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이상우 노래 4곡, 이상은 노래 3곡이 나왔는데. 어째서 굳이 '88년 강변가요제' 라는 테마로 두 가수를 묶어서 한 방에 소진(?)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은이야 '공무도하가' 이후로 이 프로에 나와서 부를만한 성격의 노래는 내놓지 않았던 게 사실이긴 한데 이상우는...

 이라고 생각하며 검색을 해 보니 이 분도 전성기가 꽤 짧았고 히트곡도 그렇게 많지는 않군요. 이상합니다. 제 기억이 왜곡되었나봐요. 쿨럭;


- 그래서 결국 이상은 노래는 '담다디'(인피니트 성규), '언젠가는'(이현), '사랑할거야'(케이 윌). 이렇게 세 곡이었는데 괜히 이상은의 맘 속이 궁금해지더군요. 일단 '담다디'는 꽤 오랫동안 이상은을 괴롭혔던, 아주 미운 곡이었다고 본인이 얘기한 적이 있었죠. 자긴 다른 음악을 하고 싶은데 다들 '담다디'만 요구하니 정말 힘들었다고. 

 뭐 그래도 결국엔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곡이라고 긍정하게 되었다고 했으니 괜찮았겠고. '언젠가는'이야 문제 없지만 '사랑할거야'는 표절곡이었잖아요. 물론 이상은 본인 작곡은 아니긴 했지만 잊고 싶은 흑역사일 텐데 그걸 굳이 방송에서 또(...) '공무도하가' 정도는 누군가가 불러줬어도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하는데. 현재 출연자 중 부를만한 사람이 없긴 하네요. 알리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 그냥 제가 좋아해서 듣고 싶었던 노래는 이건데...




별로 존재감이 없는 노래인 듯 하여 별로 기대하진 않았구요;

격렬한 이상은 빠... 였던 제 누님께서 가장 좋아했었던




이 노래 정도는 또 누가 부를만도 했었겠건만. 두 가수를 하나로 묶어버리다보니 정말 유명한 히트곡이 아니면 다 묻혀 버린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 생각해보면 담다디 열풍은 정말 대단하긴 했어요. 바로 다음 날부터 어른부터 애들까지 온통 담다디 담다디 거리고 다녔던 기억도 있고. (이게 또 나중에 '라밤바'의 대박과 엮여서 참 별 의미 없는 소리들이 인기구나... 하는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했던 기억도;) 광고도 많이 찍었고. 훤칠한 키에 보이쉬한 이미지 때문에 유난히 여성팬이 많았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제 누나였죠. 이상은 출연한 별밤 공개 방송 같은 거 다 녹음해 놓고 LP 사모으고 하던 모습들이 기억이 납니다.

 뜬금 없지만 당시 라디오에 나와서 '아기 때부터 내가 하도 여기저기 굴러다니니까 어머니께서 날 재봉틀 다리에 묶어 놓고 키우셨다ㅋㅋㅋ' 라는 얘길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땐 그냥 웃고 넘겼지만 만약 요즘에 누가 라디오에 나와서 이런 얘길 하면(...)

 실물을 본 적이 딱 한 번 있어요. 대학 1학년 때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데 바로 옆 풀밭에 완전 마르고 기다란 반삭 여인네가 앉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쳐다보니 이상은이었던; 교내에서 공연이 있어 온 거였는데. 정말 그냥 일반인처럼 풀밭에, 것도 딱 제 1m 앞에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싸인이라도 받았어야 했는데... orz


- 활동 중에 음악 성향이 3단 변신을 해 버린 이상은과 달리 이상우는 상대적으로 별 불만은 없었을 것 같아요. 나올만한 곡들 나왔죠. '한여름밤의 꿈'(에일리), '슬픈 그림같은 사랑'(소냐), '비창'(울랄라 세션),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려욱). 요렇게들 불렀습니다.

 애초에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어쨌거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이런 노래였어요.



 아주 오랜만에 들어도 좋은 걸 보면 참 훌륭한 곡... 이었다기보단 그냥 제가 늙었습니다. 하하하. <-


- 근데 가만 보면 이상우 이 분도 꽤 파란만장하단 말이죠. 강변가요제 출신 스타 가수로 1, 2, 3집까지 잘 나가다가 4집 하나 반응 안 좋은 후로 그냥 잠수. 후에 드라마 O.S.T였던 '비창'이 히트를 쳐서 다시 뜨나 했더니 소식 없다가 갑자기 단막극 전문 배우(?)로 연기하다가. 또 안 보인다 싶더니 sm에서 장나라 데려다가 스타 만들고. 근데 그 장나라는 곧 아버지에게 가 버리고. 뉴스 보다 발굴한 한가인도 돈 될만할 때쯤에 다른 회사로 가고. 최근 약력을 보니 보컬 아카데미 원장을 하고 있군요. 흠.

 그래도 뭐 큰 사고 안 치고 무사히 늙고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싶긴 하네요. 올해로 50 되셨습니다; (이상은은 43세.)


- 제목에다 '불후의 명곡2' 라고 적어 놓았으니 몇 마디만 하자면.

 1) '나는 가수다'처럼 비장하고 거창한 분위기를 팍팍 까는 것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견딜만하긴 하지만 관현악 st.를 동원한 대곡 발라드풍의 편곡은 참 질립니다. 저 옛날 옛적 듣보잡 가수 시절에 소냐 참 좋아했었는데. 오늘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을 그렇게 편곡해서 부르는 걸 보니 좀 많이 별로더라구요. 그 곡의 매력은 그게 아니라구요. ㅠㅜ

 2) 성규군은 이 프로에서 그냥 작정하고 '나는 아이돌 가수다'를 찍고 있더군요. 과욕 안 부리고 무난하게 발랄한 노래를 무난하게 상큼하게 편곡해서 퍼포먼스 넣고 깜찍 발랄하게 소화하는데, 뭐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기도 듣기도 부담 없고 좋아요. 어차리 나머지 출연자들과 노래 실력으로 경쟁할 것도 아니고 하니(...)

 3) 신동엽은 참 대단해요. 뽑는 거야 사실 그냥 막 뽑는 건데 뽑기 전 후로 정말 그럴싸하게 썰을 풀어서 매 회마다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 아무 생각 없이 보다 보면 정말 신동엽 말대로 대단한 우연이 반복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조작인가?' 싶기도 한데. 가만히 정리를 해 보면 결국 다 그냥 신동엽 말빨이더라구요. 능력자 같으니.

 4) 윤하는 그냥 여기 고정 박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orz


- 마무리는 무척 예상 가능하게도 성규군 무대 영상으로.




+ 이 글 쓰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 보니 장윤정과 이영현도 강변 가요제 출신이었군요. 그래도 이 분들은 전혀 다른 루트로 성공하였으니 결국 강변 가요제 최후의 히트작은 육각수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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