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차태현 편 보고 나니 푸욱 찰진 밥에 된장찌개 먹은 기분입니다.

 

첫사랑과 고1때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20년이란 세월동안 서로의 일기장이 되고, 친구도 되고, 가족도 되고.

스스로도 이게 뭔일이래니 하며 너스레한 웃음을 던지는 그를 보니 정말 정말 부러웠어요.

 

그래서 문득 생각해보니

그밖에도 전 오래된 커플 혹은 오래된 것들에 대한 로망이 있나봐요.

 

꼭 첫사랑까진 아니여도, 어떤 '한 사람'과 10년, 20년 지질하고 지긋지긋한 관계가 부러워요.

 

어렸을때부터 한 동네 토박이인지라, 친구관계도 유치원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이들한텐 뭔가 스무살 넘어 알게 된 친구들한테 느낄 수 없는 편함과 정서적 충만함이 있더라구요.

 

스무살 넘어 알게 된 친구들도 많은 것도 아니고 그래봤자 두어명 넘짓.

이들 역시 제 성격상 고무줄바지 같이 편한 사이로 지내고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죽마고우'의 편함은 또 아닌거죠.

 

여튼, 난 10년 연애하고 결혼할거야!(-_-;)라는 이 막연한 학창시절의 생각이

막상 어른이 되고 독립을 해도 잘 바뀌지 않네요.

연애를 할때도 꼭 결혼까진 아니여도 뭐 같이 있는 형태(?)란 다양한 거니까, 집 짓고 연애하듯이 살자 이런 로망담을 늘어놓곤 했죠.

 

고무줄바지처럼 편하고 집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숨막히지 않는,

조금 익숙해져서 지루할 순 있지만 어디로 갈까 불안하지는 않는,

더 이상의 반짝반짝 설레임은 아니여도 그 이상의 단단한 믿음이 있는 관계가 참.

 

부러워요. (제가 너무 미화해서 봤나요?)

 

사실 어릴 때 만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하고 결혼한 저 차태현 부부가 제일 부러운 건

나를 다 알고 나도 그를 다 알고, 함께 할 때 참 나의 모습을 보여줘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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