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토요일, 사촌 오빠가 재혼을 했습니다.

 

말도 안돼게 어려운 가정 상황에서 죽어라 공부해 지방 국립대에 들어가서 4년동안 오롯이 혼자 힘으로 졸업을 하고~

졸업 후엔 서울에 상경해 경찰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은 나이에 비해 꽤 높은 중간 직급에 있다고 하더군요!

말 그대로 자수성가의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고생도 많이 했고 노력도 많이 했고 나름 성공도 했죠

 

문제는 개인의 가정사와 연애 문제인대...

이 인간이 바람이 나서 두 딸과 조강지처를 내팽게친 인물이라는 겁니다

전처와의 결혼 생활때는 모든 경제권을 자기만 가지고 부인에겐 생활비도 거의 주지 않았다더군요

식료품 구입도 본인이 해오고 아이들과 부인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본인 판단 여부에 따라 구입해주고~

뭐 결과적으론 서울 시내에 집을 몇채나 소유할 정도로 아껴쓰고 저축했다고 자랑질을 해대지만`

과연 전부인이 행복했을지 의문입니다

 

명절때 가금 만났던 전부인의 차림새는 참으로 추레했어요

웃지도 않고 다른 가족들과 거의 말도 섞지 않고 거기다 너무 야위어 있었어요

 

3~4년 전 그 오빠가 별안간 이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5~6년 간 내연관계를 지속해 오던 여자때문에 아내에게 이혼은 요구했대요

내연 관계였던 그 여자가 이번 재혼 상대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만...

그 내연 관계였던 여자분도 몇번의 중절 수술을 했다더군요

 

어쨌든 오빠는 이혼을 했고 전처와 아이들에게 약속한 위자료도 제대로 주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인간이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두번이나 보냈더군요

카톡으로 한번, 문자로 한번

그리고 이틀에 한번씩 생전 보내지도 않던 카톡으로 단체 메일을 보냅디다

<오늘의 좋은 말씀> 이딴 글들을 말이죠..

 

정말 가고 싶지 않은 결혼식이었지만, 어른들 때문에 할수 없이 나섰습니다

오빠 얼굴은 일부러 보고 싶지 않아 식장 입구에선 신랑 근처로도 안갔습니다

 

오빠의 첫번째 결혼식이 계속 생각나서 결혼식 내내 실소와 비아냥이 쳐 올라왔습니다

 

전처와의 결혼식은 마을회관보다 못한 낡고 허름한 시골 예식장에서 반주자도 제대로 섭외되지 않은 채 치뤄졌거든요

신랑 신부의 집안이 서로 말도 안돼게 가난한 상황이었고...한 겨울에 하는 결혼식인지라 하객들도 적었어요

신부의 웨딩 드레스는 구식 디자인에 품도 너무 크고 머리도 화장도 동네 미용실 수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신부의 상징인 면사포가 제대로 세탁이 되지 않아 색이 누렇게 떠 있었습니다

결혼식 내내 신부였던 전부인과 신부 어머니가 정말 많이 우셨어요. 저도 눈물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었습니다

 

그런데 재혼식은 정말 가관이더군요~

강남의 화려한 예식장은 둘째 치고 신랑이 축가를 직접 부르며 새 신부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더군요

거기다 노래를 정말 지지리도 못 불렀어요!! 물론 신부는 좋아 죽겠다는 얼굴을 했지만....

 

듣자하니 전부인은 오빠의 재혼 소식을 듣고 아무 말 없이 울더랍니다

그 동안 위자료가 제대로 입금 되지 않아도 남편이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었던 모양이예요

 

피로연에서 신수 훤한 얼굴로 인사를 다니던 오빠 얼굴을 보니 욕지기가 올라왔지만

하는수 없이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왔습니다.

한결같이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남자의 얼굴을 보는 기분은 참으로 더러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중, 이모와 엄마께 여쭤봤습니다

"정말 그 두 사람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대답은 NO 였습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이 지속되다 바닥까지 다 보이는 비참한 말로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코 행복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도 그랬으면 싶었습니다. 두 사람이 불행했으면 좋겠어요

못된 생각이긴 하지만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황금같은 주말 내내 그 불쾌한 결혼식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려웠습니다

인과응보라는 이치가 제발 그 오빠에게 적용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진심으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66
287 이건 무슨 기제의 감정인지... [9] 쥬디 2013.07.12 2170
286 김성규군 사과했군요 [26] 로이배티 2013.06.27 5349
285 빨래박사님들 도와주세요~ [20] candyfloss 2013.06.27 2163
284 [맨 오브 스틸] 잡담 [2] 룽게 2013.06.23 1303
283 미드 한니발을 다 봤습니다. [2] 닥호 2013.06.19 1676
282 노르웨이 여성 병역 의무화를 보고, 그럼 우리나라는? [43] ripa 2013.06.17 3212
281 국정원 게이트_ 왜 조용한가? 에 대한 가설 [16] 칼리토 2013.06.16 1789
280 굉장한 버그 게임 닥호 2013.05.23 1114
279 [MV] UV - 너 때문에 feat. 성훈(브라운 아이드 소울) [4] walktall 2013.05.06 1860
» 축복해 주고 싶지 않은 결혼식(바낭)-스압주의 [11] 엘메라 2013.04.15 3886
277 스타크래프트1, 컴퓨터랑 1:7로 싸우기 해보셨나요? [12] chobo 2013.04.12 2611
276 [바낭] 누가 내 얘기를 하나..? (후비적후비적 or 엣취!!) [1] 이인 2013.04.08 1730
275 [듀숲인지 바낭인지 듀나인인지 헷갈리는 글] 어느 수영카페(네이버)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의문 [12] 무도 2013.03.27 3478
274 [듀나무숲] 마이너 취미의 팬덤이 호구인가..... [12] 가라 2013.03.21 3066
273 [게임] 요즘 재미있게 한 일본산 게임 있으십니까? [20] 국사무쌍13면팅 2013.03.20 2114
272 공포웹툰 좋아하세요? [7] 엘시아 2013.03.18 2287
271 점프 직전의 의연한 표정과 내겐 가장 멋진 의상-김연아 [7] Koudelka 2013.03.17 5615
270 현대 레알 사전 - 수영편. 퍼온 글인데 잼있네요 ㅎㅎ [5] 무도 2013.03.10 3336
269 담배값 2000원 인상 추진? [8] chobo 2013.03.07 2307
268 [바낭] LCD TV의 신비.. [1] Spitz 2013.03.06 162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