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강의를 들을 때 교수님이 강하게 추천하셨던 책입니다. 경외가 담긴 목소리로 '공부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게 도무지 잊히질 않아서 결국 읽고 싶은 소설들을 뒤로 미루고 읽기로 마음먹었었죠.


처음에는 읽을까 말까를 많이 망설였어요. 너무 건조하고 아카데믹해 보였거든요. 주구장창 지나간 역사와 헷갈리는 고유명사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는 그런 지루한 책이 아닐까, 하는 것이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가진 선입견이었습니다. 분량도 4권씩이나 되니 전체로 따지면 상당히 두꺼운 책이라는 것도 겁을 먹었던 이유였어요....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지 뭐예요! 깊이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도 왠만한 소설 뺨친다고 생각해요.

너무 신기해요. 사실 내용도 엄청 방대한데다가, 읽는 사람이 한숨 돌릴 수 있는 흥밋거리가 끼여있지도 않잖아요? 오늘 3권을 막 다 읽었지만 끝내 그 비밀을 알 수가 없네요.

한가지 추측을 해보자면, 시종일관 건조함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결론을 표현할때 강하게 내뱉는 단호한 표현이 그 재미에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내용 자체가 너무나 잘 짜여 있어요. '나 아는 거 많아'라는 식의 권위주의에 빠지지도 않는 것도 놀라워요...


재미도 재미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로는, 예술을 대하고 해석하는 관점이 파격적으로 달라지더라고요. 정말 파바바박- 하는 효과음을 배경으로 쓰고 싶을 정도예요. 예전에 갖고 있던 게으른 고정관념 대신에 명확한 인식이 들어섭니다... 그런데 이건 제 머리가 좋아서가 절대 아니고 어디까지나 하우저 선생님이 대단해서예요.


아무튼 이런 책을 남길 수 잇는 그 경지가 너무 존경스럽고 경외스럽고 그러네요.... 앞으로 어려운 책을 피하고 싶어질 때면 하우저 선생님의 경지를 되새기면서 자극을 받을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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