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녀사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섹시한 글쟁이 허지웅씨 왈

"자웅동체 였으면 좋겠다. 가문을 이어야 한다면 포자를 날려 번식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읽고 떠올린 포스팅입니다.


흔히 문과 출신의 똑똑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생물학적인 소양없이 대중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배우기는 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는 거죠. 쓰지 않는 근육처럼..


자웅동체면.. 과연 고민이 없어지는가? 라는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흔히 알려진 자웅동체로 달팽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웅동체는 어떻게 번식을 하지? 라는 의문을 가졌었는데요.. 이건 쉽습니다. 다른 달팽이랑 암수를 바꿔서

교미하면 되죠.


동물에 있어 정상인 상태에서 1개의 개체 속에 암수 양쪽의 생식소(난소 ·정소)를 가진 것으로 암수한몸이라고

하는데, 이체현상(異體現象)의 원시적인 형태로 간주되는 것이 보통이며, 식물의 경우는 자웅동주(雌雄同株)라고 한다.

암수한몸이라고도 한다. 자웅이체에 대응하는 말이다. 자웅동체 중에는 지렁이 ·달팽이처럼 암수의 기능 또는 성질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

굴 ·검정돔과 같이 1개체이지만 시간적으로 전후하여 암수가 나타나는 것도 있다. 물론 지렁이 ·달팽이의 예에서도 정소난소의 성숙은

반드시 일치되는 것은 아니고, 다소 시간적으로 어긋나는 일이 있다. 또, 지렁이의 난소정소는 서로 다른 곳에 생기는데, 달팽이에서는

양성선(兩性腺)이라는 한 선 속에서 알과 정자가 만들어진다. 이런 경우에도 동시에 알과 정자가 성숙하는 일은 없고, 먼저 정자가 생기고

 다음에 알이 생기므로 동일체내의 동일선 안에서 수정되는 일은 없고 역시 두 마리의 개체가 교미하여 수정하게 된다. 자웅동체현상은

 이체현상(異體現象)의 원시적인 형태로 간주되는 것이 보통이다. 식물의 경우에는 자웅동주(雌雄同株)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웅동체 [hermaphrodite, 雌雄同體] (두산백과, 두산백과)



네이버에서 빌려온 내용입니다. 결과론적으로 자웅동체가 된다고 해서 연애와 섹스, 그로 인한 번식과 기타 잡다한

고민이 해결되는 게 아닐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고민이 두배가 될수도 있겠지요.


인간에게도 자웅동체라기 보다는 양성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에는 사방지니 어지자지니 하는 별칭으로 불리웠고

대부분 가혹한 운명의 시련을 맛보며 음지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이런 양성구유가 발생하는 데에는 아기의 성별을

결정짓는 염색체에 특정한 유전자가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RY유전자라고 불리우는 이것이 개입하면 여성이 되어야 할 아기가 남자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난다거나 이것이 결핍되면

외관은 여자인데.. 남성 염색체를 가진 아기가 된다고도 하지요. 성결정 유전자라고도 불리우는 이 것이 남성과 여성을 판가름

한다는 것이 참 재미있는데요.(음.. 저만 재미있는 건지도..) 양성구유는 이런 유전자의 혼란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제가 언급한 내용은 흠모해 마지 않는 후쿠오카 신이치 박사의 "모자란 남자들"이라는 책의 내용 일부를 제멋대로 발췌한 것입니다.

아주 흥미로운 이 책의 내용은.. 최초 모계의 단성 생식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생명의 연속성이 어느 순간 암컷의 일부를 바꿔치기하여

주문생산한 수컷들과 엮이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암컷들만으로 이어지던 세계가 어느 순간 필요에 의해 수컷들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최초 유전자의 전달용도로만 활용했던

수컷들을 좀 더 써먹기 위해 암컷들이 이것 저것 요구하다.. 어느 순간 지금의 양성 체제가 되었다는 주장이죠. 이 주장에 의하면

여자보다 남자의 수명이 짧은 것도 남자가 여자보다 스트레스에 약하거나 암발병율이 높은 것도 남자는 여자의 모자란 복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재미있죠??


이런 사실을 증명하기 이해 후쿠오카 박사가 든 예는 바로 진딧물입니다. 진딧물은 초목이 무성한 봄에서 가을까지는 오직 암컷만을

낳습니다. 자손을 남기기 위해 수컷이 필요 없는 것이죠. 암컷으로만 이뤄진 세상에서 암컷이 암컷을 낳아 대를 이어갑니다. 그러다가

초목의 수분이 줄어드는 가혹한 가을이 다가오면 비로소 일부가 수컷을 생산하는데 진딧물의 수컷이 하는 역할은 암컷 사이를 오가며

오로지 교미만을 하는 역할입니다. 그 역할을 다하면 수명을 다하죠. 그리고.. 수컷과 교미한 암컷 진딧물은 껍질이 단단한 알을 낳고

그 알은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합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찾아오면 알에서 나오는 것은 어김없이 암컷 진딧물. 수컷은 결국 겨울을 이길

알을 낳기 위한 하나의 전달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허지웅씨처럼.. 연애와 섹스의 고뇌없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저는 진딧물로 다시 태어나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rain_70778_92501_ed.jpg


 진딧물이야 말로 단성생식으로 대를 이어가는 생물이고..(물론 진딧물 말고도 윤충이라던가 물벼룩이라던가.. 있습니다만)

하는일이라곤 나무줄기에 붙어 단물만을 빨아먹는 일이니 한가로운데다 자손을 만들고 퍼뜨리는 일도 혼자하니 딱 적절한

생물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번식에 포자 운운하는 걸 보니.. 평소 무성욕자 코스프레를 하는 마음속에는 송이버섯 한그루가 자라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기도 하네요. 무성욕자 코스프레는 의외로 많은 여성들의 정복욕(!!)을 부추기는 일종의 페로몬 역할을

하노라고.. 과거에 선수로 뛰셨던 어느 형님이 그러셨더랬지요.


결론 : 후쿠오카 신이치 박사의 "모자란 남자들"을 읽읍시다...라는 책 영업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