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식이 늦게 끝나서 자정에 집에 기어들어와선 '스포일러 보기 전에 봐야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다운 받아 usb에 옮겨 담고 티비에 재생하여 배수정, 에릭남 무대까지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_-;; ...까진 그래도 괜찮았는데. 문제는 눈을 떴을 때였죠. 눈을 뜨자 마자 들리는 소리가 바로 "에릭 남입니다!" 였습니다. orz 이건 뭐 자진 스포일러라고 해야 하나요.

 암튼 허탈한 맘을 안고 퇴근 후 정주행을 마치고 끄적거려봅니다.


- 사전 인기 투표 결과는 배수정 -> 에릭남 -> 전은진 -> 구자명 -> 50kg 순이었죠. 배수정 우승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난 주에 선방했던 전은진, 에릭남도 순위 잘 나오긴 했는데 50kg는 지난 주에 좋은 무대 해서 골든 티켓 받고도 꼴찌네요; 좀 억울하겠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살아남았으니 뭐.


- 셋은 잘 했고 하나는 애매했고 하나는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별로였던 분이 떨어지셨으니 뭐 납득할만한 결과이긴 한데, 그래도 사전 인기 투표 2위가 떨어지니 좀 당황스럽더군요. 지금까지 이 프로 생방송 결과를 봐 온 중에 가장 놀라웠습니다; 사전 인기 투표 2위를 5위가 떨어뜨리다니. 에릭남이 점수 꼴찌를 먹긴 했어도 어차피 50kg도 4위였고 차이가 그리 크진 않았었거든요. 인터넷은 안 해도 핸드폰 메시지는 보내는 팬층(아마도 연령대가 좀 높은?)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 참고로 어제 점수는 이랬습니다. (멘토 + 평가위원 = 합산 점수입니다)

배수정 : 36.8 + 54.2 = 91.0

에릭남 : 35.6 + 48.4 = 84.0

50kg    : 35.2 + 52.5 = 87.7

구자명 : 35.7 + 55.9 = 91.6

전은진 : 36.3 + 52.1 = 88.4


보다시피 에릭 남이 평가위원들에게 확실하게 까였죠. 근데... 그게 맞았던 것 같아요. 어제 무댄 정말 많이 별로였으니;

그리고 전 보면서 전은진이 2위는 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점수 2위는 배수정이었군요. 3위이고 4위 50kg와 0.7점 차이(...)


- 오프닝의 '연예인'은 참 무슨 편곡을 그렇게 해 놓았던지 영 맥이 없어서. 남자든 여자든 한쪽 성별 다 떨어져 버리면 스페셜 무대가 좀 괜찮아질까요. -_-;;


- 참가자들 무대는

 1) 배수정 : 어제 구자명이 꽤 임팩트 있는, 꽤 잘 하는 오디션 참가자의 무대를 보여줬다면 배수정은 그냥 무난한 기성 가수 무대 같았습니다. 정말 이 프로 나오기 전까지 전문적인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는 건지 궁금해져요. 몇 달, 몇 년을 실용 음악 학원에서 노래 배우고 연습해서 오디션 참가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니 확실히 난 사람은 난 사람인 듯. 지금 생존자들 중에선 전은진을 가장 응원하고 있긴한데, 그래도 우승은 그냥 이 분이 했으면 좋겠네요. 그게 옳은(?) 것 같아서.


 2) 에릭남 :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어제 이 분의 노래의 편곡은 '이승환 라이브 버전' 이었죠. 들으면서 계속 무대에서 방방 뛰며 불러제끼는 이승환의 목소리가 머리 속에서 들려오더라구요. 탈락 발표 직전 코멘트에서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승환의 잘못 맞습니다. 이승환이 불렀다면 분명 꽤 좋았을 거에요. 하지만 그걸 그냥 에릭남에게 그대로 시켜 버리면 어떡합니까... orz 에릭남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었던 거였는지 어쨌는지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쉬운 선택이었네요. 항상 하는 얘기지만, 오디션 프로 참가자가 본인 스타일대로 준수한 무대를 보여주면 떨어져도 보는 사람이 크게 안타깝진 않거든요. 근데 이건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 정도 보컬 쑈쑈쑈는 펼쳐줘야 어울릴 편곡이었다구요. ㅠㅜ;;)


 3) 50kg :  제가 워낙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 데다가, 이 팀은 이만큼 늘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워서 별다른 얘길 못 하겠네요; 별 임팩트가 없긴 했지만 이 팀이 이 정도로 무난하고 안정적인 무대를 생방송에서 보여주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어요. 전 정말 이번 주는 100% 이 분들이 탈락일 거라고 믿었었거든요. 그리고 가장 대단한 건, 이 분들이 생방송 들어와서 지금껏 살아 남으면서 한 번도 '쟤넨 떨어질 애들이 왜 붙었어?'라는 생각이 들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50kg도 기대 이상이고, 윤일상은 정말 대단합니다. 적어도 50kg에 관해서는 삽질 한 번이 없네요 그냥.

