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The Power of Habit



요새 제 주 관심사인 '의지력 향상' 관련 책으로 읽었습니다. 아직 번역 안 되었습니다.(번역좀 젭알.) 킨들과 오디오북을 오가며 대충 읽고 듣고 했습니다. 제 영어실력에 저게 되었으니, 깔끔하고 쉬운 문장을 구사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의지력'과 관련, 이 책을 고른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지력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통해서 다음을 알았습니다. 1. 의지력은 물질적 기반이 있다. 2 혈액 내 포도당이 의지력과 등가다. 3. 의지력은 한계가 있다. 쓸수록 고갈된다. 4. 훈련을 통해 의지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의지력을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면, 포도당은 기름이고, 훈련을 통한 의지력 향상은 엔진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당연히 저는 4번에 관심을 뒀고 이에 해당하는 다른 책을 찾았지만, 1~3을 검토한 끝에 안 사실, 효과적인 자기 통제를 위해서는 한정된 의지력을 최대한 쓰지 않고도 행동 조절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 그러려면 습관을 길러야 한다! 왜냐하면 습관이란 '인지적 노력-의지력- 없이도 자동적으로 발동, 진행되는 행동, 사고패턴'이거든요. 뇌는 끊임 없이 (인지적) 노력을 줄이고자 하는데, 습관은 이런 뇌가 창조해낸 진화의 선물입니다. 그러니 좋은 습관을 많이 만들어놓으면, 의지력을 거의 쓰지 않고도 훌륭한 자기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죠. 


그래서 찾은 습관 서적이 이 녀석.


특징 하나. 이 책은 좋은 습관 줄줄 늘어놓는 자기계발 책(밥은 늘 사람과 함께, 책상은 깔끔히, 매일 30분 독서 따위 습관이 50여개 나열 된..)과 거리가 멉니다. 그렇다고 나쁜 습관 없애고 좋은 습관 들이기 워크북!으로 쓸 정도로, 구체적 실천지침이 정리정돈 된 책도 아닙니다. 오히려 전문적인 과학 논문 정보를 기반으로 필력 출중한 작가가 줄줄 이야기 뽑아놓은, 대강 <아웃라이어>, <니치>같은 책이라 보시면 됩니다. 습관 관련 전문 정보도 풍부하고, 술술 잘 읽히지만, 그 정보를 실제 자기 삶 속에 적용하려면 혼자 머리 꽤 굴려야 하는 류의 책. 저는 이런 책 좋아합니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


특징 둘. 습관의 힘!이라는 제목을 듣고 딱 드는, '한 개인이 좋은 습관 들이고 나쁜 습관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은, 책의 반 정도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라는 저질(?) 부류에 묶이지 않고, 기업과 조직, 더 나아가 사회의 습관과 그 변혁까지 커버하는 경제, 경영류 서적의 높고 큰 시장을 노리길 바란 듯 합니다. 개인적인 습관 형성을 목적으로 책을 집어든 저는, 기업, 조직, 사회의 습관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개인적 습관 변혁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살짝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개인적 습관 변혁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시면, Ch.1-3까지, 더 나가도 대강 ch.6까지만 읽으셔도 될 듯.


전반적으로 습관에 대한 과학적 개념을 잡으시고, 습관 관련 연구들을 재미있고 폭넓게 접하고 싶으신 분에게 강력추천. 저자 필력이 좋고, 내용도 충실합니다. 다만 재미 위주 글의 흐름상 (문학적 기법들이 마구 적용됨.) 핵심 정보에 대한 깔끔한 정리는 없습니다. 이건 알아서.




각 챕터별요약은 생략합니다. 다만 이 책 내용 중 실생활에 응용할만한 내용을, 기억나는 한도 내에서 써봅니다. 



