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서 인터뷰를 했네요. 이번 일은 법적 의미에서 성희롱이 아니고, 비키니 시위 당사자의 문제도 아니며,

문제는 "남성들이 욕망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새로운 지적 혹은 근본적인 문제제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한혜정 교수님의 글이 재미있으면서도 '사회생물학'적 발언 때문에 개운칠 않았는데

그런 식으로 '자연화' '정상화'되는 남성의 섹슈얼리티 자체를 문제삼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아닌가 합니다.

15일에 한다는 포럼엔 꼭 가야겠어요! ㅎㅎ

 

인터뷰는 두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1.  "욕정대로 하면 '짐승'... 김어준 마초성 문제"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559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2

 

기사 일부 발췌

 

"저는 '여자들이 불편, 불쾌해서 문제다' 이건 핵심이 아니라고 본다. 김어준씨가 이렇게 말했더라. '여성이 약자로서 그럴 법도 하다'. 제가 볼 때 지금의 성희롱 관련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을 피해자로, 약자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거다. 성희롱을 인정받으려면 내가 약자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약자가 아닌 여성도 있고, 성을 즐기는 여성도 있다. 그런 여성들의 입지가 없어지는 거다.

 

또한 제가 성희롱 관련법에 대해서 비판하는 지점이, 한국은 '피해자 중심주의'가 오독돼서 피해자가 잘못됐다고 하면 성희롱이라고 한다. 성희롱의 문제가 행위자들이 갖고 있는 차별에 근거한 행위방식이나 사유가 문제이기 때문에 성희롱이 되는 건데 한국은 피해자 관점에서 피해자가 불편하면 성희롱이라고 한다. 그럼 피해자가 안 불편하면 성희롱 아닌가. 저는 가해자의 행위가 어떠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해자의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 의도성을 봐야 한다는 거다.

 

언론보도를 보면 계속 나꼼수가 아닌 '여성들이 어떻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불편하지 않은 여자도 있는데? 불편한 니가 문제다' 이런 식으로 반박하면서 논점을 흐린다. 그게 아니라 '우리는 '약자'라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들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니가 생각하는 방식이 문제다. 니 머리 구조가 문제다. 니 욕망이 형성되는 방식이 문제다'라고 문제제기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2. "'여자가 아프다잖아, 사과 좀 해줘'? 됐거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5606

 

기사 일부 발췌

 

나꼼수가 왜 그러한 '비키니 사진 대박', '코피조심' 등의 발언이 MB를 자극한다고 생각했을까. MB도 마초거든(웃음). 여기에서 '욕정에는 좌우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이 욕정에 문제제기를 하는 거다. '욕정은 자연스러운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뭐가 되나. 욕정대로 행동하면 짐승 아닌가. 우리는 그 마초성, 짐승성을 문제 삼는 거다.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하면 안 되나'라는 김어준씨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게 본능의 문제가 돼서 '성폭력의 본능성, 성매매의 본능성' 등 남성이 행한 수많은 행위가 본능이라는 걸로 자연화되면 어떤 것도 문제제기 할 수 없다. 여성, 남성이 상호 성적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여자만 남자의 성적대상이 되고, 남자는 성적 주체가 되는 거다. 한쪽이 대상일 때 우리는 '대상화'라는 말을 쓴다. 그럴 때 여성은 남성의 배출구일 뿐이다.

 

물론 그런 식으로 '성적대상화' 되어도 상관없다는 여성들도 물론 있다. 지금의 문제는 여성의 차이가 아닌, 성적대상화의 본질을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거다. 그 자연성이 가져오는 이펙트(영향)를 이야기해보자. 그런 자연성을 존중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

 

기사를 발췌하면서 생각난 것을 몇 자 첨언합니다.

이런 기사를 김어준 씨가 읽는다면, '우린(혹은 나는) 섹시한 대상이자 동시에 정치적 동지로 본다니까?'라고 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문제는, "너가 그렇게 볼 수 있더라도 나는 니가 나를 잠재적 성적 대상으로 보지 말아줬음 좋겠거든?"인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걱정마, 우린 생물학적 완성도 있는 경우에만 눈길을 줄테니까'라고 대답할 것 같기도 하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6
38 한국의 검찰은 삼성에게만 약한걸까요? [4] chobo 2011.11.08 1470
37 사람도 몇십만년 후엔 이렇게 변할까요 [9] 가끔영화 2011.12.19 2681
36 강용석이 의원직을 걸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박원순 시장 아들 동영상에 100만원 현상금? [17] chobo 2012.01.25 2793
35 미녀는 괴로워 [1] 가끔영화 2012.02.04 1403
» [아래'코피은유'글과같은기사] 오는 15일 '성욕감퇴, 비키니, 자발성, 성희롱? - (이성애) 남성 욕망화의 정상화를 중심으로' 라는 포럼 준비 중인 변혜정 교수 [29] 13인의아해 2012.02.10 2661
33 카녜 웨스트 - all falls down catgotmy 2012.02.19 1051
32 [기사] 진정한 1% 대 99%의 싸움 [3] 정마으문 2012.04.04 1506
31 [미드잡담] 캐슬, 멘탈리스트, 하와이 파이브 오 [4] 가라 2012.04.24 2031
30 김연아는 맥주광고를 찍으면 안된다? [5] chobo 2012.05.07 3843
29 전두환 집 터는 101가지 방법 [10] 오키미키 2012.05.17 3799
28 디아3 수도사으로 하고 있었는데요... [2] 순정마녀 2012.06.03 1591
27 으으.. 도와주세요. 아기 고양이 [15] Jade 2012.07.04 3910
26 [듀나인] 비 오는 날 크록스 플랫 슈즈는 어떤가요? [17] 아실랑아실랑 2012.07.12 5079
25 [디아블로 3]의 징크스? [1] 晃堂戰士욜라세다 2012.07.12 996
24 [듀나인] 이 노래의 정체는..? [7] 안녕구구 2012.08.09 1265
23 [바낭] 머리를 잘랐습니다. [25] MAGNUM 2012.09.17 3720
22 남녀, 성역할과 사랑에 관하여 [16] 피로 2012.10.13 3803
21 심재철, "안철수 후보가 군복무 중에 논문 3편 발표는 도저히 이해 못할 일" [11] chobo 2012.10.15 2763
20 압수수색 거부를 시전하셨나요? 전 The West Wing을 떠올렸습니다. [4] chobo 2012.11.12 2192
19 [고양이] 매씨낭자수발기 [11] 늘보만보 2012.11.14 296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