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2016.10.17 15:39

Rhoda 조회 수:1800

열흘 전 토요일에 이사를 했어요.

개포동 주공아파트. 입주연도가 1982년이더라고요.


집 구할 때부터 前세입자에게 바퀴벌레 없는지 물어봤었는데..

세입자분이 제게 거짓말을 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안 했었는데..


이봐요! 바퀴벌레는 커녕 아무 벌레도 없다면서요ㅠㅠ


이사 온 날 처음 개미떼를 발견하곤, 좀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개미 있는 집엔 바퀴는 없댔어! 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그래, 너 정도 개미들이랑은 같이 살 수 있을 거 같아, 라고 스스로 다짐도 해보았지만..


어쩐지 이삿짐을 푸는 족족 코너마다 놓인 바퀴/개미용 컴배트들이

개미만을 위한 것 치곤 너무 많더라니..


새벽녘에 화장실 간다고 나와서 불을 탁! 켜는 그 순간,

아아아(나), 사사삭(그(들)).


다행히 바퀴들은 아직 매우 작아요. 새끼손톱만 해요. 부엌에서만 봤구요.

헌데 어젯밤 모기가 너무 극성시려서 자다가 불을 켰는데.. 오우풕킹쉣

벽면을 타고 내려오던 새키손가락한마디짜리녀석..

슬리퍼로 내려찍고 오늘 세스코에 전화했습니다. 후..


세스코분들 저녁 근무 안 하신대요..

토요일날 오신대요..

저 지금 너무 우울해요..


30년된 아파트라 그런지 어디서 모기떼도 자꾸 들어와서

오늘은 코일형 모기향을 피우고 잘까 하는데

괜히 그게 바퀴를 자극해서 - 그런거 있잖아요 연막탄 터트리면 막 온동네 애들 다 기어나오는거 -

온동네서 쏟아져(!) 나올까봐서

오늘밤은 또 어찌보내나 걱정이네요. 휴..


쓰고 보니 집이 해충박물관이 된 거 같네요.. 모기, 바퀴, 개미..

뭐가 더 있음 될까요.. 쌀벌레.. 아아 곱등이.. 으으


정말이지 울고 싶어요..

그리고 前세입자분,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진짜ㅠㅠ

거짓말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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