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불러 함께 무한도전을 보고

바래다주고 난 뒤 혼자 남아 맥주 640ml 한 병을 더 사오려는데 마트에 귤이 보이네요

달랑 맥주 한 병만 사기가 뭐해서 감귤을 손으로 집어서 잘 익었나 살짝 눌러보면서 고르길 10개 반복한 뒤에

집으로 와 아까 친구와 먹다 남은 닭강정을 안주 삼아 먹는데 배불러서 귤에만 손이 가네요


어릴때는 참 귤을 많이 까 먹었어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죠, 특히 감기에라도 걸려 누워서 골골대고 있을때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쩔때는 엄지손톱을 보면 누렇게 물들어 있었어요 하도 까먹어서


겨울에만 볼 수 있었던 과일이라 한겨울을 떠올리면 그 이미지엔 꼭 귤이 등장해요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하고 누워있으면서도 어린 마음에 관심받으면서 호강하니까 참 좋네 이것도, 하며 혼자 속으로 빙긋 웃었던 기억이..


조금 전에는 2003년에 구워주었던 시디를 오랜만에 찾아 들었는지 좋다며 친한 형님이 오랜만에 전화를 주셨어요

수화기 너머로 음악이 들리냐고 묻길래 쫑긋 귀기울여 봤는데 잘 안들리지만 mary hopkin 같아서 얘기했더니 joan baez 라네요

덕분에 잊고 있었던 노래 geordie 유튜브에서 찾아 들었습니다 이제 기억이 나네요 ㅎㅎ


그리고 지금은 얼마전 공연을 봤던 들국화 노래를 듣고 있어요

1960년 겨울에도 크리스마스는 있었고 

올 겨울에도 크리스마슨 돌아오겠죠


어렸을때 겨울이면 노랗게 물들었던 엄지손톱에 이젠 세로로 줄이 가는 노화의 흔적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쓸쓸하지만 재석형님 말씀처럼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의 한 켠으로 흘러 없어지겠죠

형제들이여 시간이 없습니다, 아직 남은 가을, 내일 일요일 모두 단풍잎 한장이라도 음미하면서 지금을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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