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2012.04.06 23:24

에아렌딜 조회 수:1350

면접 가려고 정장을 사러 갔어요. 

정장이 한 벌도 없거든요. 먼산...

전 살이 엄청 쪘기 때문에 맞는 옷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불행 중 다행인지 (?) 있긴 있더라고요. 간신히 맞긴 했지만. 

아마 오래 입으면 터질거에요. -_-;

어무이는 당장 팩을 하라는 둥 머리하러 미용실에 가라는 둥 화장을 해야 한다는 둥 달달 볶기 시작하셨어요.

허허참...

지금껏 꾸미지도 않고 화장 한 번 안하고 살았는데 말이죠.

왠지 씁쓸하네요. 

세상 살려면 나보다 남의 맘에 들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자아 실현을 목표로 살라고들 하는데, 정작 그 자아 실현의 기회란 게 다른 사람과 타협하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다니...



자기 자신을 꾸미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저는 한번도 꾸미지 않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나 어떻게 하고 살든 어떻게 하고 다니든 자기 자유라고 생각했거든요.

남한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고 믿었고 누구에게 뒷손가락질을 당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믿었죠.

하지만 살다보니 제 믿음과는 대치되는 상황이 너무 자주 일어나네요. 

사람들은 살쪘다는 것도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고 욕을 하고.

심지어는 못생겼다고 비웃거나 그 사람의 인격까지 폄훼하고.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네요. 학급에 좀 모자라다는 애가 있었는데(아마 일종의 지체장애였던 듯) 생김새도 예쁘지 못했어요. 

그래선지 학급 애들이 그 애를 비웃거나 하는 일이 잦았어요.

한번은 그 애의 자리 의자의 냄새를 맡으면서-_- 킥킥 웃는 거에요.

전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지 말라고. 늬들이 뭔데 그러냐고.

그러자 목소리 큰 사람에 약한-_- 애들은 그냥 흩어졌었죠. 

하지만 요즘이라면 왠지 더하면 더했지 덜한 일이 일어나리란 생각은 안 드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310
224 [바낭] 전선 위의 참새(bird on a wire) / 제리 맥과이어 / 세인트 엘모의 열정(St. Elmo's fire) [12] 로이배티 2011.04.15 2203
223 [위대한 탄생] 라이브가 실종된 라이브방송 [22] beluga 2011.04.16 3547
222 언제부터 영화 오프닝 타이틀이 달라졌을까요 가끔영화 2011.04.17 1431
221 나는 얼마나 '보편적 상식'을 갖고있는 사람인가? [10] Sugar Honey Iced Tea 2011.04.20 2310
220 영국 황실 결혼식 [11] 애플탱고 2011.04.29 3807
219 남쪽 사이트 해킹하기 너무 쉬웠다 [7] amenic 2011.05.08 2823
218 오페라스타 보고 테이에게 반했어요. [15] sweet-amnesia 2011.05.09 3263
217 책 좀 추천해 주세요. [19] poem II 2011.05.12 2917
216 담배,프랜차이즈 등등 잡담 몇가지 [1] _lly 2011.05.18 1141
215 생방송은 대본이 없어야 [5] 가끔영화 2011.05.20 2300
214 전 이번주는 나가수 무대보다도 이 무대가 더 좋았어요. [4] 자본주의의돼지 2011.05.24 3135
213 맥도날드 쿼터파운드 치즈버거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나 보군요. [18] 지루박 2011.05.25 6534
212 아버지의 '버럭!'과 멀티탭 스위치 내리기... 전기요금... [12] 라곱순 2011.05.27 3944
211 베드신 [10] 가끔영화 2011.05.28 3520
210 오늘의 1박 2일(자동재생) [2] 제주감귤 2011.05.29 1683
209 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보는 이상적인 대체복무제도 [13] 부기우기 2011.06.03 1254
208 드디어 나왔네요!! 문채원 졸업사진! [13] 자본주의의돼지 2011.06.06 6948
207 [느슨한 독서모임] 5리터 : 피의 역사 혹은 피의 개인사 [34] 레옴 2011.06.07 2504
206 같이 상고를 나와서 [2] 가끔영화 2011.06.09 1704
205 [듀9] 이런 제품 진짜로 효과가 있나요? [2] 데메킨 2011.06.10 17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