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똑같은 경고를 반복하자니 좀 민망하네요. ㅋㅋ 암튼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없어도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언급할 예정입니다.



- 첫 회가 참 당황스럽습니다. 에피소드 제목부터가 '선거일의 밤'이었나 그래요. 여기서 말하는 선거란 트럼프 vs 힐러리의 역사적인 그 날을 의미하고. 드라마는 힐러리의 패배에 멘탈이 흩날리는 리버럴 레즈비언 부부(애도 하나 키우고 있습니다)의 분노와 절망, 공포. 트럼프의 승리에 환호하는 변태 빌런의 승리 선언을 매우 길고 자세하게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힐러리파가 주인공이고 트럼프파가 빌런인 거죠. 이걸 뭐 돌려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직설적으로 구구절절 기일게 보여줍니다. 우하하.

 그 장면 이후로도 한참을 그 선거 결과에 대한 분노와 짜증을 보여주는데 할애하는데... 이건 뭐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 커뮤니티 게시판 댓글을 읽고 있는 기분이에요. 힐러리가 마지막 유세 장소를 왜 그런 데로 택했냐느니, 괜히 좌파 허세 부린다고 다른 후보 뽑은 놈들 때문에 우리 나라 망했다느니, 힐러리 지지자들이 말만 많고 투표를 안 해서 진 거라느니, 선거 결과 예측한 프로그램, 언론들은 도대체 뭐냐느니 이런 얘기를 모든 등장 인물들이 한 회 내내 늘어 놓는 가운데 정작 드라마의 이야기는 느릿느릿 전개됩니다.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개근상 커플의 비중이 유난히 큰 시즌입니다. 환공포증, 광대공포증 등 유명하고 인기 있는(?) 오만 공포증들에 다 시달리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증세가 악화되어 버린 레즈비언 엄마 사라 폴슨이 트럼프 당선 후부터 갑자기 닥쳐오는 불가해하게 공포스러운 상황들에 시달리며 간신히 붙들고 있던 멘탈을 거의 다 놓아 버리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우리 동네 사이비 교주 에반 피터스의 지구 정복(...) 음모가 음험하게 진행되는 거죠. 물론 이 둘의 이야기는 밀접하게 연결이 되구요.

 에반 피터스야 그렇다 쳐도 사라 폴슨은 첫 시즌에선 거의 카메오 수준의 비중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시리즈의 간판이 된 건지. ㅋㅋㅋ 암튼 이 두 배우 캐릭터가 이야기의 대부분을 잡아 먹어서 다른 레귤러 배우들은 대부분 비중이 적거나 카메오 수준의 등장만 보여줍니다.



- 큰 틀에선 굉장히 일관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즌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트럼프 당선에 대한 분노와 저주를 표출하는 게 목적이고 그걸로 시작해서 그걸로 끝나요. 그리고 그 분노와 저주는 페미니스트 여성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표현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이비 교주의 사상은 당연히 남성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 우익들의 사상 요약편 같은 성격을 갖습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매끈하게 잘 풀어내진 않습니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 그런 걸 바라면 안 되죠. ㅋㅋㅋ 예를 들어 이 시즌의 선과 악은 단순하게 그냥 성별로 구분이 돼요. 여자는 약자, 피해자, 나쁜 짓을 했더라도 남성에 의한 억압 때문이라 온정적으로 취급되는 반면에 남자는 그냥 다 악당입니다. 이게 과장이 아니에요. 이 드라마에서 본인 이름이 한 번이라 불리는 비중의 남자들은 오바마 빼고 다 악당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남자들을 몽땅 다 악당으로 묘사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거기에 '멍청하고 찌질한' 속성을 덧붙이는데 정말 여기 나오는 남자들은 두어명 정도를 제외하면 죄다 말하는 멍멍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존재입니다. 사이비 종교에 낚여서 인생 망쳐도 싼 그런 존재.


뭐 이런 무지막지한 편가르기와 가차 없는 묘사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의 완성도에 큰 도움은 안 됩니다. 하다못해 우리 교주 아저씨 정도는 좀 똑똑하고 강한 존재로 묘사를 해야 긴장감이 생길 텐데 내용을 보면 결국 교주도 멍청이고 이 교주에게 낚인 사람들은 그보다 더 멍청해서(...) 낚인다는 느낌이라. 결과적으로 똑똑한 리버럴 여성들이 이 우익 꼴통 멍청이들에게 줄줄이 낚여서 갖은 기행에 다 동참하게 되는 전개가 되어 버리니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 이 시즌의 또 다른 특이한 점이라면 초현실적 존재, 현상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다고해서 다른 시즌들과 그렇게 차별화되는 느낌은 없습니다. 초현실적 수준의 멍청이들이 초현실적 수준의 범죄를 아무렇게나 저지르고 다니는 이야기라서 그냥 보고 있다 보면 초현실적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는 기분이거든요. ㅋㅋㅋ



- 이 시즌은 11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흠... 장점을 찾는다면, 그나마 다른 시즌들에 비해 막판의 퀄리티 저하가 덜한 편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 평가지만 암튼 그래요.

 그리고... 아마 이게 끝인 것 같네요. ㅋ

 단점은 그동안 이 별 의미 없는 소감글을 쓰면서 여러 번 반복했던 단점들이 그대로인지라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말은 반복이라도 꼭 다시 하고 싶네요. 제발 중간에 무의미한 반전, 무의미한 국면 전환 같은 거 집어 넣으려고 무리하지 말라구요. ㅠㅜ


 힐러리를 지지했던 미국의 여성 유권자라면 극의 완성도와 상관 없이 한풀이 차원에서 즐길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만.

 솔직히 제가 미국인도 아니고, 대한민국 처지는 오바마 시절보다 지금 트럼프 시절이 딱히 못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 그냥 뭐. 이런 소재가 특별히 제게 더 좋게 볼 여지를 만들어주지는 못 했습니다.



- 덧붙여서 이 이야기에서 비중 있는 여성(='우리편') 캐릭터들은 죄다 레즈비언이거나 흑인입니다. 시즌이 흘러갈 수록 점점 더 본격 소수자 타게팅 드라마가 되어가네요. ㅋㅋ 그 와중에 여전히 동양인들의 비중이 없는 게 아쉽지만 뭐 그러려니 하구요.



- 에반 피터스는 촬영하면서 신나고 재밌었을 것 같아요. 워낙 압도적으로 비중이 큰 캐릭터인데다가 중간중간 역사적 인물(?) 역할들까지 맡아서 1인 6역인가 7역 정도를 합니다. 그 연기들이 대단했냐 아니냐를 떠나 그냥 연기하는 본인은 되게 재밌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아 제발 칼로 목 긋기 좀 그만하라고. 이건 뭐 작가 페티시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네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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