 호텔방과 그 앞 복도 & 엘리베이터를 벗어나지 않는 수퍼 울트라 소품입니다. 촬영에 3주도 안 걸렸대요. 등장 인물도 당연히 이 둘이에요. 전화 속 목소리와 중간에 정말 짧게 지나가는 단역 둘이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둘이서 시작부터 끝까지 다 해먹구요. 런닝타임을 가득 메우는 건 또 당연히 이 둘의 대화입니다. 화기애애하다가, 날이 섰다가, 폭발해서 대놓고 싸우다가, 또 화해하고 잘 얘기하다가... 를 반복하는데 어쨌든 특별한 스펙터클 같은 건 전혀 없으니 결국 두 배우와 이 사람들 연기 구경하는 재미로 96분을 채워야 하는 작품인 거죠. 그러니 배우빨이 중요한데 다행히도 캐스팅이 좋습니다. 마가렛 퀄리와 크리스토퍼 애봇이에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여운 것들'에도 동반 출연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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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일생에 거의 해 본 적이 없는 섹시 카리스마 변태 캐릭터를 아주 씐나게 연기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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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은 제가 본 작품에선 대략 비슷한 이미지로 잘 나오는데,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아주 극단입니다. 저 표정 보세요. ㅋㅋㅋ)



 - 별 거 없이 거의 노가리, 말싸움으로 런닝 타임을 다 채우는 이 영화에서 제게 핵심 포인트로 다가왔던 건 '도대체 장르가 뭘까'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분위기가 오락가락하거든요. 처음엔 에로틱한 분위기로 가다가, 다음엔 헨타이 버전 '귀여운 여인' 비슷한 전개가 나오다가... 갑자기 살벌하고 야멸찬 드라마인 것 같더니 또 반전 같은 게 튀어나오는 스릴러가 되고... 이렇게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떡밥이 던져지고, 그러면 영화 분위기가 확 바뀌고. 이런 패턴을 반복하며 흘러가니 나름 흥미롭고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지고, 긴장도 되고 뭐 이런 효과가 있더라구요. 각본을 잘 썼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야기의 마무리는 상당히 무리수이긴 한데, 이렇게 특별할 거 없는 이야기로 90여분을 잘 끌고 나갔으니 그 정도야 뭐. 라고 납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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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이게 무슨 상황으로 보이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저 녀자분은 이러다가 또 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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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돌변하곤 하는데 모두 다 잘 어울려요. 마가렛 퀄리에 호감 있는 분들이라면 꼭 보시길.)



 - 그래서 최종 장르를 밝히면 스포일러... 가 되는 관계로 이만 줄이겠습니다. ㅋㅋㅋ

 마가렛 퀄리나 크리스토퍼 애봇 중에 좋아하는 배우 있으면 보세요. 영화 내내 둘이서 불꽃 연기로 하드 캐리하는 영화니까 두 배우를 아주 배불리 구경하실 수 있구요. 게다가 둘 다 아주 잘 합니다. 맡은 배역에 어울리게 캐스팅도 잘 됐고 연기도 좋고 또 둘이 꽤 어울리더라구요. 내내 호텔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어도 그림이 좋습니다. 특히 마가렛 퀄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참으로 반짝반짝 매력적으로 나와요. 사실 그래서 가장 좋았습니다

 바로 위에 적었듯이 막판 전개에 무리수가 좀 크긴 하지만 애초에 말도 안 될 이야기로 이만큼 각본을 만들어냈다는 걸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어졌는데... 아마도 결말까지 가는 길을 기대보다 재밌게 잘 짰기 때문이었겠죠. 영리하게 잘 만든 소품 영화였어요. 보고 나서 뭔가 남을 건 없을지라도, 주어진 런닝 타임 내내 보는 사람에게 재미를 줬다면 충분한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 재밌게 잘 봤어요.




 + 바로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알고 보니 남자 주인공, '할'은 우주 갑부 호텔 그룹의 후계자였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이제 그걸 물려 받게 되었는데 그 전에 어려서부터 강력한 아버지의 압박과 기대를 받으며 생겨난 본인의 M 성향을 마음껏 충족 시켜 보고자 브로커를 통해 여자 주인공 레베카를 만났던 거죠. 이미 수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이제 CEO 등극이 코앞에 닥친 할의 입장에서 오늘의 만남은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 그래서 일을 마치고 나선 대략 4,300만원짜리 손목 시계를 선물하며 작별을 고하는데요.


 음... 정말 오만가지 핑계를 대며 이 호텔방 문짝 앞에서 이별과 컴백을 반복하는 이야기라 그냥 핵심만 요약하겠습니다.


 사실 레베카는 첫 만남부터 할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서는 이 특별한 관계를 망치지 않겠다고 브로커랑 계약 해지하고, 오래 사귄 애인과도 이별한 후 할에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이 '이제 그만~' 하면서 선물을 던져 주는 행동에 놀라고 좌절하고 자존심까지 상했던 거죠. 그래서 아주 까칠하게 할을 공갈 협박까지 해가며 몰아 붙이구요. 내 덕에 멘탈 케어하고 CEO가 되었으니 600만 달러를 내놓으라 그랬다가, 다툼 끝에 그걸 해주니 그 다음엔 또 자기가 몰래 찍어 놓은 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할의 회사에 할의 바로 곁에서 일할 자리를 내놓으라고 주장해요. 거기에서 평생 일 해야 직성이 풀리겠다나...


 이런 레베카의 사정은 영화 막판에 아주 의심스러운 분위기로 공개되기 때문에 할은 당연히 도대체 이 여자가 왜 이러나 싶어서 미치고 환장합니다. ㅋㅋㅋ 그래서 나중엔 흉기를 손에 쥐고 몸싸움까지, 레베카를 힘으로 제압해서 포박해 버리는 등 흉악한 분위기를 막 조성하지만 결국 계속해서 레베카가 시전하는 SM 역할극과 그 안에 섞여 들어가는 진심어린 감정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까진 가지 않구요. 마지막에 정말로 안녕... 인줄 알았던 상황에서 또 돌아와 버린 레베카가 시전한 할 아빠 역할극에 휘말려서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위로 받고 통곡하며 화해를 해요. 그러고 잠이 드는데,


 아침에 눈을 뜬 두 사람은 뻘쭘하지만 훈훈한 분위기로 다시 작별의 대화를 나누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니다만. 이사회 때문에 짜증나고 힘들 거라는 할에게 시큰둥하게 대수롭지 않은 듯이 경영 전문 지식을 뽐내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레베카. (대체 정체가 뭘까요. ㅋㅋㅋ) 그 설명을 한참 들으며 감탄하던 할은... 갑자기 영화 중 가장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레베카에게 제안을 합니다. 그럼 니가 알려준 방법으로 내가 경영권을 장악할 테니 경영은 니가 하쇼? 아니 뭐 이런 미친 놈이... 라고 쳐다보는 레베카에게 할은 신이 나서 설명합니다. 니 말대로면 내가 널 CEO로 삼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이 자리는 남들의 주목을 받으며 계속 잘난 척하고 갈구고 일 시켜대면서 욕 먹는 자리이니 너의 성향에 100% 맞는다. 그리고 난 니가 그렇게 일하는 동안 집에서 가사를 하며 하루 종일 너만 기다릴 거다. 그리고 니가 일 끝내고 돌아오면 니가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다시 널 일터로 떠나 보내겠지. 이거 딱 노예 아니냐? 내 취향이라고!!


 그래서 둘은 감격에 차서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최종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였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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