1) 습관의 구조


습관은 cue-routine-reward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형성된 습관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충격!) 그러니 습관 자체를 없애려 하기 보다, cue와 reward는 그대로 두고, 중간의 routine만 바꾸는 게 현명합니다. 


ex)  불안하고 우울할 때 (cue) 단 음식을 마구 퍼먹고 (routine) 그 결과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면 (reward), 이 습관을 완전히 소거시키는 대신 중간 routine만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겁니다. 불안하고 우울할 때 (cue), 강아지를 끌고 밖으로 산책을 나가서 (routine-1), 그 결과 기분이 좋아지게 (reward)하는 것이죠.




2) 새 습관 만들기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간단하고, 명확한  cue를 찾고, reward를 확실히 정의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routine을 넣고, 계속 반복. cue-routine-reward. 그러면 어느순간 뇌가 cue만 접해도 reward를 '예측'하며, 더 나아가 reward가 빨리 오지 않을 시, 그걸 향한 강한 갈망(craving)이 뇌 속에서 생성됩니다. 초창기에 의지력을 좀 동원해서 c-r-r 사이클을 계속 계속 반복하면 craving이 서서히 생겨서 자랍니다. 그리고 craving이 어느정도 농익으면, 그 후 습관 사이클은 이 갈망을 동력삼아 자동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새로운 습관 탄생!


ex) 매일 아침 조깅 습관을 들이고자 합니다. 

- 우선 cue를 찾습니다. 아침 식사 전 운동화 신기. 침대 옆에 러닝복 놓아두기.

- 확실한 reward를 정합니다. 달리기 하면 단 간식을 먹는다거나, 몇 마일 뛰었는지 기록을 적는데서 성취감을 느낀다거나, 러너스 하이를 맛보며 엔돌핀에 취한다거나.

- 확실히 정한 cue-조깅-명확히 한 reward 사이클을 뱅뱅 계속 계속 돌립니다. 그럼 어느 순간 침대 옆 러닝복만 딱 봐도 (cue) 뇌가 러너스 하이의 엔돌핀(reward)를 예측하고, 갈망하게 됩니다. (craving) 이 갈망이 정착만 되기만 하면, 습관적으로 매일 아침 자동으로 조깅을 하게 되지요. craving이 정착될 때 까지 적절한 cue와 적절한 reward를 선정한 후 사이클을 뱅뱅뱅뱅 돌리기만 하면 됨. 그럼 나도 매일 매일 운동하는 강철같은 의지력의 소유자가 되는 거임. (실상 의지력은 하나 필요 없이 그냥 습관에 따라 사는 것뿐이지만. 습관의 위대한 점은 의지력이 전혀 필요 없다는데 있지요.)




3) 스트레스성 멘붕 방지


나쁜 습관을 1)을 응용하여 새로운 좋은 습관으로 고쳤다 합시다. 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새로 만든 습관은 쉽게 붕괴되고 원래의 습관으로 퇴화-_-합니다. 이것은 인간 뇌의 특성인 듯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뇌 회로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잔존하며, 새로운 회로는 그 힘이 약해서 멘붕 상황에서 쉽게 붕괴. (그러니 애초 나쁜 습관을 안 들이는게 신상에 이롭습니다.) 그러니까 온갖 노력 끝에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어 10년째 술을 잘 참고 살던 강철같은 의지력의 소유자도, 갑자기 사기 당하고 부인과 이혼하고 자식들도 자신을 버리고 직장까지 잃으면, 다시 술을 먹게 되기 쉬운 것이죠. 


이를 막기 위해 어찌 해야 하냐? 그러니까, 극심한 스트레스 하에서도 과거로 퇴화하지 않고 계속 잘 버티고 사는 사람은 대체 뭐가 특별난가. 


AA(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유명한 알코올중독자 자조모임입니다.) 회원 중 성공사례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그 핵심요소가 '믿음'과 '집단'의 힘이라 결론 내렸습니다. ('믿음'이라는 요소가 거듭 발견되자 과학자들이 정말 싫어했다 하더군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그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멘붕 안 일으키고 새 습관대로 건전하게 잘 사는 모습을, 집단 내에서 거듭 거듭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저절로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 믿음으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도 다시 술을 먹지 않고 (과거 습관으로 퇴화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믿으랍니다. 잘 버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믿고 싶다고 저절로 믿어지는 것이 아니니, 주위의 '잘 버티는 사례'를 직접 보고, 타인들의 사례를 통해 믿음을 강화시키랍니다. 신념을, 믿음을 바꾸려면 그에 해당하는 '타인'의 사례를 찾으면 됩니다. 그것도 많이 많이.


