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체벌 관해서 주절주절.

2010.11.11 01:47

nishi 조회 수:2720

저는 결코 수준높은 견해를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쨌건.

 

 

 

사실 기본적으로 대인서비스라는 건 구질구질한 겁니다.

 

 

직업으로서의 교직도 그렇습니다. 이쪽을 대인서비스라는 카테고리로

묶는 건 좀 생소한가요? (.........)

 

 

......

 

체벌이건 벌점이건 일단 자신의 진학에 영향을 준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인지하지 못할 나이대의 아이들 (under 20) 을 아주 개념차게, 인격적으로

부족함이 없게 정서적으로 비뚤어지지 않게 해주려면 진짜 교사 1인 당

학생수가 두 손에 (한 손은 너무했고) 꼽을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 일단 현재 남한에서 시행되는 교육은 아주 공부에 열의가

있어서 불이 붙는 소수의 아이들은 수준이 높은 학교에 올라가고, 나머지는

말씀대로 쉬는 시간에 담배피고 복도에 침 뱉는 아이들과 더 열심히 해서

적어도 수도권 대학까지는 들어가야지 하면서 피씨방에 가는 시간 줄여가

며 공부하는 아이들을 되도록 한 건물로 묶어 공부시키는 체제거든요.

 

..뭐 지금은 어디까지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좀 중언부언 하자면...

 

트위터의 어떤 분께선 상벌점 제도를 도입하면 학생 개인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지는 걸 체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제도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엔 아이들을 더 영악하게 만들기 쉽상이라 봅니다.

 

상벌점을 계산하며 일종의 거래를 하려 들거든요.

 

잘못을 하고 말고는 그냥 자기가 점수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되어요. 사회 시스템에서 자기가 잘못하고 말고가 아니라.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점을 짜게 주는 걸로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하게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원채 덤벙대서 실수를 자주

하는 아이라면?

 

절대로 고쳐지지 않는 싸가지라는 게 있다는 느낌을 학창시절 때 주위 아이들

을 보면서 느끼신 적 있으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덤벙대는 천성도 그래요.

 

그런 시스템이라면 시스템에서 도태되는 아이들의 종류가 달라질 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결국 구질구질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교육이라는 작업이....

꾸지람을 하고 달래고... 진짜 개념 없이 달려들면 뭐....

 

under 20의 아이들을 어떻게 성인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신 분들을

곳곳에서 보는데, 아이들의 시각은 그게 아닙니다. 미래는 몰라요.

 

그리고 끝까지 자기에게 유리하게 거래를 하려 듭니다.

 

자기에게 좋으면 그냥 좋은 겁니다. 공동체의식을 기르기 위해 훈육이라는 게 필요한데

여기에 물론 체벌이 딱히 도움된다는 보장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운용하기에 따라 상벌점도

매한가지일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의 시스템에서 분명히 체벌이 커버하는 영역이 있었습니다. 이제 개혁을 통해 더 이상

체벌은 있을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영역을 상벌점이 오롯히 커버가 가능한가?

 

제 생각엔 상벌점만으론 어렵다고 봅니다. 제 생각엔 인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이건 굉장히 힘듭니다. 하는 쪽도 힘들고 받는 쪽도 힘든 겁니다. 체벌이 주는 육체적

고통과는 또 다른 면에서 말입니다. 아마 힘들 겁니다.

 

 

 

 

 

...................................................

 

전 벌점을 밥먹듯이 먹을 수 밖에 없는 덜렁이들 혹은 일부 개념없는 아이들이 도태되기를

바라지 않듯이, 쉬는 시간에 담배 피고, 걸핏하면 담 넘고 면학분위기에 피해를 주는 아이들이

마냥 도태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전자는 상벌점이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이고 후자는 체벌

시스템이 '커버하던' 영역이군요.

 

 

 

결론이 뭐냐하면.. 글쎄요. 그냥..

 

교육이라는 게 진보주의자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인격적 접근이라는 걸 살리자면 현장에서

결국 구질구질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체벌을 상벌점으로 대체하는 걸로 과연 그런 구질

구질함이 해소될 수 있는가....는 회의적이라는 겁니다.

 

인격적 접근 인격적 접근 하는데 이게 또 말이야 쉽죠... 남한 교육 전반에 관련된 문제에서

체벌이 주는 부작용이 얼마나 되었는가.. 물론 작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영역으로 축소시키는 것과, 아주 없앤다는 건 굉장히 다르다고 보고...

 

공부에 관심 없고 행실 똑바르지 못한 아이들을 퇴출시키는 게 속이 시원하다면... 사회 전체적

으로 볼 때 이들을 받아줄만한 공간은 있는가가 궁금하고..

 

....네, 그렇습니다.

 

 

본문에 한 구절만 또 남기자면, 아이들은 굉장히 영악한 동시에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기적이지요.

 

 

내적인 도덕심, 공공성에 대한 개념을 함양하는데 상벌점이..... 에라,

 

학생 개인의 영달을 위한 교육에 몰입하고 체벌로 관리하던 시스템이었는데 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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