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오늘까지의 감자별 잡담

2013.10.31 23:33

로이배티 조회 수:2535

총 120부작에서 이제 14회까지 했으니 1/10을 조금 넘겼네요. 26주 정도 더 할 테니 끝나는 건 대략 내년 4월쯤?


우선 가장 중요한 것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


하연수는 매력적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중요합니다. -_-)/

가능하면 궁서체로 적고 싶었을만큼 중요한 내용이지요. 사실 이 글은 저 한 마디를 적고 싶어서 쓰기 시작...

뭐 암튼. (쿨럭;)


일단 이 작품은 하이킥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삭막하고 살벌한 부잣집 가족들과 궁상맞고 우울한 가난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살며 얽히게 되는 이야기구요. (비현실적인, 괴상한 주거지가 등장하는 것도 -_-)

당연히 김병욱식의 싸늘한 현실 묘사와 엎치락 뒷치락 코미디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전개됩니다. 웃기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한데 기본적으론 냉정한 톤을 깔고 간단 얘기지요.

여기까지는 이전작들의 재탕 같기도 하고 뭐 그러한데. 여기에서 이전작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하연수의 '나진아' 캐릭터입니다.

뭐 예전에도 비슷한 캐릭터들(신세경이라든가)이 있긴 했지만 이 분은 다른 것이, 일단 씩씩합니다. 비극적이거나 늘어지는 느낌 없이 밝고 생기있는 느낌이라 보고 있노라면 자동적으로 해피 엔딩을 당연시하게 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이전작들의 신세경이나 백진희, 김지원 같은 캐릭터들이랑은 느낌이 많이 다른데다가 대놓고 '단독 주인공'이어서 김병욱 아저씨가 이번엔 좀 많이 다른 톤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하는데 그건 뭐 두고 봐야겠죠. 이 사람에게 뒷통수 한 두 번 맞은 것도 아니고(...)


- 공중파 방영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세게 만들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었는데. 지금까지는 가끔 튀어 나오는 비속어나 공중파에서 쓰였다면 좀 과하다 싶었을 것 같은 말투(그노무 개새끼 죽여 버릴 거야!!)들 정도를 제외하곤 큰 차이는 없네요.


- 지붕 뚫고 하이킥이나 짧은 다리의 역습과는 다르게 초장부터 적당히 웃겨주며 가고 있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처음 몇 회 보다가 그 우울함에 질려 버렸었고 짧은 다리의 역습은 안내상 캐릭터의 미칠 듯한 진상질 때문에 챙겨 보면서도 피로한 감이 있었는데 감자별은 그런 거 없이 처음부터 상당히 편안하게 보고 있네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한 주인공 나진아 캐릭터의 발랄함 덕이기도 하고, 또 (부잣집의) 등장 인물들이 그렇게까지 짜증날 정도로 밉상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해피 엔딩을 기대하며 보게 되지만... (후략;)


- 그리고 또 보다보면 새삼스레 김병욱이 훌륭해 보이는 것이, 굉장히 뻔한 아이디어와 뻔한 전개를 써먹으면서도 결국 '피식'이라도 웃게 해 주는 능력이 있어요. 지금은 멸종해버린 요 몇 년간의 MBC, KBS의 시트콤들 너댓편을 보면서 제가 웃어본 게 거의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는데. 그런 망한 시트콤들에 나왔던 장면과 비슷한 설정을 써먹어도 희한하게 이 분 작품은 웃겨요. 편집, 대사의 디테일, 자막, 배경 음악 등등 뭔가 종합적인 면에서의 퀄리티가 다르다는 느낌. 