읽으면서 그 생각 했습니다. 100m를 10초 안에 주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할 때는 아무도 10초 안으로 뛰지 못했지만, 단 한명의 선구자가 이를 성공시키고 나면, 그걸 '보고'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이 '믿게' 된 후, 일년이 지나면 10초 안에 100m를 주파하는 사람이 우후죽순 늘어나게 되지요. 비슷한 이치인가봅니다. 타인의 사례를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며 믿는 것. 넓게 생각하면, 자기 주변의 타인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에 따라, 인간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믿음'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습관도 변화하며, 인생도 바뀔 가능성이 크지요. 사람 잘 사귑시다.


그런데 타인의 사례 하나 없었던 최초의 선구자는 대체 어떻게 그 일을 해냈을까요. AA의 창시자는 실제 신이 내린 듯 하고 (-_-) 100m를 최초로 10초 이내 주파한 사람은 인간 한계를 극복한 어마어마한 트레이닝의 결과일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여튼 어떤 분야든 최초의 선구자는 그만큼 가치있습니다. 인류 전체의 의식/행동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방아쇠가 되니까요. 


제가 스트레스성 멘붕을 수시로 일으키는지라, 이 부분에 대한 글이 좀 길었습니다-_-



4) 핵심 습관 하나 집중 공략


인생에 꽉 쩌든 '나쁜 습관'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그걸 다 바꾸려 하면 답이 없습니다. 습관을 새로 만들거나 습관을 고칠 때, craving이 형성되고 사이클이 안정화되기 전에는 의지력이 소모됩니다. 그러니 한번에 여러 습관을 건들면, 한정된 자원인 의지력으로 그걸 다 컨트롤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지요. 그러니 습관을 고칠 때는 딱 하나의 습관, keystone habit을 손대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는 습관 딱 하나에만 온 힘을 집중하는 것이죠.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딱 하나만. 내 삶 속의 key stone habit이 무엇인지 어찌 골라내느냐 하는 이야기는 이 책 속에는 전혀 없고요-,.- 하여튼 알아서 잘 찾읍시다..




5) 위기상황에서 자기통제를 잘 하고 싶다면, 미리 정한 메뉴얼대로.


매일 명상을 하거나, 매일 운동을 하거나,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밥을 먹고 문을 열거나, 수시로 앉고 선 자세를 체크하여 자세를 바로잡는 등, 의지력을 동원하여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일 아무거나 하나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도, 다른 의지력도 덩달아 같이 향상이 된니다. (특히 명상이나 운동은 의지력 전반에 대한 훈련 효과가 탁월합니다. 의지력은 전전두엽이 관장하는데, 명상과 운동은 전전두엽을 직접 훈련하는 활동이거든요.) 그래서 스타벅스에서는, 점원들이 손님을 대하는 의지력, 즉 표정관리, 감정관리, 위기대응 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 최초에는 헬쓰클럽 회원권을 끊어줬다 합니다. 하지만 일하느라 지친 점원들은 퇴근 후 러닝머신을 뛰러 갈 여력이 없었지요. 그래서 이건 실패. 


