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금요일 아침입니다. 추위를 핑계삼아 체지방 축적에 힘쓰고 있는 나날들. 오늘은 최근에 왕십리에서 발굴한 두 맛집을 소개해 드리려구요. 


우선..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안구 정화용 러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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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말이면 잠실 일대를 교통지옥으로 만들었던 러버덕도 이제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졌군요. 주말에 러버덕 보자고 하신 분들.. 없습니다. 이제..


언제부턴가 불금이라고 해서 밖에서 흥청망청 놀지 않으면 인생 낙오자 같은 취급을 하는 사회 문화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맘편하게 술도 한잔, 아껴뒀던 사람들 만날 약속도 잡을 수 있는 날이기는 하죠. 여기저기 좋은 장소가 많지만 왕십리에도 가볼만한 곳이 좀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 장소는 왕십리 삼성 쉐르빌 상가내 푸드코트에 있는 벳남 음식점입니다. 구글에서 "왕십리 진짜 베트남" 이라고 검색해보시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블로그가 있는데요. 전 여기서 분띳느엉이라는 비빔 쌀국수를 먹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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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베트남식, 혹은 왕십리 푸드코트식으로 허름한데요. 국수는 베트남 맛이 납니다. 분띳느엉은 양념한 돼지고기를 썰어넣고 야채와 분태땅콩을 얹어서 달콤새콤한 소스에 비벼먹는 베트남식 비빔국수입니다. 제가 목놓아 먹고 싶던 분짜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대로 만든 분띳느엉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드리고 싶어요. 근데.. 이집은 짜조가 정말 맛있다는 평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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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를 달라고 하니 싱싱한 고수를 듬뿍 주십니다. 다 넣고 휙휙 비벼서 우걱우걱 먹습니다. 맥주랑 같이 먹으면 더 좋겠지만.. 점심으로 먹은지라 그냥 국수만. 같이 주신 육수도 제대로 우려낸 육수같네요. 포호아니 포메인이니.. 공장 육수랑은 좀 다릅니다. 아무튼.. 베트남 사람이 만드니 베트남 맛이 납니다. 재료는 좀 로컬라이즈한 것 같지만.. 베트남 음식이 땡길때 가볼만한 곳입니다. 


다만 가격은 7천원으로.. 베트남스럽지 않아요. 뭐, 비행기값 아낀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합니다.


두번째는 갈비살집입니다. 여기는 마장동에서 일하는 동생이랑 동행한 가게. 왕십리역 11번 출구로 나가서 직진하다가 우회전하면 나오는 "소나무"라는 갈비살 전문점. 갈비살 100그램에 11,000원인데 국내산 한우를 씁니다. 직접 갈비를 통째로 들여다가 가게에서 정형을 해서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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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기저기 다니며 고기 좀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집 고기는 또 다릅니다. 비쥬얼이 일단 좋죠. 이건 갈비살을 정형하면서 나오는 안창살인데.. 파는 건 아니고 방문할때 동행한 마장동 동생이 이집 사장이랑 각별한 사이라 특별히 준고기. 나중에 준 갈비살이 오히려 맛은 더 고소하더군요. 육회로 먹어도 될 정도로 선도가 좋습니다.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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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구우면 맛이 없다고 이정도에서 핏기만 좀 가시면 먹으라고 하길래.. 미디엄 레어로 우걱 우걱 먹습니다. 소주가 절로 넘어가네요. 


꼭 한우가 미국산이나 호주산보다 맛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이정도 고기면 납득이 갑니다. 맛있네요. 게다가 100그램 단위로 팔면 양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이 집은 100그램 단위로 주문할 수 있으니.. 둘이가서 300그램 정도면 여자분들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날씨가 춥습니다. 이런 날은 일찍 집에 가도 좋겠지만.. 왕십리가 멀지 않은 분들은 짜조에 맥주 한잔, 갈비살에 소주 한잔.. 하시면서 한주의 고단함을 씻어보셔도 좋을듯. 


쓰다보니.. 제가 땡기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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