 ...그리고 이건 정말 근거 없는 그냥 제 주관인데. 이 분들은 한참 전부터 '우린 이만하면 이미 과분하지'라는 생각을 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욕심, 부담 없이 '그냥 열심히'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인데 그게 은근히 보기 좋습니다.


 4) 구자명 : 위에서도 적었지만 어제의 무대들 중 가장 임팩트는 컸어요. 전 여전히 배수정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지만 점수 1등 먹고 다음 방송으로 직행한 건 납득이 갑니다. 꼬치꼬치 따지고 들어가자면 부족한 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저같은 막귀가 대충 듣기에는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게다가... 이 분의 보컬을 승환옹의 보컬과 직접 비교하는 건 좀 많이 그렇잖아요;

 이 프로가 지난 시즌엔 문자 투표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었던가요? 과연 배수정과 이 분 중 어느 쪽이 더 문자를 많이 받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둘 중 한 명이라면 전 배수정을 고르겠지만 왠지 인기는 이 분이 더 많을 것 같아서요. 왜 공개를 안 하는 걸까나.


 5) 전은진 : 심사위원들 말대로 지금까지 중 가장 나았죠. 선곡도 좋았고 또 잘 불렀습니다. 왠지 처음부터 윤상이 자신만만하더라니. ^^; 여전히 멘토 스쿨에서 보여줬던 포스까진 못 미치긴 해도 이건 생방송이니까요. (최근들어 생방의 무서움을 리얼하게 느끼게 해 준 일이...;) 우승까진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래도 두 번은 더 보고 싶네요.


- 멘토들이야 뭐...

 1) 여전히 제자가 몽땅 살아 있네요. 까딱하면 자기 제자들로 결승전 치를 분위기의 이선희 선생님. 대단... 하신데 어제 방송으론 별로 할 얘기가;

 2) 윤일상이 이토록 대단한 수완을 보여주리라곤 정말 꿈에도...; 샘 카터, 정서경 다 떨어지고 나서 금방 끝날 줄 알았던 50kg를 탑4까지 올려놨습니다. 많이 오그라들긴 해도 자기 제자는 물론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사람 좋고 따뜻한 코멘트를 많이 해 줘서 이미지도 엄청 좋아졌구요. 뭐 본인이 가수가 아니라서 큰 이득은 없겠습니다만. 암튼 당장 다음 주에 50kg가 떨어진다 해도 전 이번 시즌에서 가장 성공한 멘토로 이 분을 밀겠습니다.

 3) 어제 윤상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전은진이 합격된 후의 표정이었습니다. 완전 무표정...; 환하게 웃을 땐 인상 참 좋은 사람인데 뭔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땐 정말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게 신기합니다. 그래서 더 폼 나 보이기도 하구요. <-

 4) 어제부터 제자 없이 전문 심사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정현은... 많이 홀가분해 보이더군요. 표정이 완전 편안해져서 정성스레 평해주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비중은...;

 5) 배수정 무대 후 심사평에서 '다음 주부턴 에릭남이 아닌 배수정을 응원하고 있을 것 같다' 라는 농담을 날렸던 승환옹.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지금쯤 엄청 까이고 있을 것 같네요. -_-; 막판에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 나쁜 결과 있다면 전부 내 탓. 하지만 좋은 결과 있었으면' 이라면서 제자에 대한 애정을 마구 발산했기에 좋게 봐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어제 그 선곡에 그 편곡은 아니었다구요 정말. ㅠㅜ


- 그래서 생존자는 배수정, 구자명, 전은진, 50kg입니다. 여자 둘 남자 셋으로 남초... (어쩌라고;)

 뭐 당연히 '이번엔 50kg가 가겠지' 라고 생각하게 되긴 하지만 전 지난 주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_-;; 50kg가 살아 남는다면 전은진이 떨어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50kg에게 호감이 샘솟고 있는 요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은진양은 안 됩니다!! ;ㅁ; 어제 그만큼까지 살아났으니 다음 주엔 개인 최고 무대 한번 폭발시켜 줘야죠. 그간 거품이었다고 까인 설움은 확실하게 풀고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윤일상씨, 부탁해요(??)


- 이제 이 프로 세 번 더 보고 K팝스타 여덟 번을 더 보면 됩니다! 하하; 수퍼스타K 4는 보지 않아요. 오디션 프로도 지겹거니와 애초에 저희 집엔 케이블이 안 나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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