결국 스타벅스가 찾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지력을 발휘하여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통제해야 하는 위험상황이 닥쳤을 때, 미리 정해놓은 메뉴얼대로 습관처럼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하라. '손님이 커피가 잘못 나왔다며 화냄 -> 무조건 사과 (멘트도 미리 정함) -> 문제점을 파악하여 바로 해결 -> 다시 사과 -> 마지막에 웃으며 인사' 등, 여러가지 위험 상황을 미리 상정하고 그에 대한 시시콜콜하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싹 다 마련한 후, 그걸 달달달 외워서, 그대로 한다. 의지력 따위 필요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기계적으로, 습관적으로. (습관적이라는 말이 기계적이라는 말도 됩니다. 생각 안 하고 자동적으로 행동.) 고객 서비스센터 등에서 흔히 쓰는 그 방법입니다. 상담원들의 말을 듣다 보면 '기계가 말하는 것 같다' 싶은데, 실제 기계적으로 하는거라 그렇겠지요.


이걸 개인 삶에 적용하면 이렇게 됩니다. '멘붕 상황이 닥칠 수 있는 수 많은 상황을 자세히 다 검토'한 후, 각 상황별로 그에 대한 건전한 대응책을 미리미리 정해두는겁니다. 메뉴얼처럼. '우울하다-> 개 끌고 산책', '불안하다->바로 어깨와 목 마사지를 함.' 등등. 그리고 이걸 맨날 자동적으로 반복하는겁니다. 그럼 위기상황, 의지력이 고도로 필요한 상황이 닥쳐도, 의지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도(지쳐서 탈진했을 때.) 폭주하지 않고 위기를 대쳐할 수 있겠죠.




우씨 하다보니 챕터 요약. 다음 챕터는 개인 습관 들이는데 별다른 도움이 안 되고, 사실 기억도 잘 안 나고 책 들춰보기도 귀찮아서 패스.


재미있게 읽고 들은 책입니다 헤헤헤





추가 : 저자가 제안하는, 습관을 바꾸는 구체적인 방법!



1. routine을 파악함

2. rewards를 가지고 실험.

3. cue를 분리.

4. 계획을 세움



1. routine 파악.


저자의 경우, 이 책을 쓰면서, 매일 오후만 되면 카페테리아에서 초콜렛칩 쿠키를 하나씩 사 먹는 습관이 들었다 합니다. 덕분에 살도 찌고 부인한테 타박도 받고 본인도 고치려 어마어마하게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 의지력도 발동할 새도 없는 게,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손에는 빈 쿠키 봉지가. 쿠키 사 먹으러 가는 순간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네요. 의식 밖에서 자동으로 일어나는 일. (그게 바로 습관.)


이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우선 routine 파악부터. 습관 전반을 아우르는 행동을 빠짐없이 세심하게 분류해야 합니다. 우선 이 쿠키 시나리오(-_-)를 보면, 

1) 오후에 책상에서 일어남 

2) 카페테리아로 걸어감 

3) 초콜렛칩 쿠키를 삼 

4) 친구와 수다 떨며 쿠키 쳐묵. 


그다음 덜 명확한 cue를 파악. 이 routine을 촉발하는 것은 뭘까. 배고파서? 지루해서? 혈당 내 포도당이 떨어져서?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 휴식이 필요해서? 또, reward는 뭘까. 쿠키 자체? 장소와 공간이 변경되는 것? 친구와 사교활동? 설탕을 쳐묵해서 에너지가 넘치는 것? 하지만 cue와 reward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험'을 해봐야 합니다.



2. reward 파악 실험.


reward는 craving을 충족시켜주기에, 강력하지만, craving이 무엇인지 우리는 의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대다수의 craving은, 알고 난 후 생각하면 너무 뻔해서 시시하고 당연한 듯 보이지만 명확히 집어내기 전에는 뭐가 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지요. 그러므로 craving이 정확히 무언지 알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한 번에 한 가지 reward씩 실험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정확한 craving을 알아내는 데 며칠,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어요. 그래도 자신이 과학자라 생각하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우선 가설을 세웁니다. craving이 뭘 것이다. 그리고 이를 테스트 할 수 있도록, reward를 바꿔봅니다. 한 번에 한 가지씩.그리고 상황을 보는 거죠.


