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6 16:27
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온라인 서점들이 쏟아지면서 마일리지니 할인이니 30~40% 씩 해대다 보니 오프라인서점.. 특히 동네 서점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이어서 도서정가제를 도입했습니다. (출판사들도 대형 온라인 서점들이 무리한 할인을 요구한다고 숟가락 얹긴 했지만 주요 타겟은 동네 서점이었던 걸로...)
하지만, 20% 할인율(10%할인, 10% 마일리지) 제한 정도로는 없어져 가던 동네 서점에게 큰 도움 못되었죠.그리고 출판업계는 책값 오른걸 인터넷 서점 탓합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서점이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을 하기 때문에 책값을 할인해도 1만원이상 되도록 맞출 수 밖에 없다고... 그런데 이걸 왜 출판업계가 걱정하죠? 혹시 자기네책 팔리면 택배비도 출판사에서 내나요? 차라리 책값이 8000원쯤 하면 1만원짜리 책 한권사고 택배비 2500원(?) 내느니 16000원짜리 책 두권을 사는게 출판업계는 더 이익일텐데..? (저는 책 한권만 주문하는 경우가 없어서 1권 주문해도 무료배송 받게 하려고 1만원 이상으로 책정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것 같습니다.)
소장용 하드커버와 보급용 문고판을 분리하자는 얘기에는 '우리나라 시장 크기가 문고판 박리다매 해서 마진을 확보 할 수 있는 볼륨이 아니다' 라고 하는데.. 아니 그럼 툭하면 나오는 만화책 소장판, 애장판들은 대체 뭐죠? 두고두고 읽을 책이라면 차라리 항공기 좌석등급처럼 문고판은 최소마진으로 저질로 찍어내고 독서가용 한정판, 애장판.. 이런식으로 하드커버로 내는 기획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지금처럼 시장이 작아서 못하면 앞으로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독서인구가 줄면 줄었지 늘진 않을 테니까요. 한 20~30년쯤 지나면 독서하는 사람들도 덕후 소리 들을지도 모르죠.
제가 다독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근근히 책을 읽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주변에 도서관이나 대여점이 없어서 사봐야 하는 상황에서..)
읽고 싶은 책은 2만원쯤해도 사서 봅니다. 분권으로 나와서 다 보려면 3~4만원쯤 들어도 사봅니다.
관심은 가는데 시간도 없고 막 읽고 싶은 정도는 아닌 책들은 보관함에 넣어놓고 2년쯤 지나서 할인율 높아지면 다른 신간 살때 끼워 넣어서 삽니다. (산다고 읽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데 구간할인 안되면 굳이 사서 쟁여놓을 필요 없죠. 진짜 볼책들만 사서 보지.
도서 할인율을 20%에서 15%로 줄이고, 다시 0%로 줄인다고 책값이 떨어지진 않을텐데 가뜩이나 작은 시장에서 가격을 올려서 접근성을 떨어트려 신규 고객 유입이 줄면 결국 매출도 줄어들텐데..
동네서점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서점들은 온라인 서점들과 가격차이가 안나면 소비자가 일부러 시내까지 나가서 무거운 책을 사들고 돌아다닐거라고 기대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또 출판업계는 어떤 이익이 있는건지도...
2014.02.26 16:38
2014.02.26 16:56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글이네요. 인터넷도 스마트 기기도 없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지금은...그리고 대다수의 작가가 기회를 잡지 못하는 건 도서정가제가 강화되도 변함 없을 거라는데 책장을 겁니다.
2014.02.26 16:54
초마짬뽕 / 링크 감사합니다. 요약하면..
1. 외국은 하드커버 초판은 도서관에서 소화해줘서 최소 마진을 확보함. -> 정가제랑 상관없음.
2. 특정 온라인서점이 (인기높은) 특정 도서에 대해 할인을 많이 하면 다른 책들이 안팔림 -> 우리나라는 이미 정가제로 특정 도서만 할인 많이 해주는 것이 불가능함.
2.1 특정도서가 할인을 많이 해주는 특정 서점에서만 많이 팔리면 다른 서점/출판사들이 어려워짐 -> 우리나라는 특정 서점이 다른 서점보다 20%를 넘는 할인이 불가능함
2.2 다른책들이 안팔리면 출판사들이 안팔릴 책들보다 팔릴 책만 내놓으려고 해서 출판물의 다양성이 제한받음 -> 모두가 20% 할인을 받고 있는 상황이면 그냥 20% 할인된 가격이 정가임. 도서정가제가 없어서 책들마다 할인율이 다른 것과는 다름
3. 도서정가제는 온라인/오프라인/대형서점/중소형서점 구분없이 양질의 책을 값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 윙? 이게 뭔소리?
