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제목에 저렇게 썼다고 친구가 달리 많이 있느냐 하면 뭐...그런 것도 아니지만.

얼마전에 베프랑 놀면서 친한 친구 손가락 꼽아보기, 라는 유치하기 짝없는 짓거리를 했는데, 그때

여덟 손가락 꼽았던가 어쨌던가=_=

 

같은 나이의 여자친구들도 물론 맘 맞고 말 통하고 그럼 재밌게 놀 수 있었죠, 대학동기나 고등학교 동창이나.

그치만 요즘 들어 사실 '정말 친하다'고 느껴지는 건 그네들은 아니에요. 원래도 나이 많은 사람들이랑 재밌게

잘 노는 편이었지만 최근엔 가족이 있다가 없어져서 그런가, 지인으로 손윗사람을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는군요. 한 일이년 전부터는 오히려 상대방이 나이가 많을수록 입이 잘 떨어져서 원래 제 성격을 보여주기 편해요.

이게 백수였을 땐 별 문제가 없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티가 나는군요.

 

회사에 저랑 동갑인 회계쪽 아가씨, 한살 많은 유통쪽 아가씨가 있는데 둘이 같은 달에 입사해서 6개월쯤 지나니

부서가 달라도 많이 친해요. 점심 도시락 먹고서도 둘이 깨알같이 하하호호 재잘재잘 조잘조잘 이야기들을 하는데,

저는 도시락 먹고 얼른 제 방으로 돌아와서 컴터를 하든가 졸든가 합니다. 같은 시간에 끝나니 셋이 지하철역까지 같이

갈 때도 있는데, 주로 상사에 대한 뒷담화나 업무에 대한 한탄이나 남자친구 얘기나 뭐 그런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얘기들을 해요. 그리고 남의 얘기 짱 열심히 들어주고 리액션 진중하고 길고 디테일하게 해준다능. 서로에 대한 관심과

무조건적 귀기울임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여학생 대환데, 남한테 원체 별 관심 없는데다 뼛속까지 아저씨인 저는 그

참한 아가씨들 앞에서 마냥 난감.

그들은 안그래도 쌩하게 생긴 애가 입 다물고 썩소 지으며 리액션도 적으니 저보고 도도하다 하는군요,

나보고, 나보고 도도하대!!!!!!!!!! 나 그런 사람 아닌데ㅠ__________________ㅠ 

사실 저랑 같은 방 쓰는 +5~+10세의 기자님과 실장님과 있는게 훨씬 편하고 재밌어요. 심지어 저보다 거의 스무 살 위인

우리 이사님이랑 둘이 소주마시거나 부사장님이랑 농담따먹기하는 게 편해요;;;;;;;;

하아...비단 그들뿐만 아니라 여기 디자인실 선배들도 하나같이들 참하셔서, 괜히 식은땀이 비쩍비쩍.

뭐, 온데사방 아저씨들만 많은 것보다야 눈은 즐겁지만 말입니다:(

 

언제 제 또래 아가씨들하고 소주나 마셔야겠어요, 친해지는데는 술이 최고: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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