- 캐스팅은 그냥 득도에 경지에 도달한지 오래인 듯. 경력 있는 배우들이야 그렇다 쳐도 하연수, 오영실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잘 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치트키 쓰는 게이머들 보는 기분이 듭니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요. 매번 안정빵도 아니고 검증 안 된 신인이나 연기 잘 못 하는 배우들을 수두룩하게 깔아놓고도 이 정도의 연기 질을 유지한다는 게 도대체... -_-;;


- 그 와중에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단독 주연 하연수겠지요. 이 분을 드문드문 쇼핑몰 모델 사진으로만 보다가 처음 연기자로 데뷔한 모습을 봤을 땐 '역시 모델 시절 사진들에 비하면 평범한 외모구나' 싶었는데. 감자별 몇 편 보다 보니 모델 시절 사진 따위(...) 보다 몇 배는 매력있어 보여요. 어쩜 그리도 만화에서 툭 튀어 나온 것처럼 생겼는지. ㅋ 표정도 다양해서 이 분 얼굴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쿨럭;) 게다가 벌써 몇 번을 말 했듯이 연기도 꽤 안정적이에요. 이게 공중파였으면 연말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은 따 놓은 당상이었을 듯.

 그리고 다음은 노주현입니다. 아니 뭐 캐릭터 자체는 김병욱 시트콤에서는 흔한,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는 보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마주치고 겪게 되는 장년의 진상 아저씨-_-캐릭터입니다만. 그걸 표현하는 솜씨가 거의 하이퍼 리얼리즘(...)의 경지여서 봐도 봐도 감탄스럽네요. 너무나도 격하게 리얼해서 현실의 진상 체험들이 떠오르며 혈압이 오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그와 동시에 또 확실하게 웃겨줘서 결국 정이 갑니다. 웃김 타율을 따진다면 지금까지 감자별에서 명실 상부한 단독 1위. 정말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 알알이 올올이 디테일이 박혀 있어요. 신들린 연기라고 밖엔. ㅠㅜb


- 그 외엔 뭐...

 이순재야 말할 것도 없구요. 다만 예전에 했던 캐릭터들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라는 게 좀 아쉽긴 합니다.

 금보라는 그냥 대놓고 악역인데, 덕택에 별로 웃길 기회는 얻지 못 하지만 굉장히 리얼하게 싸늘한 느낌을 주면서 이 시트콤이 김병욱스러움-_-을 유지하는 데 큰 공헌을 해 주고요.

 줄리엔은 그냥 줄리엔. 장기하는 그냥 장기하. <-

 서예지라는 신인은 얼굴도 매력있고 몸매도 좋고 지금까지는 연기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제 가족분께선 '비주얼에 목소리까지 내 취향인데 캐릭터가 싫어!!'라는 평가를. ㅋㅋ

 고경표는... 빨리 기억 되찾고 원래 성깔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누나진아씨'라며 귀염 떠는 초딩 모습이 딱히 별로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붜-ㄹ드'를 외치던 싸가지 시절이 잘 어울려서.

 심지어 김정민, 최송현도 연기를 괜찮게 합니다. 특히 오늘 김정민, 정말 잘 먹더라구요. ㅋㅋㅋ 

 그리고 여진구. 이 친구도 참 매력있게 나오는데 지금까지는 캐릭터가 워낙 흐릿해서 (신비주의-_-캐릭터라 그렇습니다) 별로 할 말이 없네요. 그저 실종 상태 얼른 끝내고 다시 나와주길 바랄 뿐입니다.


- 암튼 그래서. 그냥 재밌게 보고 있단 얘깁니다.

 초장부터 스토리 전개가 러브라인(아악;)을 파기 시작해버린 관계로 좀 불안하고.

 또 김병욱 특유의 후반 전개가 다시 작렬할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 때문에 걱정은 좀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재밌습니다. 그러니 기꺼이 다시 낚여 줄 수밖에요. 아아........ -_-;;


-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하연수는 참 매력적이에요. 게다가 연기까지 잘 하니 이 작품의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앞으로도 쭉 잘 풀릴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주연인데 언급 비중이 너무 낮았던 여진구군을 위해


http://youtu.be/7S-2s5cUHWE


금지영상이나 올려봅니다. 여진구군 죄송. 하하;;


++ 아 참. 엔딩곡도 맘에 들더라구요.


http://youtu.be/j8CZO1SNtbU


딱 엔딩에 흘러 나오는 부분까지(그러니까 곡의 초반)가 제일 좋긴 합니다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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