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을 무척 좋아하는데, 부산에서 오늘 단독 공연을 했어요. 팬 커뮤니티에 공연을 본 팬들의 후기들이 우후죽순

올라오는데 못 본 공연인데다가 좋아하는 미로나 붉은밭 같은 노래를 해서 더욱 아쉬워요.

 




▶국카스텐의 음악은 남성성 혹은 마초성의 근본주의자들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박력도 있고. 보컬의 공격적인 유머 구사 또한 국카스텐의 음악이 흐르는 이 공간의 주인은

자신들이라는 자신감의 또 다른 표출이구요. 국카스텐의 미로입니다.

싸운드가 아주 쫄깃 쫄깃 합니다. (영상은 2010년 9월 상상마당)

저녁에 간만에 하드코어 공연을 보러 홍대 놀이터 근방에 있는 스팟이라는 클럽에 갔어요.

여러 팀이 나왔는데 그 중에 나인씬과 바세린을 보고 싶었어요. 좀 늦게 출발한데다가 중간에

한양 문고에서 바쿠만 11권을 구입하며 신간 나온 것 구경하다 갔는데 다행히 딱 바세린 공연 시간에

맞춰 도착했어요. 다행이죠.

 

근 1년여만에 보는 바세린은 그 사이 다시 세컨드 기타가 교체 되었더군요.

원년 멤버 박진 기타의 탈퇴 이후 다소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뉴스쿨 하드코어의 정수라 불리움에

부족함이 없는 역시 멋진 밴드 입니다. 보컬 신우석씨는 피곤에 지친 직장인 포스를 풀풀 풍기셨지만

클럽에서 밴드 생활를 하면서 접하게 되는 소소한 기쁨들, 공연 전후에 클럽 앞에서 팬이나 지인들과

간만에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 즐거움에 관한 얘기를 하시더군요.

 

오늘도 역시 바세린의 공연에는 슬램과 모싱핏이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많지 않았지만 흐믓하게 지켜보며 공연을

즐기며 박수를 치는 모습들이 인상적 이였어요. 여름 락페에서 바세린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세린 공연이 끝나고 음료수를 마시러 놀이터 근처의 찰리브라운 캐릭터 카페에 갔어요.

음료를 마시며 카페 내에 진열된 스누피 캐릭터 상품들을 보다가  맘에 드는 스티커가 있어서

구입할까 했는데 무려 8,000원이나 해서...들었다가 그냥 내려놨습니다.-_-

전 스누피보다는 어떤 캐릭터 상품도 만들지않는 캘빈과 홉스가 더 좋아요. 하하하하...-_-]

네, 이솝우화의 신포도 이론 입니다.

 

같이 간 지인과 요즘 보는 책에 대해 얘기하다가 즐겨찾는 듀나게시판 얘기가 나왔어요.

그곳에서 어떤 분의 추천으로 알게된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이라는 제목의 책을 요즘 읽고있는데

아, 이 책 정말 재밌어요. 이런 책을 추천해주는 듀나 게시판이 정말 좋은데...그런 분들 중에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닥터 슬럼프님이 이런 저런 사건으로 잠수 중이시라 더욱 아쉽다는 얘기도 했네요.

소개해주시던 다양한 신간 정보들 정말 유용했는데...

 

다시 스팟으로 돌아가서 계속 공연을 봤습니다. WARPATH라는 밴드가 이어서 공연을 시작하였요.

낯선 밴드였는데 처음에는 좀 지루한 것도 같았는데 보다보니 은근 재밌었습니다.

스래쉬 메탈이 느껴지는 올드스쿨풍의 이름답게 비장미가 느껴지는 육중한 느낌의 사운드가 멋있었습니다.

 

다만 보컬 모니터링이 잘 안되는지 보컬의 소리가 묻혀서 거의 안들렸다는거. 바세린 때는 계속 신우석씨가 체크를 하며

조율을 했는데 이 팀은 실력에 비해 공연 경험이 없어서인지 이 부분의 조율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음향 체크가 잘 안될 때는 무척 신경이 쓰여요. 좌석 공연이라면 벌떡 일어나

“지금 당신들 사운드가 어떻게 들리고 있는지 아십니까?”라고 외치고싶어지죠.

오늘도 무대 앞까지 달려가서 보컬이 안들립니다! 라고 외치고 싶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나인신. 나인신도 거의 300년 만에 보는 것 같았습니다. 초창기 EP 앨범 “1217”이 나왔을 때의

나인신을 무척 좋아했던지라 역시 원년 멤버는 보컬과 메인 기타만 남아있는 것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엣지메탈풍의 사운드로 발전하고 기술적인 정교함은 더욱 세련되어지긴했지만 초창기의 서정적이고

분노와 처절한 기운이 감도는 나인씬의 느낌은 다소 바랜 듯 했습니다.

