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관련된 찌질한 정보들..

2012.05.13 02:34

being 조회 수:4258

정보만 알면 뭐합니까 덜 먹고 운동해야죠. (근데 안하쟎아 ㅠㅠ) 그래도, 언젠가 살 빼야 할 때를 대비해 정보라도 -_-a



1. 다이어트와 운동..


 요약.  1. 운동으로 살 빼려고 하지 마. 2. 뺀 살 유지하는데 운동이 쫭. 3. 매일 운동이 죽기보다 싫으면 일상 속 활동량 늘리는 것도 도움됨.


출처 :  <Lifestyle Modification for the Management of Obesity>

http://knowledgetranslation.ca/sysrev/articles/project21/RefID1145-Wadden-20090620185418.pdf



다이어트를 여러 번 해 본 사람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 다이어트 초기에 (시작 후 6개월 이내), 아직 엄격하고 때론 극심한 식이조절을 잘 진행하고 있을 때는, 운동은 살 빼는데 크게 효과는 없다고 합니다. 살을 빼려면 어마어마하게 과격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두서너 달 정도면 몰라도 일년 넘게 그런 과격한 운동을 할 만한 동기를 유지하는게 쉽지 않고,  일정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모하는 것 보다 그만큼 덜 먹는 게 백 배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운동은 다이어트 완료 후 뺀 살을 장기간 유지하는데 거의 필수라고 하네요. 이런 저런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2500~3000칼로리 (일주일에 40~50km를 걷기, 뛰기)를 소모해 주는게 감량 후 몸무게 유지에 도움이 되는 운동량이라고 합니다. 주 6일 걷고/뛴다고 해도 매일 7km씩 해치워야 하는군요. 네..살을 '빼는'게 아니라, 뺀 살을 '유지'하는데 이 정도 운동량.


왜 운동이 뺀 살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은 잘 모른다면서도 대강 세 가지 정도를 추측하더군요. 

1. 다이어트 종료 후 필연적으로 폭증하는 식욕으로 더 먹게 되는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모, 

2. 다이어트 중 발생한 근손실로 인해 저하된 기초대사량을 운동으로 업업. 

3. 운동은 무드(mood)를 상승시키는데, 이 덕에 다이어트 후 체중 유지를 위해 지켜야 하는 엄한 식단을 계속 유지하는데 도움이 됨.


제 경험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면 (수영 제외) 체온 상승 때문인지 식욕이 좀 줄고, 스트레스 배출 효과가 커서 스트레스성 폭식 위험도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 운동을 많이 하면 충동통제 능력도 강화되기 때문에 충동적인 음식섭취도 덜해지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살 빼는데 주가 되는 건 식이조절이고, 운동은 탁월한 보조자. 


아 참, 매일 1~2시간씩 운동장이나 헬쓰장에서 하는 정규화된 운동만큼이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고, 2~3정거장씩 걷고 하는 생활속 활동량 증가도 도움이 된다네요. 특히 뺀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는데는 후자가 유리하다고. 제 추측이지만, 살 찌기 쉬운 사람들 중 상당수는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 정기적인 운동습관을 들이는 것 보다는 일상에서 많이 움직이는게 수월했을지도..


하여간 논문에서 전하는 전언. Patients should increase their physical activity by whatever means possible in order to keep off the lost weight.




2. 음식 일기 


요약 : 단순히 자기가 먹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기만 해도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이어트와 음식일기에 관한 내용은 <The Power of Habit>에 논문 링크와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논문은 빡쳐서 안 읽었어요.(<Weight Loss During the Intensive Intervention Phase of the Weight-Loss Maintenance Trial>, American Journal of Preventative Medicine 35 (2008))) 


책에 묘사된 바로는, '음식일기'를 쓰는 건 소위 말하는 Small Wins(큰 변화를 위해 하나 둘 쌓아가는 작은 성취들)로,  칼로리 섭취는 얼마 이하여야 하고 이건 먹고 저건 먹지 말아야 하고 하는 가이드 라인 없이, "그냥" 먹은 음식을 꾸준히 적는 걸 습관화만 해도, 섭취 음식이 건강하게 바뀌는 것은 물론 생활 전반도 다이어트에 걸맞은 쪽으로 변한다고 하는군요. <The Power of Habit>은 습관 변화에 관한 책이에요. 지금 초중반 즈음 읽고 있는데, 드라마틱한 변화는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을 통해 이뤄지며, 수많은 습관 변화를 한꺼번에 하려 하지 말고, 그 모든 변화의 밑밥을 깔아 줄 수 있는 최초의 단 하나의 습관 (Key stone habit)을 변화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음식일기 쓰는 습관이 바로 다이어터들의 Key stone habit이라고 소개되고 있고요. 확실히 제 경험으로도, 음식 일기를 꾸준히 적기만 해도 식사 조절이 완전히 실패 하는 일은 없었어요. 가계부를 꾸준히 쓰기만 해도 대단한 재테크 학습 과정 없이도 어느 정도 돈 관리에 대한 개념이 생기는 것처럼. 


