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나니 굉장히 평범한 영화인데 저는 뭔가 좀 새롭고 색다른 놀라움이 있기를 기대했나봐요.

 

쉽게 예상되는 정도의 줄거리와 갈등구조에 예상가능한 정도의 재미만을 주고 끝납니다.

 

 

내용이 뻔한 건 싫지 않지만 그 뻔한 이야기에 몰입이 안되더군요.

 

보다보면 이야기를 많이 고친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정인(임수정)이 장성기(류승룡)와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남편(이선균)이 아내에 대한 증오에서 애정으로 왔다갔다하는 것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릴 정도로 파고들어가지 않고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에서 갈팡질팡합니다.

 

이야기의 액션은 남편의 생각과 취하는 행동에 따라 진행되는 편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냥 정해진 로코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느낌이고 저는 그냥 심드렁했습니다.

 

 

 

장성기는 처음부터 그런 캐릭터였으니, 그다지 기대하면 안되겠지만

 

-이제까지 수많은 여자들을 후렸으나 별볼일없는 여주인공에게만은 푹 빠지는 카사노바 캐릭터요.

 

이런 클리셰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 과정이 별거 없고 역시 싱거웠어요-

 

작정하고 싱겁게 웃기는 인물이긴한데, 웃길 때도 꽤 많았지만 단순히 의아한 장면도 많았어요.(얼음 낚시에서 물고기 삼키는 장면은 어떤 관객은 마구 짜증내기도)

 

이선균과 류승룡 두 배우의 말이 잘 안들릴 때가 있었는데, 둘이 만나면 대부분 코미디 장면이었으니까

 

제가 못 알아들어서 그런 것도 좀 있군요.

 

 

그래도 하나 건졌다고 한다면 '투덜이' 임수정 캐릭터입니다.

 

한국영화에서 이렇게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정치적인 면까지 포함시킨 취향을 (소품이 아니라) 그 사람을 나타내는 일면으로 쓴 것은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중도 좌파 인문대 나온(혹은 성향의) '여자' 인물로요. 영화,음악,책 적당히 좋아하는.

 

사회에 대한 불평불만도 똑부러지게 쏘아붙이는지라 속시원하고 재밌더군요. 아마 듀게 분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실 것 같아요. (여기서 나왔던 주제도 등장하고)

 

내용이 굉장히 새로운 건 아니지만 미모의 로코물 여주인공 입에서 나오는 걸 보니 새로웠어요.

 

불의나 차별을 참지 못하고 당당히 따지고 드는 여주인공은 드라마에서 꽤 봤지만, 그게 좀 더 사소한, 취향으로까지 확대된 느낌이에요.

 

 

참, 색다른 점이 하나 있었어요.

 

자주 등장하는 외국어 사용입니다. 장성기는 불어부터 아프리카어(진짜인지 궁금해요)까지 구사하는데

카사노바에게 어울리는 특기였어요.

 

이보다 중요하게 주요장면에서도 정인과 두현은 일본어를 사용하는데, 저는 솔직히 별로였어요.

 

못한 것 까지도 아니고 괜찮은 장면도 있었지만 왜 외국어 연기가 어려운지 알겠더라구요. 

 

일본어라면 누구나 다 귀에 익숙한 언어라 그 특유의 억양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전형적인 일본어로 말할 때 성대모사나 흉내내는 걸 듣는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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