(그런 거 있죠. 피부 알러지를 보인 아이가 있는데, 원인이 뭔지 모르겠는 경우. 현명한 어머니는 한 번에 한 가지 음식만 제거하고 경과를 봅니다. 얼마간은 땅콩. 다음 얼마간은 딸기. 다음 얼마간은 우유. 이렇게 하나씩 분리해서 실험해보니, 고등어를 안 먹으면 애가 멀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때가 있지요. 그럼 고등어가 바로 알러지의 원인. 뭐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분리해서 실험. 당연히 시간 오래 걸리고 인내력도 많이 요구됩니다. 제가 언제나 인내력이 없고, 조급함만 앞서서 이런 일에 실패함 -ㅅ-;;;;)


자, 실험 시작. 카페테리아로 가서 쿠키를 먹고 싶어지면, 다른 routine을 택하여, 다른 reward를 얻도록 해봅시다. 첫날. 밖으로 나가서, 한 블록 걸은 후, 아무것도 먹지 말고 책상으로 돌아와 봅니다. 다음 날. 카페테리아로 가서, 사과를 산 후,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그걸 먹습니다. 그 다음날. 사과 대신 커피를 마셔봅니다. 또 그 다음날, 카페로 가지 않고, 친구 사무실에 들러, 수다를 떤 후, 자리로 돌아옵니다. 


쿠키를 먹는 대신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포인트는, routine을 충동하는 craving이 무엇인지 '가설'을 세우고, 가설 테스트를 위한 '실험'을 해보는겁니다. (완전 과학자 마인드.) craving 대상이 쿠키인가, 혹은 잠깐의 휴식인가. 만일 쿠키라면, 배고파서인가 (그렇다면 사과 먹어도 OK) 혹은 쿠키 속 설탕이 제공하는 에니지 덕분인가. (그러면 커피 마셔도 OK) 만약 사교활동을 위한 핑계로 카페를 돌아다녔다면? (그럼 친구와 수다떠는 것으로도 OK) 

 

그리고 매번 이 실험을 마친 후, 책상에 돌아오자마자 종이를 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 3가지를 바로 적어봅니다. 감정, 생각, 느낌에 대한 반추 혹은 아무 단어나. (ex. 릴랙스 됨. 꽃을 봄. 배가 안 고픔.) 그리고 시계 따위로 15분 알람을 맞춰 놓고 일을 하다가, 15분 후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아직도 쿠키 먹으러 가고 싶냐?' 


3가지 일을 쓰는 것의 중요함. 쓰는 것은 당신이 지금 뭘 생각하고 뭘 느끼는지 짧게나마 자기 인식하게(self-aware) 하며, 실험이 끝난 후 노트를 리뷰하면서, 끄적거린 3가지 단어를 보면 당시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상태였는지 더 쉽게 회상할 수 있게 된다 합니다. 


15분 알람은? craving이 뭔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 도넛 먹고 15분 후에도 쿠키를 먹으러 가고 싶다면? 설탕이 craving의 대상은 아닌 것이 확실. 친구와 수다 떤 후에도 쿠키가 땡기면? 사교활동, 인간과의 접촉이 craving 대상은 아닌 셈. 다른 말로 말하면, 친구와 수다 떤 후 15분 지나서 일 하는 게 쉬워졌다면, 바로 그것이 당신이 찾고자 하는 craving-reward. 잠시 한 타임 쉬고 친구랑 놀기!


이렇게 reward를 개별적으로 분리해서 실험해보면, '실제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이럴 것이다 단순히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알아내는 것. 실험을 통해서. (저자의 경우는 친구와 수다떠는게 craving대상이었음. 배가 고파서 설탕이 땡겨서 에너지가 필요해서 쿠키를 먹은게 아니었음.) reward를 알아냈으면, 다음은 cue를 찾으러 갑니다.