그런데 음식 일기 쓰면서 '오늘은 망가져서 막 처먹었음 엉엉 멘붕ㅠ^ㅠ' 자학하며 일기를 쓰는 건 과연 장기적인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먹어야 한다, 이 음식은 먹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과, 잘못된 음식을 먹는 행동에 대한 자책과 자학의 감정이 넘실거리는 상태에서 음식 일기를 쓰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일일까요.  제 경험으로는 저런 마음 상태로는 1~2개월 이상 일기 쓰는 게 어려웠어요. 과거 다이어트 클럽에서 수차례 음식일기를 쓰다가 중도에 나가 떨어진 것도 음식 좀 잘못 먹었을 때 다이어트 일기 쓰는게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도 두려웠지만, 스스로가 자학하는 강도도 어마어마했거든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너무 괴로웠어요. 특히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 수준으로 음식을 처먹었을 때 이걸 하나 하나 적어서 다른 사람에게 공개 할라 치면, 과장 좀 보태서 발가벗겨져 조리돌림 당하는 심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그런 때에, 가장 음식 일기를 써야 하는 바로 그 시기에, 일기 쓰는 걸 멈추었죠. 


그래서 지금 참여하고 있는 friday night 님의 자유의지 다이어트에서는 '뭘 먹든 말든 난 자학은 안 할란다. 자학하고 비난하는 내맘속의 너님은 닥쳐주삼. 그냥 배째.' 모드로, 최대한 오래 음식 일기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제가 원하는건 음식 일기 적는게 습관이 되는 거에요. 





3. 다이어터의 뇌 변화


요약 : 마침내 다이어트에 성공해버린 사람의 뇌를 관찰해보면 보통사람과는 달라져 있다고 합니다. 자기통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 활동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출처 [Successful dieters have increased neural activity in cortical areas involved in the control of behavior]

http://www.nature.com/ijo/journal/v31/n3/full/0803431a.html


좀 더 보면, DPFC 활동성은 증가하고, OFC 활동성 둔화된답니다.


DPFC는 대강 앞이마쪽 뇌 부위로, 주의와 작업기억, 감정을 감독, 조절, 감정표출 제어 등의 기능을 한대요. 그런데 감정은 행동에 직결되기 때문인지, 이 부위가 이성에 따른 논리적 판단, 의지나 의도에 따른 행동 조절의 핵심 부위라고 하네요. 쉽게 말하면 자기통제와 관련된 부위라는 거죠. 


그리고 성공한 다이어터들은 이 부위의 활동성이 증가한대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자기통제력, 행동통제력 따위가 상승하게 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다이어트에 성공한 독한 X은 (담배를 끊은 독한 X은, 술을 끊은 독한 X은. 취향에 따라 골라 쓰시오.) 뭘 해도 다 성공할 거라는 말이 있는데, 이런 뇌 변화와 연계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참고로 알코올은 전전두엽 (속에 DPFC도 있죠~)을 억제하는 대표 물질이래요. 술 먹으면 칼로리 와방 섭취는 당연하지만, 식단을 제한하는 자기 절제 능력도 타격 입을 듯. 그래서 다이어트 와중에는 술 마시지 말라고 하는 가봐요.


또 OFC라는 뇌 부위 활동은 저하된대요. 이 부위는 보고 듣고 맛보는 등의 감각과 신체 내부의 감각을 종합하여 좋고 나쁨을 판독하고, 그걸 인지적으로 처리하는 부위래요. 다이어트와 관련하면 치킨을 딱 보는 순간 기분이 황홀해지고 치킨을 똬악 물어 뜯는 순간 만족감 충만함 등을 느끼게 하는데 관여하는 부위인가보죠. 그런데,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의 뇌는 이 부위 활동이 저하된대요. 


그런데, 이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음식에 대한 기대감과 먹는 순간의 희열 따위를 음식 억제의 이성과 의지가 압도해버린다는 것인지 (DPFC 활동은 증가, OFC 활동 감소) 아니면 음식에 대한 기대감과 먹는 순간의 즐거움을 느끼는 기능 자체가 실제로 저하 된다는 것인지. 미얀마에서 명상으로 아주 잘 단련 되신 스님이 저보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음식은 맛으로 먹으면 안 된다. 생명 유지를 위해서만 먹어야지.' 구도가 목적이 아니라 일상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명상을 배우고자 했던 저는 이런 과도한 자기절제, 자기단련적 태도가 너무 무섭고 거북스러웠는데, 이 논문을 읽으면서 갑자기 그 스님이 생각 났어요. 


하여간 핵심은,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람은 뇌 자체가 변해버렸다...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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