4. 온라인/오프라인 가격차이가 없으면 동네서점에서 책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쇼루밍이 없어지고 바로바로 책을 살것이라 동네서점이 늘어날 것임 -> 이미 다 망했는데? 동네서점이 있어야 책을 확인하고 살것 아닌가... 일부러 시내 대형 서점에 가서 책을 확인하고 그걸 사가지고 오느니 그냥 택배로 받지.
2014.02.26 17:47
가라 / 안녕하세요. 저는 도서정가제에 관한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 블로그의 주인인 기획회의의 한기호 발행인이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견을 내신 것을 기억하고 의견을 빌려왔습니다. 참조가 되실 거 같아서요.
2014.02.26 17:20
게임, 스마트폰, 케이블, iptv 등이 활성화된 우리나라 환경에서
독서가 예외적인 취미로 되는 이상에야 도서정가제가 된다 해도 출판업계가 호황이 되지는 않죠
차라리 도서관 확충 및 신간구입 예산 늘리는게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겁니다
2014.02.26 17:25
사실 가장 주요하게는 출판사간 출혈경쟁을 어떻게든 막고자 하는 의도가 큰 것 같아요. 신간도 마일리지 포함 20퍼센트 할인해서 내놓아야 하고, 구간이 되면 30퍼센트 이상 할인하지 않으면 판매가 안 되는 상황이니 작은 출판사들일수록 버티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위기의식이 큰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그냥은 소비자들이 이해해주지 않으니까 다양성이나 동네서점 얘기를 들고 있는데 반 정도는 연관이 있겠죠.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ㅎ 도서정가제는 찬성하는 입장인데, 도서정가제가 울타리가 되어 주는 동안 출판사들이 안주하지 않고 정말 다양한 도서문화를 보여주면 좋을 텐데요.
2014.02.26 17:57
초마짬뽕 / 넵.. 저도 저 블로그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을 적었습니다.
august / 공산품은 안팔려서 재고가 되면 땡처리도 하고 가격할인도 하는데, 책은 안팔려서 폐지업자한테 넘기는 한이 있어도 할인판매는 못하겠다는 것일까요?
2014.02.27 14:18
책이 공산품과 다른 점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 아닐까요? 뭐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유행에 따라 책 냈는데 유행이 지났다거나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야 있겠지만, 오래 전에 나온 책도 올해 나온 책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지 않잖아요.
2014.02.26 18:13
책값에 거품이 있다는 이야기죠. 가령 도서정가가 제대로 잡힌 나라(이를테면 일본)처럼 책이 5천원에 유통되고 있으면 온라인에서 구입하건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건 서점주의 마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읽는 사람은 같은 가격에 구입합니다. 하지만 출고가를 1만원으로 부풀리고 0%할인하여 5천원으로 판매하면 평소 책을 구입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할인율이 높은 쪽으로 눈이 돌아가게 되어있고 동네 서점에서는 이런 할인매장형식의 서점운영에 비해 서적구입이 어려워집니다. 그렇다고 동네서점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도 없고요. 이런 허점을 이용해 온라인 서점들은 적립이나 회원등급으로 마일리지를 주고 판매상품도 책만이 아닌 CD, DVD, 기프트, 화장품 등 이런 저런 상품을 전부 사이트 내에서 구입하기 위한 온라인상점 용도로도 변경되었습니다.
결국 안팔리는 책들은 서점이 반품을 해야하고, 반품비를 빼고 이윤을 내야 하는 식으로 운영하려다 보니 베스트셀러나 학습지에 민감해진 것이죠. 결국 동네서점도 할인이나 적립을 앞세워 회원제도를 실시하게 되고요. 단순히 안 팔려서 할인판매를 못하는 게 아니라, 단순재고가 남을 뿐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재고가 되고 새로 쏟아져 나오는 도서들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기에 결국 창고비를 부르고 폐기처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민음사나 문학동네나 연말에 파주의 창고개방해서 50% 가까이 할인하는 이유도 이거에요.
이런 순환이 반복될수록 다양성의 문제도 있겠지만 책을 내놓아도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대형서점이 아니라면 구경도 못하게 됩니다. 작가들은 베스트셀러에 맞추기 위해 쓰고 싶은 게 아닌 팔리는 책을 만들고, 라디오 광고를 하고, 심지어 출판사에서 직접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허위주문을 하는 일도 있는거죠.
2014.02.26 18:40
컴포저 / 이해가 잘 안가서 질문 드립니다.
1. 서점에서 책이 안팔려서 반품을 해야 한다 -> 출판사는 반품비용을 지불해야 하니 잘팔리는 책이 아니면 동네서점에 책을 안보낸다 -> 동네 서점이 책을 구입해서 팔기가 어려워진다 -> 독자는 베스트셀러 아니면 동네서점에서 그 책을 구할수가 없다. 라는 뜻인가요?
