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 지인들과의 약속 2건 때문에 전북 장수와 광주를 다녀 왔습니다. 토요일 아침 시외버스에서 사들고 간 경향신문 토요일자를 보는 데 김영민 전 교수 칼럼이 있더군요.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이상하게 지난 대선 후 죽 생각하던 것이기도 하고 지인들과의 토론 주제였기도 해서 여기 소개합니다.

 

2. [사유와 성찰] 암송,약속,연극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6282118545&code=990399&s_code=ao048 

 

인상 깊었던 몇 대목 옮겨 봅니다.

 

-시몬 베유(Simone Weil, 1909~1943)는 제 깜냥껏 혁명가의 노릇에 투철했으면서도 신비체험에 노출되곤 했던 모순덩어리의 존재였다.....그녀가 검질기게 유지했던 어떤 종류의 ‘세속적 경건’을 통해 우리는 우리 시대에 가능한 ‘영혼의 길’을 톺아보게 된다. 자본과 기계들에 뒤덮인 채 이제는 자욱길이 되어버린 그 인간의 길, 말이다.

 

-그러면 왜 하필 암송할 때에 신이 찾아왔으며, 암송이란 대체 무엇일(수 있을)까? ‘생각은 공부가 아니’라는 내 지론에 얹어 재서술하자면, 암송이란 그 무엇보다 ‘내 생각’이 아닌 것이다. 생각이란 그 근본에서 개인의 욕망과 기분에 부닐기 마련이며, 그런 뜻에서 아직 ‘이론’이 아닌 것을 말한다.

 

-나만, 내 생각만, 내 변덕과 기분만, 내 욕망과 자기보존만 있는 이 시대에서 암송과 약속의 윤리학적 실천은 그 무엇보다도 타인들 타자의 실재성에 다가서게 돕는다.

 

-알량한 ‘너’를 넘어가려면, 암송하고 약속을 지키고, 연극적 실천을 하시라!

 

경향 신문 홈피 보다 보니 올해가 로버트 카파 탄생 100주년이더군요. 그에 대한 어느 칼럼 한 부분 덧붙입니다.

 

-카파는 생전에 자신의 사진 정신, 삶의 태도를 한 마디로 압축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다.” 그가 남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명구는 사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3. 김영민 전 교수는 어떤 저자의 책 전부를 읽어 본 저의 몇 안되는 선생입니다. 물론 쓸데없이 현학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알고는 있지만 그 너머 고전적인 '문사철'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몇 안되는 선생들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글에 특히 주목한 것은 소위 '세속적 경건'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가 저 평생의 화두이기도 하고 또한 부처의 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4. 대학 1학년때 저를  '운동권'의 길로 인도해준 여자 동기가 끝까지 가고자 했던 길이 '시몬 베유'의 삶이었습니다. 그 동기의 삶을 생각하면 우리 시대와 우리 세대의 어리석음과 지 깜냥을 모르던 열정 혹은 욕망이 새삼 느껴집니다. 하 이제는 그 놈을 만나도 될 듯합니다.

 

날이 꿉꿉해서 그런가 이런 글도 괜찮을라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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