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 사냥

2011.02.10 02:01

aerts 조회 수:2115

평론가 조영일 씨가 트윗 때문에 공격을 받고 있군요.

http://blog.daum.net/kundera/12610116


처음엔 가라타니 고진 관련해서 알게 되었는데 (고진 번역을 많이 하셨쬬)

평론집 2권이 나와서 읽어 보면서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뭐랄까, 주류 비평(주로 계간지나 단행본 뒤에 등에 실리는) 하고는 달리 날이 서있고

몸을 아니 말을 사리지 않고 공격할 때는 아주 통쾌하게 하기도 하고 

고진을 빌려와서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고진 책을 읽으며 제대로 이해 안하고 넘어간 부분이 보충되기도 하고.

가끔은 좀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해서 어쩐지 '열폭' 같은 느낌이 살짝 날때도 있지만...


일전에 김영하 작가랑 블로그로 주고 받은 작가론(?) 예술론(?) 논쟁 재미있게 보다가

(1, 2편은 재미 없고 3편이 재미있어요)

오늘 들어갔는데 저런 글이 있어서 트위터를 보니 나쁜 타이밍에 PC하지 못한 트윗을.

그렇다고 앞뒤 맥락도 없이 저렇게 RT 하며 조롱하는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좀 뭐했어요. 

당신의 생각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웹상에서 소위 말하는 '트롤'(이 단어도 PC하지는 않죠)이라는 존재는

오직 분란과 선동을 목적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뜻하는 거겠죠.

그런데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마치 한번 소매치기를 당한 후에는

뒤에서 옷깃만 스쳐도 민감하게 반응하듯 일종의 '트롤 안테나'가 예민하게 발달해서
자신의 기준과 어긋난 사람을 발견하면 소통을 통해 풀어볼 생각도 하지 않은채

"너 님 트롤? 님하들 여기 트롤 있어염!"하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 같아요. 

손가락질만 하면 다행이죠. 이번 경우만 봐도.


뭐 조영일 씨가 100% 잘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는데 저런 발언은 조금 경솔했지요.

(하지만 맥락 없이 튀어나온 말은 아니에요. 맥락을 따라가면 경솔함의 강도는 좀 낮아져요)

그렇다고... 음...


밤이 늦어서 잘 정리가 안 되네요.

그냥 어쩐지 기분이 무척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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