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제목이 안떠오릅니다;;

2013.09.11 23:11

성냥 조회 수:1009

뭐 궁금한 사람 없을지라도, 소통할 사람이 별로 없는 생활이라서 쓰고 싶었어요.


1.몸무게가 인생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설마 설마했는데,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오늘도 많이 걸었어요. 정신이 헤이해지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이 되는 것은 할 일이 없거나, 몸이 상태가 안 좋은 거라고 예전에 누가 말했던데.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다행히 더운 여름이 지나서 운동하기 좀 편할 것 같네요.


2.인터넷에서 어떤 뮤비를 봤습니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쓰는데 책상 주위에는 구겨진 종이들. 

생각해보니 저는 저렇게 해 본적이 꽤나 오래전인 것 같습니다. 저런 행동은 정말 정말 자기가 필요한 뭔가를 쓸 때에 저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작가들은 안 그렇겠지만, 연애편지나 어떤 문구들을 쓸 때에. 정말 몰두를 했을 때에 저런 풍경이 펼쳐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난 참 뭔가 건성으로 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마냥 열심히 산다는 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쫓기며 사는게 열심히 산다고 착각하고 있었구나..하고 알았습니다. 전 하루가 끝나는 시간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았지, 뭔가를 이룰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솔직히 열심히 살았나 하는 것도 의심스럽구요.


3.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변한 성격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되고, 화를 밖으로 내지 않으려 하는 겁니다.너와 나는 다르지. 그래서 나는 너를 인정하지만 난 적어도 너보다 목소리도 크고 한마디라도 지고 싶지 않다!하던 치기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동화책처럼, 모르는 사이 기억의 엄마같은 부분이 버려버렸나 봐요. 아니면 다른 젊은 사람에게 건네줬는지.말도 안되는 주장에 밤새우며 싸울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답답해서 내 흰머리 늘리지 말고 피하자..하는 생각만 듭니다. 어찌보면, 요즘 세상에 겁이 들 때가 많아요. 저는 조용한 사람도, 신중한 사람도 아닌데 이런 성격을 가지고 산다면 분명 가까운 사람한테 화풀이할까봐 걱정입니다. 다행히 그런적은 없지만, 혹시나 걱정입니다. 세상이 어찌 변해가는 걸까..하면서 해마다 더워지는 날씨처럼 제 성격도 이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바라는 쪽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4.유기견, 유기묘들이 굉장히 많은 대한민국이지요. 어릴적엔 거지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동네에 한두명. 요즘은 거지는 없고 노숙자분들이 많습니다. 길을 가다 보이는 그 사람들을 보면 참 여러 생각들이 듭니다. 요즘은 겁도 납니다. 워낙 많고, 나잇대도 다양해서 나는 어떨까. 나라고 안 그러라는 법은 없다..하는 생각. 유기견 유기묘들과 노숙자분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동물은 뭐가 어찌됐든 사람보다 강하구나..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유기동물들을 혹은 길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활동들을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은 참 약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쓸쓸해지기도 하고.


5.음악도 잘 안듣고 영화도 잘 안보며, 티비도 잘 안보게 됩니다. 물론 예전에는 무척 많이 봤고 들었으니까요. 그때에 비해 적은 것이지, 남들과 비교하면 평균일 수도 있습니다. 뭔가 자그마한 것에 감정이 퍽.하고 터지지만, 길게 가져가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예전엔 일기라도 썼건만 지금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저는 요즘 저를 잃어버렸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런 생각하다 보면, 나이가 들어버려서 지금 원체 나를 알아버린 걸까. 아니면 원래 나를 잃어버린 걸까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불행히도 저는 제일 행복했을 때를 생각하면 유년기만 떠오릅니다. 지금 뭐가 부족하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10분 20분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무릎까지며 축구하고 땀 흘리며 논 후에 수돗가에서 머리를 헹구던 때가 참 좋았구나 싶습니다. 지금은 땀만 나도 불쾌하고 뛸 일도 거의 없으니까요.


6.슬픈 노래를 들어서 마냥 그 슬픈 기분에 빠지는 것도 낭만인 시절, 땀냄새나 무릎 까지는 것과 친구와 싸워서 얼굴에 생채기 나는 것이 분할 뿐이지, 흉 남을 것은 안중에도 없던 때는 이제 없습니다. 너무 편한 것을 알아버리고 슬픈 일이 있으면 다 내것 같은 시절이 지나니.. 남는 것은 이도저도 아닌 감정을 지닌 지금의 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적인 기분은 아닙니다. 허탈하면 허탈하지. 여행을 떠나볼까 하면, 예전과는 다르게 식당과 숙박을 알아보는 저를 봅니다. 물론 알아봐야죠. 하지만 그리울 뿐이에요. 예전의 치기어린 내가. 나이가 들고 불편하면 힘들거란 것을 경험했으니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못 돌아올 것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노래가사도 있지요. 돌아가기만을, 아니 돌이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7.저는 이렇게 글을 쓰고(읽기 힘들게 썼다면 죄송합니다.) 내일 일어나면 또다시 일상으로 들어가고 언제 이렇게 썼나 싶듯, 쫓기며 살겠죠. 살을 빼며 운동을 하며 예전 몸으로 돌아가면서 어떤 부분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돌이킬수는 없으니까요. 참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하지만, 아련한 글도 아니고 슬픈 글도 아니니 더 바낭 같습니다. 그나마 몇 안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에는 지치고 뉴스에도 지쳤습니다. 이와중에 저의 사는 것도 조금씩 힘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중복같은 요즘 일상에 삼계탕같은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으니, 이야기가 제일 후련했을 때에는 혼자 여행이나 어디를 가서 포장마차에서 모르는 사람과 소주 마시며 자기 얘기하고 헤어질 때인가 싶더라구요. 예. 이상한 것 같긴 합니다.


8.식당에서 혼자 밥한그릇을 시켜 놓고, 뚝배기가 나오기까지 멍하니 있을 때가 있잖아요. 뚝배기가 나와도 기계적으로 먹다 계산하면서야, 식당 아주머니의 `고맙습니다`말을 들으며 얼굴을 볼 때에. 그 때에 저는 참 안타깝습니다. 전 저만의 세계도, 제 밖의 세계에도 없습니다. 어디에도 없습니다. 주변에서 들리는 남의 이야기는 무조건적으로 들리고 저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이야기들에 대해 상상을 합니다. 밥이 나오면 먹습니다. 티비를 봅니다. 식당을 나오고 저는 여러 풍경을 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일 뿐, 저는 그들에게 녹아들지도 못합니다. 저는 제 안에도, 저의 밖에도 없습니다. 나는 뫼르소야. 하고 혼자서 폼나게 자위도 해보지만 웃기는 개소리죠. 나이가 더 들고 나서..저는 어떤 모습일지. 슬픈 일에 슬퍼하고 기쁜 일에 기뻐하고. 그것마저도 겁날 때가 있습니다. 워낙 기분파라서 어릴 적에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비되고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은 저를 감추느라 힘든 걸까요. 사는게 지겹지는 않습니다. 아직 이뤄야 할 것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저는,불쌍하지는 않지만 뭔가 말을 건네주고 싶은데. 또 그러자니 좀 애매한.네, 저는 지금 애매한 것 같습니다. 저의 문제일 뿐이죠.


9.별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남들 다 겪은 일을 길게 써서 읽어서 짜증만 나게 할 것 같은 글이라 죄송합니다.


10. 하루가 지쳐 잠든다는 것이 정답일수도 있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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