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1 12:44
허지웅의 예전 블로그 첫머리에 이런 글이 있었지요. 저질 기억력이라 가물가물 하지만 대충대충 쓰자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 마저 다원주의에 포함 시키는 것에 나는 명백히 반대한다" 전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요근래 겪었던 경험담 몇가지.
등장하는 친한 동생들은 십수년째 알고 지내온, 정말 죽고 못사는 녀석들입니다. 말술들!
1. 작년 봄쯤에 친한 동생 A와 한양대 근처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2차에서 이 친구가 갑자기 경찰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러곤 사람들이 공권력을 너무 우습게 안다고.
그때 아마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그랬을 겁니다.
전 어지간하면 정치이야기는 안하는 편이나 두리뭉실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요즘 한국의 공권력이 신뢰를 잃지 않았냐?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불신감도 가지고 그게 잘못 작용하면 저런 사고도 , 가령 애꿎은 경찰관 때리는 사건도 더 많이 날지도 모르고.
뭐, 술도 거나하게 취했고 그런 자리에서 하는 말 중요하겠습니까만, 그 다음에 들려온 한마디가 술을 확깨게 하더군요.
"역시 북한의 공작이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어. 사람들이 공권력을 우습게 만드는 공작말야"
어, 어, 어.
뭐라 대꾸하기도 참 그래서 기껏 한마디 던진게,
"그말에 대한 근거는?"
그랬더니 A는 이랬습니다. "내가 그걸 왜 형에게 설명해야하는데? 지금 논문써? 내 생각이 그냥 그렇다고!"
2. 저번달 아버지 상치를때 일입니다.
죽고 못사는 동생들이 왔습니다. 그중 B의 이야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술과 함께 밤을 지새고 있는데 뜸금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 난 진짜 노무현 마음에 안들었던게 성형수술 한거 말야. 대통령이 되어서 성형수술이나 하고"
저는 성형이 목적이 아니라 눈썹이 눈동자를 찔려서 수술을 했다고 알고 있었기에 설명을 해줬더니만,
"그래도 그렇지. 세계적으로 한국이 성형왕국이라 욕먹고 있는데 참아야지, 대통령이 성형수술을 하면 되냐?"
아, 그때 그런가 보다 하고 참고 넘겨야 했는데 전 또 기어코 한마디 했습니다.
"그건 좀 니가 너무 앞서 나간것 같다. 몸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한건데 성형왕국 어쩌고 하는건 좀 아니다"
그랬더니 B는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가 옳다고 합니다.
한 5분 정도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결국은, "형은 그게 문제야. 왜 자신의 이야기만 옳다고 그래. 형이 말한대로 내말이 틀린게 되면 내가 뭐가 되냐?" 하길래,
전,
"내가 잘못했다. 다음부턴 조심할께" 그랬다지요.
아, 오해는 마시길. 알고 지낸지 십수년째인 죽고 못하는 동생입니다.
무척 똑똑하고 실력좋은 직장인들이고.
다만, 정치판 이야기를 할때면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낼때가 있어요.
뭐랄까요? 너무나 좋으신 부모님이지만 정치관련 이야기를 하기가 좀 거시기(응?!) 한? 뭐 그런거?
친한 사람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치적 이야기를 꺼내지 않거나 끼어들지 않는 편이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름 기준으로 삼았던, 그리고 지금 현재의 상식으로서 판단하건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때, 딱 그 정도일때 한마디씩 하지만 그 조차도 제가 남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고집쟁이가 될때가 많아요.
그게 또 죽고 못사는 동생 C는 "형, 그건 재수없는 엘리트 주의야" 이러니. 하하하.
그래도 이 녀석들, 이명박근혜는 죽어라 싫어합니다.
2014.03.21 12:49
2014.03.21 12:55
그래도 할말은 하시네요. 전 친구랑 단둘이 편의점에 갔을때, 광우병 촛불 시위 얘기 꺼내면서 경제는 생각않고 뭐하는 짓들이냐며 시위하는 것들은 물대포가 아니라 더한걸로 쓸어버려야 한다길래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할말이 생각이 안났어요.
2014.03.21 12:55
허지웅의 논지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쓴 말을 어디 봤는데,.... 대충 뜻을 기억하자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듣는 피로감은, 우리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데 들어가는 필연적인 대가정도로 생각해야한다."
2014.03.21 13:16
2014.03.21 13:23
정치적인 면만 제외 하면 정말 괜찮은 녀석들 인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수구거나 박통 지지 같은 건 아니고 좀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정도?
2014.03.21 13:26
종교란게 다 그렇죠 뭐. 보통은 부모님 영향이더군요. 자기는 모든 일을 객관적으로 사실판단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부모님 성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2014.03.21 13:26
우리는 증거를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 때 신념이라는 말을 쓸뿐이다.
-버트런드 러셀-(2)
2014.03.21 13:43
굉장히 좋은 사람인데 뭐 그사람이 꼭 합리적인 생각만을 한다. 는 아니니까요..
저도 오늘 안그래도 비슷한 생각 했답니다.
스스로도 뭐 완벽하진 않을테니까 남들이 조금 실수하거나 잘못생각하는게 있어도 용서나 이해를 할수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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