여전히 그들은 분노하고 희망에 대해 노래하지만 초창기의 사운드를 그리워하는 것은

결국 취향 차이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되더군요.




▶hardcore band NINESIN  당시 사운드의 핵을 담당했던 메인 기타가 유학 가면서

생긴 멤버 교체가 사운드 변화의 요인이 된듯. 

공연 이후 박군네 떡볶이집에 가서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여기는 좀 불편한 주문 시스템이였어요.

“박군아~!”라고 불러야만 종업원들이 옵니다. 이건 뭐...좀 간지러웠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만화 바쿠만 11권을 봤는데 심장을 뜨겁게 하는 만화예요.

신인 프로 만화가들의 넘버원 만화가를 향해 달려가는 꿈과 희망이 넘치는 일종의 소년 격투 만화죠.

격투가 꼭 치고 받고 피터지는 육탄전만 있겠습니까.
 


▶ 꿈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가는 모험과 낭만과 의리가 넘치는 치열한 정신적 격투 만화

    만화가가 꿈이라면 꼭 읽어두는게 좋은 필독 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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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부터는 다른 커뮤니티에 올리기위해 쓰여진 분량입니다^^

 

 

직장을 다니며 음악을 취미로 하는 직장인 밴드가 있듯이 주변 지인들과 모여 아마츄어 인디밴드 공연 기획단을 만들었었어요.

 2008년부터 총 6차례의 공연을 기획해서 공연을 했었는데 섭외는 주로 공연을 보다 음악적으로 팍! 하고 꽂힌 밴드 위주로

섭외하여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좋아하게 되면 친분이 생기고 친분으로 섭외가 된 뭐 그런 케이스죠.

 

아마츄어 공연 기획이지만 수익은 꽤 좋았어요. 몇백만원 하는 대관료도 다 척척 내었고 공연 밴드 개런티도

모자람 없이 다 드리고 남은 돈은 공연에 수고해주신 밴드, 관계자 분들과 함께 장렬하게 뒷풀이에 올인.

팬들이 함께 만드는 공연이라는 아셔서인지 뮤지션들 반응도 좋았고 공연 보러 온 팬들도 입장료를 낸 우리가 만드는 공연이다!

라는 생각으로 공연 분위기를 다들 즐겁게 만들어주었었습니다.



▶ 취미 공연 기획단 : 101명의 공연 기획단 <싸이키델릭 팩토리> 공연 포스터들


처음 의도는 우리가 좋아하는 인디 뮤지션들을 우리 손으로 홍보한다는 취지에 더없이 뿌듯했지만...

하지만 몇 번 진행하다보니 우리가 이걸 왜 하고있을까? 하는 의문에 부딪히게 되더군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걸 계기로 밴드와 사적인 친분을 쌓아보자는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뒷풀이에서 보통 이런 저런 친분들이 많이 만들어지지만 공연 기획에 참가한 사람들은 뒷풀이 비용만 제공하고

따로 조용한 곳으로 가서 당일의 공연 얘기하며 쉬거든요.) 준비하는 과정에 시간과 돈과 체력은 어마어마하게

소비되고 일에 커리어가 쌓이는 것도 아니고...나중에는 회의가 생기는데...그렇다고 이게 포기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거예요.

내 심장은 홍대에 있어라!!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일상에서 이 클럽 공연을 보거나 기획하는 생각만으로도 삶의 활기가 달라지거든요.

 

게다가 국카스텐같은 밴드는 서태지 팬들의 뜨거운 팬심 같이 저의 종교!!와 같은 음악이 되었고.

끊을 수 없는 마성이 이 세계에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공연 준비는 좀 벅차서 지인들끼리 모여

밴드 뮤지션 한분을 섭외해서 음악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공연장의 전반적인 음향 시설에 대한 기초 이론에 관한 공부인데 취미로 즐기기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제대로 기록을 해보자! 하는 취미의 업그레이드화를 통한 자신의 발전에

보탬이 되어보자는 의미의 스터디가 될 것 같아요. 음악 만화 스토리도 써보고싶구요. 참여하는 지인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가 작화를 하고! 이 얘기를 했더니 참 꿈이 많다고 하더군요.

꿈은 많지만 방향은 하나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저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사진 : ESTHERO님
 
 

 

▶ 사진 : 조나영님

 

 
▶ 사진 : 조나영님 (THE KOXX 이현송)
 

 
▶ 사진 : 멜랑씨님 ( 팬이 그린 밴드 그림과 사진)
 

 
▶ 사진 : 스카썩스 (국카스텐의 리허설 모습)
 

 
▶ 사진 : 멜랑씨님 ( 상상마당 맞은 편, 커피빈에서 찍은 싸팩4의 관객들)
 

 
▶ 사진 : 멜랑씨님 (THE KO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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