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만, 낙천적인 기질이라서 끄떡없으니 편하게 말씀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결혼 15년 차에 아들 둘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입니다.

 

제가 열흘 전에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폐에 종양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엑스레이 사진상 발견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오른쪽 폐 아래에 지름 5센티미터 정도의 흰 부분)

 

의사는 다른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후 정밀검사를 하자는 의견이었고, 저도 당혹스럽긴 했지만 확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검사 결과가 너무 늦어져(제 느낌이겠지요) 일단 종합병원 진료를 예약한 상황입니다.

 

런데 진료 일정과 퇴사 문제, 재무 정리 등으로 더 이상은 아내에게 알리는 것을 미루기가 어렵네요.

 

 

내일 밤에 애들 재우고 말할 생각인데, 어떻게 말해야 가장 충격을 줄일 수 있을까요?

 

마음 같아서는 세상 끝까지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인데,,, 

 

 

아내가 마음이 여려요.

천일의 약속, 퍼펙트 게임 보고 눈물에 콧물에~ ^^

몇 해 전 제가 실직하던 때에도 외출하다가 전화기 가지러 다시 들어왔더니 샤워기 틀어놓고 엉엉 울고 있더군요. 'ㅅ'

 

평생 서로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잘해준 건 하나 없고 민폐만 쩌네요!

 

20년 동안 겪은 바로는 제 입에서 '내 폐에~'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서연이 병 알게 된 고모처럼 울어버릴 거에요. 에휴~

 

 

사실, 답이 있겠습니까마는 지난 열흘 내내 간직한 중압감에 이제 탈진해서 내일 아무 생각도 안 날 거 같아서 부탁드립니다.

 

아내에게 해줄 말뿐만 아니라 의학적인 소견이나 경험담도 부탁합니다.

 

 

P.S.
오늘밤은 아내가 마음 편한 마지막 밤이어서, 다시 듀게에 들어오기가 어렵습니다.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하며, 미리 감사 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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