3. cue 찾기. - 중요 정보만 나누어 분리 분석 


('목격자들은 왜 자꾸 틀린 증언을 할까?' 하는 이유를 밝혀낸 훌륭한 심리실험에 대한 긴 잡설이 있는데 다 생략. 핵심은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한 번에 한 가지씩만 봐야 한다고.) 


cue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습관을 촉발하는지를 알아내야 하지요. 하지만 체크해야 할 정보가 너무너무 많아요. 정보가 많을 때는 정말 필요한 소수의 것에 집중하여 그것만 살펴야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쳐내고요. 다행히 심리학자들이 뭐를 집중해서 봐야 하는지, 미리 분류해 놓았어요.  장소, 시간, 감정상태, 다른 사람, 선행하는 사건


저 목록에 따라 저자가 쿠키를 사러 카페로 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 바로 그 순간!!,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 중, 쿠키 시나리오 cue의 예비군을 정리해봅시다.


- 실험 첫날 -

장소 : 책상에 앉아있음

시간 : 오후 3:36분

감정상태 : 지루함

다른 사람 : 주위에 아무도 없음

선행사건 : 이메일 회신


-실험 둘째날- 

장소 : 복사기 근처

시간 : 오후 3:18분

감정상태 : 행복함

다른 사람 : Jim

선행사건 : 복사함


-실험 셋째날-

장소 : 회의실

시간 : 오후 3:41분

감정상태 : 지루함. 내가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흥분 중

다른 사람 : 미팅에서 만난 에디터

선행사건 : 미팅이 시작되려 해서 


이정도 보면 나옵니다. cue가 뭔지. 저자의 쿠키 시나리오의 경우, cue는 바로 '시간'. 대략 오후 3시부터 4시 사이.




4. 계획 세우기


cue-routine-reward에서, rue-new routine-reward로, 중간 routine을 바꿔치기 할 계획을 미리 확실하게 정해놓고, 그것대로 반복 실행합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계획을 세웁니다 : 매일, 오후 3시 30분에(cue) 친구 책상에 가서 10분간 수다를 떤다 (new-routine)  

(그러면 쿠키시나리오의 진정한 craving, 사교활동 욕구가 충족되겠지요.)


확실한 계획 진행을 위해 3:30분에 알람을 맞춰놓습니다. 그래도 계획이 쉽게 쉽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너무 바빠 알람을 무시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수다 떨 친구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쿠키 먹음.) 하지만 그 이외 다른 날은 억지로라도 의지력을 발동, 3시 30분이 되면 친구와 수다 떨러 몸을 일으키기를 반복하였고, 그렇게 한 날이면 쿠키를 안 먹어도 기분도 좋아졌답니다. 그리고 이 일이 반복되자, 서서히 습관이 형성되었다 합니다. 알람이 울리면, 친구 찾아가, 수다 떨기. 몇 주 후에는 알람도 필요 없어졌답니다. 그냥 그 시간 언저리면 자동으로 친구 찾아 나섬. 수다 떨 친구를 찾지 못하면 카페에 가서 쿠키 대신 차를 마시며, 카페에 있는 다른 지인들과 수다를 떨었다 하고요.


이렇게 쿠키 시나리오를 처음 분석한 후 습관을 완전히 바꾸기 시작한게 대강 6개월 전인데, 요새는 시계 없어도 매일 3:30분이면 자동적으로 친구를 찾아 수다를 10분 떨고 다시 일한다고 자랑을..  




딱 봐도 알겠지만, 이 정도 습관은 고치기 쉽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고민하는 습관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꼬여있지요. (오후에 쿠키 하나 정도가 아니라, 스트레스만 받으면 탄수화물 폭식 멘붕. 이정도 습관이면 저런 해결책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탄수화물 폭식증 관련 책으로 읽고 있는 녀석이 있으니 다 읽으면 감상문을 올리겠습니다-_- 나중에 한번 보셔용.) 그래도 습관 변화와 관련하여 저런 대충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으면, 습관 변혁의 훌륭한 시작점은 될 수 있을겝니다. 그리고 실제로 작은 습관 하나를 저 과정을 통해 고치면(reward, cue 실험을 다 해보려면 오래 걸리겠지만..), 다음 습관을 정복하는데 훨씬 쉬워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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