2. "단순히 안팔려서 할인판매를 못하는게 아니라.... "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악성재고라서 할인판매를 못하는게 아니라니...
3.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동네 서점에 진열이 되지 않는다 -> 진열이 되지 않으니 광고나 입소문이 아니면 선택의 기회를 못 받는다 -> 베스트셀러/팔리는책 아니면 책이 안나온다 -> 다양한 책이 못 나온다. 라는 뜻인가요? 그럼 결국 도서할인없는 도서정가제로 강화하면 동네서점이 다시 살아나고 다양한 책들이 나온다는 이야기인가요?
2014.02.26 18:56
1. 맞습니다. 실제로 교보문고같은 대형서점이 아니라면 일반 서점 사이클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꼭 베스트셀러인 건 아니지만요. 장르문학, 소설, 수필, 화제작, 만화는 기본구비해놓죠. 따라서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구할 수 없다...기 보다는, 특정 책을 구입하려고 동네서점에 가도 들여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죠. 뭐, 이건 정가제의 문제만은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반에 일어나는 대형화의 문제겠죠.
2. 이건 좀 꼬여서 잘못 썼네요; 정확히 쓰자면 악성재고라서 할인도 없이 폐기처분한다는 거죠.
3. 동네서점에 대해선 딱히 어떻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정가제의 문제로 돌아가서 할인이라는 제도는 출판사 입장에선 경리 회계를 낼 때도 거품을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출판사도 출판사지만 도서정가제의 기본적이고 순수한 의의는 보다 책값이 좀 더 투명화되고 전체적으로 할인 없이도 저렴해지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거죠. 한국에서는 좀 어렵겠지만요.
2014.02.26 23:26
도서정가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악수라고 보여요. 이북 가격까지 붇들고 있으면 그나마 있는 잠재 이북 독자들까지 떠날겁니다.
무슨짓을 하든 CD가 망한것처럼 출판책도 망할거거든요.
그나저나 아마존이나 빨리 들어오면 좋겠네요.
2014.02.26 23:27
그나저나 동네서점 살린다는 명분좀 안 내세웠으면 좋겠네요. 속보여요.
2014.02.27 01:33
말씀하신대로 가뜩이나 시장이 작아서 그렇죠.
문고판 팔아보니까 장사 안되니까 하는 얘기죠. 문고판으로 싸게 낸다고 매출 안올라갑니다. 만화는 또 다른 시장이니 비교하는 의미는 없구요. 절판된만화 애장판 내진 않죠 극소수의 인기작만 냅니다. 무라카미 같은 톱 작가는 페이퍼백 내고 하드커버 내고 하긴 합니다.
지금 출판사들도 대박 책 하나 내지 않는 이상 간당간당한데. 가격을 낮추면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어떻게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당장 중소 출판사와 책방은 줄줄이 문 닫습니다.
아니 아예 대기업 출판사라는게 없죠 출판업계가 대표적인 long tail산업. 그냥 베스트셀러 로또 맞은 회사만 먹고사는 게 현실입니다.
또한 말씀하신대로 시장 특성상 어차피 살사람은 비싸도 사고 안살사람은 싸도 안사죠. 그런 상황에서 굳이 출혈경쟁의 의미가 없는겁니다.
출혈경쟁에서 이길수 있는 서점과 출판사만 남을거고 그 책방 가면 베스트셀러밖에 안팔겠죠.
뭐. 도서정가제 다른말로 하면 담합인건 맞습니다.
근본적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고 소비자 의식이 올라가야죠. 근데 그게 가능할까요? 책값 싸진다고 될 일은 아닌거 같구요.
결론은 그거에요.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데 책을 팔아야되고 출판사들은 먹고살아야되니까 이런 이상한 일들을 할 수 밖에 없죠.
사실 지난 수십년간 소득 물가 오른거에 비하면 책값은 많이 안올랐죠. 정확한 자료는 없습니다만 오히려 책읽는 사람은 더 준거 같습니다.
e북 쪽으로 돌파구를 찾아야될 것 같긴한데 뭐 그쪽에서도 엄청난 삽질을 하고 있긴 합니다.
뭐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도서 정가제가 최선이냐는 잘 모르지만 출판업계를 유지하기위해서 자유경쟁 이외의 어떤 인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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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링크] 12월초 출판업계 상황에 대한 시사인 기사 (도서정가제 관련) [5] | 가라 | 2013.01.18 | 2180 |
http://blog.naver.com/khhan21/110161068915
도서정가제가 도입이 되야 출판업계 자체가 살아남을 거라는 의견입니다.
현재 구조로는 출판물의 다양성이 제한받기 때문에 시장의 외면을 받고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국내 출판물이 아닌 외국 출판물 위주의 번역서에 밀려서
자국 출판물 및 출판시장이 무너진다는 요지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